2012/01-02 : ENCYCLOPEDIA - 이태원 프리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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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CYCLOPEDIA 
이태원 프리덤

해외경험이 많아진 세대들이 문화를 주도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전에는 ‘그들만의 리그’였던 이태원이 대중적으로 관심과 조명을 받는 건지도 모른다.



UV와 <이태원 프리덤> 뮤직비디오


언젠가부터 장소도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인사동이 한참 화제가 되더니, 삼청동, 그리고 신사동 가로수길을 거쳐서 이제는 이태원이 가장 핫(Hot)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UV의 노래 <이태원 프리덤> 때문에 이태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 핫해졌다.

이태원… 사람 이름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이태원'에 대한 이미지를 말하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바로 '외국인'이다. 그렇다. 사실 이태원은 오랜 기간 '이방인의 땅’이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한 일본인, 왜란 중에 성폭행을 당한 여성과 그들이 낳은 아이들이 모여 살던 동네여서 다를 이(異), 태반 태(胎)자를 써서 이태원(異胎圓)으로 불렸다는 일부 학계의 주장도 있다. 최근에는 이태원 하면 '미군'을 떠올리지만, 미군이 6.25 전쟁 이후 이태원 상권을 주도하기 이전에는 사실 일본군들이 상권을 주도했었다.
어원마다 어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태원은 확실히 오래 전부터 이방인들이 사는 도시로 인식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HS애드에게도 이태원은 이방인의 땅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데, 그들이 사는 땅을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극과 극의 대비가 모인 독특함
주한미군 부대를 주변으로 형성된 이태원의 상권은 단순히 미국식 클럽이나 음식점 등의 상권뿐 아니라, 서빙고동·한남동·동부이촌동 등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주택단지까지 근거리에 조성돼 있어 외국인들이 상권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이태원은 한국인이 들어갈 수 없는 외국인 전용 바도 30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외국인들 외에도 이태원은 극과 극이 서로를 포용하면서 독특한 공간을 이뤄가는 곳이기도 하다.
이태원에는 판잣집과 고급 저택들이 모여 있기도 하며, 게이바나 트랜스젠더바 등 성적 다양성을 지닌 사람들이 드나드는 클럽이나 술집과 아울러 일반적인 스트레이트들의 클럽과 술집이 공존하고 있다. 클럽과 술집이 전하는 쾌락적인 밤과 달리, 그 거리 위로 낮에는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들이 지나다니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극과 극의 대비되는 것들이 한 장소에서 서로를 인정하면서 모여 있는 독특한 광경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꼼데가르숑플래그십 스토어                                                이태원 야경


‘그들만의 리그’, 이젠 대중적 관심과 조명
사실 한국 사회에서는 오랫동안 다양성을 인정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일례로 홍석천의 커밍아웃이나 이유진의 혼혈아 고백 등은 물론, 국제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선 등 기성세대의 세상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기 힘든 사회였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이런 다양성들이 잘 수용되어 가는 느낌이다. <글리(Glee)>나 <가십걸(Gossip girl)> 등의 미드를 보면서 게이들에 익숙해지고, 온스타일이나 엠넷 같은 케이블TV를 통한 외국 콘텐츠들의 일상화는 물론, 해외여행·어학연수·유학 등 해외경험이 풍부해진 세대들이 문화를 주도하면서 문화적 다양성에 있어서는 예전에 비해 유연해진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렇듯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이전에는‘ 그들만의 리그’였던 이태원이 대중적으로 관심과 조명을 받는건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거부감을 느끼던 곳이 이제는 아무렇지 않아졌다고나 할까?

아이들은 유치원, 청소년은 대공원, 우리들은 이태원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아기자기한 카페는 물론, 이태원에는 정말 세계의 맛이 모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린블루스>로 유명한 웹툰작가 정철연의 경우 여름휴가를 이태원에서 세계 맛 기행으로 보내기도 했다는 정도이다. 또한 이태원은 꼼데가르숑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하면서 패션피플들의 핫 플레이스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현대카드에서는 일본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나시자와 류에가의 힘을 빌려 공연장을 짓고 있기도 하며, SPC도 파리크라상보다 더 프리미엄한 이미지의‘ 디저트 백화점’ 과도 같은 Passion5를 한강진역 부근에 오픈해 성업 중이다.
핫한 곳을 찾아나가려 노력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이렇듯 이태원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태원이 주목할 만한 장소로 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저 그런 곳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이태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이 15% 이상 급등했다고 한다. 실로 여기저기서 모여든 결과일 텐데, 이태원은 워낙 오래된 건물들과 장소들이 많아서 앞으로 재개발되면서 변화할 여지가 상당하다.
여기서 우려되는 것이 있다. 인사동이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면서 전통문화거리가 아닌 상업적인 거리로 변해갔던 것처럼 이태원이 그저 그런 곳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다. 그럼 우리들은 또 다른 이태원을 찾아서 떠나갈 테니까, 우리 HS애드가 거주하는 공덕역 인근에는 마포 돼지갈비와 공덕시장 순대국, 그리고 소주 한 잔이 항상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으니까….
<참고> '이방인의 땅 이태원 변천사', 연합뉴스, 2010. 4. 13



이환희

BS8팀 사원 | hwanhee@hsad.co.kr
일은 SMART하게, 삶은 ART처럼 살고 싶은 2사업부에서 제일 어린 1년차 AE.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