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eBell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이 정도 멘트를 날리며 아내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한다면, 아마 몇 년은 약발(?)받을 것 같다. 이 멘트는 사실 광고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모 다이아몬드 회사의 광고 카피다. 카피를 읽고 있노라면 아내에게 다이아몬드 하나 안 사주는 인간은 피도 눈물도 없는 놈처럼 들린다. 다이아몬드 하면 김중배 같은 이름이나 먼저 떠올리는 나로서는 황금만능주의 운운하며 짐짓 태연한 척 하지만, 그 광고를 볼 때마다 카피를 쓴 카피라이터가 은근히 밉살스럽기도 하다.
‘아마 그 카피라이터 엄청 바람둥이일거야, 사실 그런 애들이 더 하거든….’
오래 전 어느 술자리에선가는 말도 안 되는 험담을 해대며 몇몇 사상적 동지들-아마 최수종을 미워하는(?) 남자들의 연대와 비슷한-과 술이 떡이 됐던 기억도 있다. 어쨌든 그깟 탄소 덩어리 하나에 세상 여자들이 왜 그리 정신 못 차리는지. 아마 이 지구가 커다란 다이아몬드 덩어리라면 원 없이 퍼다 썼을 텐데 말이다.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다이아몬드 별이 발견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적이 있다. 프록시마 켄타우루스라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별은 그 거리가 50광년에 이른다고 하는데, 사실 그 거리가 얼마나 되는 건지는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지구를 콩알만한 크기로 생각하고 계산해 보면 약 1만 6천km 밖에 있다고 하는 꽤 친절한 설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어쩌라고 이런 계산들을 하고 있는 건지라는 생각만 들 따름이다.
어쨌든 다 타버린 태양 정도로 판명된 이 별은 지름 1천500km 크기의 별 전체가 다이아몬드라고 한다. 정말 노다지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형국이다. 인간의 탐욕이 지속되는 한 언젠가는 이걸 캐러 떠나는 골드러시, 아니 다이아몬드러시 우주선 대열이 장관을 이룰 것 같다.
그런데 영문은 모르겠지만 태양이 재가 되면 다이아몬드로 화한다고 하니 다이아몬드를 '빛의 보석'이라 일컫는 것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그리고 어떤 문명세계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조화를 표현하는 태양과 달을 각각 다이아몬드와 진주에 연결시키고 있는데, 그 또한 우주의 비밀을 알아차린 누군가의 예지력인 것 같아 신기하기만 하다. 성질 상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돌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다이아몬드를 소지하면 죽지 않을 것이라는 미신을 낳았다고 한다. 일종의 모방주술인 셈인데, 갑작스런 죽음이 흔했던 그 시대에는 이 미신으로 인해 많은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다이아몬드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돌이다. 어원인 아다마스 (adamas)의 뜻이 '정복할 수 없는'이라는 것만 봐도 일반인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오만불손한 돌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나중에도 그렇겠지만 평생 다이아몬드를 가져볼 일 없는 나에게는 더더욱 오만불손해 보인다. 다이아몬드 스텝 정도라면 혹시 모를까.
겨울의 길목에 들어서며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청첩장들도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청첩장 수 만큼이나 많은 다이아몬드들이 왔다 갔다 하지는 않았겠지만, 모두들 다이아몬드만큼 견고하고 빛나는 사랑들을했으면 좋겠다.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가 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이현종
CCO (Chief Creative Officer) | jjongcd@hsad.co.kr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이 정도 멘트를 날리며 아내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한다면, 아마 몇 년은 약발(?)받을 것 같다. 이 멘트는 사실 광고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모 다이아몬드 회사의 광고 카피다. 카피를 읽고 있노라면 아내에게 다이아몬드 하나 안 사주는 인간은 피도 눈물도 없는 놈처럼 들린다. 다이아몬드 하면 김중배 같은 이름이나 먼저 떠올리는 나로서는 황금만능주의 운운하며 짐짓 태연한 척 하지만, 그 광고를 볼 때마다 카피를 쓴 카피라이터가 은근히 밉살스럽기도 하다.
‘아마 그 카피라이터 엄청 바람둥이일거야, 사실 그런 애들이 더 하거든….’
오래 전 어느 술자리에선가는 말도 안 되는 험담을 해대며 몇몇 사상적 동지들-아마 최수종을 미워하는(?) 남자들의 연대와 비슷한-과 술이 떡이 됐던 기억도 있다. 어쨌든 그깟 탄소 덩어리 하나에 세상 여자들이 왜 그리 정신 못 차리는지. 아마 이 지구가 커다란 다이아몬드 덩어리라면 원 없이 퍼다 썼을 텐데 말이다.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다이아몬드 별이 발견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적이 있다. 프록시마 켄타우루스라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별은 그 거리가 50광년에 이른다고 하는데, 사실 그 거리가 얼마나 되는 건지는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지구를 콩알만한 크기로 생각하고 계산해 보면 약 1만 6천km 밖에 있다고 하는 꽤 친절한 설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어쩌라고 이런 계산들을 하고 있는 건지라는 생각만 들 따름이다.
어쨌든 다 타버린 태양 정도로 판명된 이 별은 지름 1천500km 크기의 별 전체가 다이아몬드라고 한다. 정말 노다지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형국이다. 인간의 탐욕이 지속되는 한 언젠가는 이걸 캐러 떠나는 골드러시, 아니 다이아몬드러시 우주선 대열이 장관을 이룰 것 같다.
그런데 영문은 모르겠지만 태양이 재가 되면 다이아몬드로 화한다고 하니 다이아몬드를 '빛의 보석'이라 일컫는 것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그리고 어떤 문명세계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조화를 표현하는 태양과 달을 각각 다이아몬드와 진주에 연결시키고 있는데, 그 또한 우주의 비밀을 알아차린 누군가의 예지력인 것 같아 신기하기만 하다. 성질 상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돌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다이아몬드를 소지하면 죽지 않을 것이라는 미신을 낳았다고 한다. 일종의 모방주술인 셈인데, 갑작스런 죽음이 흔했던 그 시대에는 이 미신으로 인해 많은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다이아몬드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돌이다. 어원인 아다마스 (adamas)의 뜻이 '정복할 수 없는'이라는 것만 봐도 일반인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오만불손한 돌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나중에도 그렇겠지만 평생 다이아몬드를 가져볼 일 없는 나에게는 더더욱 오만불손해 보인다. 다이아몬드 스텝 정도라면 혹시 모를까.
겨울의 길목에 들어서며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청첩장들도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청첩장 수 만큼이나 많은 다이아몬드들이 왔다 갔다 하지는 않았겠지만, 모두들 다이아몬드만큼 견고하고 빛나는 사랑들을했으면 좋겠다.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가 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이현종
CCO (Chief Creative Officer) | jjongcd@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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