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record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갈팡질팡 하는 사이에 브랜드에 대한 마음은 오히려 무섭도록 명확해졌을지 모른다.
답장 없는 산토리니에서의 편지
한때 유행했던 노래제목으로 편지쓰기다. 교묘하게 문장이 되는 노래제목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우리나라엔 가슴 절절한 사랑노래들이 참 많다. 이별노래는 더욱 많다. 무엇이 그리도 사람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일까? 무엇이 그리도 수많은 사람들의 긴긴밤을 홀로 지새우게 하는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을 혹은 떠나간 사람을 향한 마음으로 가사를 써 내려갔을 테니 노래 하나가 근사한 편지 한 통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 마음에 아름다운 선율까지 더해지니 노래만큼 뾰족한 편지가 어디 있겠는가.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본부의 <나는 가수다>를 보고 있노라면 이상하게 가사에 꽂혀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인순이의 '아버지'가 그랬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한 소절 한 소절 써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가장 최근에 편지를 쓴 적이 언제였지? 음… 부모님께 드렸던 생일카드? 5분 전에도 써서 기획들에게 넘겨버렸던 이메일?
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라고 바라면서 긴 호흡으로 써 내려갔던 편지는 아마도 5년 전 그 곳에서 썼던 그 편지가 마지막일 것이다. 그 곳은, 산토리니였다. 나를 절대로 현실에 다시 데려다 놓지 않을 것 같았던 지중해에 취해,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퍼부어 버렸던 편지 한 통. 그런데 나는 그 편지를 어느 카페에 두고 나와버렸다. 그걸 알아차린 건 이미 다른 섬으로 떠나는 배 안에서였고, 결국 나의 편지가 아무에게도 읽히지 못할 편지가 된 걸 생각하고 나는 씁쓸하게 웃어버렸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편지는 수신자에게 정확히 도착해 있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이다. 그냥 추측해 보건대 마음씨 좋은 카페 주인이 친절히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어주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그 때의 그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는 모른다. 답장이 없었으므로….
답장이 좀 늦으면 어떤가
바람이, 하늘이 너무 좋은 요즘이다. 기나긴 비의 날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 9월의 하늘은 눈이 부시다 못해 얄미울 지경이다.
그리고 봄바람보다 더 알랑대는 가을바람은 사람들의 마음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이럴 때, 내가 맡고 있는 브랜드에게 한 번 편지를 써보자. 갈팡질팡 하는 사이에 브랜드에 대한 마음은 오히려 무섭도록 명확해졌을지 모른다. 답장이 좀 늦으면 어떤가. 브랜드를 어떻게 브랜딩해야 할지 당신의 생각만은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에게 쓰기가 어색하다면? 그렇다면 이 노래처럼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갈팡질팡 하는 사이에 브랜드에 대한 마음은 오히려 무섭도록 명확해졌을지 모른다.
답장 없는 산토리니에서의 편지
한때 유행했던 노래제목으로 편지쓰기다. 교묘하게 문장이 되는 노래제목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우리나라엔 가슴 절절한 사랑노래들이 참 많다. 이별노래는 더욱 많다. 무엇이 그리도 사람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일까? 무엇이 그리도 수많은 사람들의 긴긴밤을 홀로 지새우게 하는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을 혹은 떠나간 사람을 향한 마음으로 가사를 써 내려갔을 테니 노래 하나가 근사한 편지 한 통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 마음에 아름다운 선율까지 더해지니 노래만큼 뾰족한 편지가 어디 있겠는가.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M본부의 <나는 가수다>를 보고 있노라면 이상하게 가사에 꽂혀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인순이의 '아버지'가 그랬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한 소절 한 소절 써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가장 최근에 편지를 쓴 적이 언제였지? 음… 부모님께 드렸던 생일카드? 5분 전에도 써서 기획들에게 넘겨버렸던 이메일?
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라고 바라면서 긴 호흡으로 써 내려갔던 편지는 아마도 5년 전 그 곳에서 썼던 그 편지가 마지막일 것이다. 그 곳은, 산토리니였다. 나를 절대로 현실에 다시 데려다 놓지 않을 것 같았던 지중해에 취해,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퍼부어 버렸던 편지 한 통. 그런데 나는 그 편지를 어느 카페에 두고 나와버렸다. 그걸 알아차린 건 이미 다른 섬으로 떠나는 배 안에서였고, 결국 나의 편지가 아무에게도 읽히지 못할 편지가 된 걸 생각하고 나는 씁쓸하게 웃어버렸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편지는 수신자에게 정확히 도착해 있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이다. 그냥 추측해 보건대 마음씨 좋은 카페 주인이 친절히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어주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그 때의 그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는 모른다. 답장이 없었으므로….
답장이 좀 늦으면 어떤가
바람이, 하늘이 너무 좋은 요즘이다. 기나긴 비의 날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 9월의 하늘은 눈이 부시다 못해 얄미울 지경이다.
그리고 봄바람보다 더 알랑대는 가을바람은 사람들의 마음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이럴 때, 내가 맡고 있는 브랜드에게 한 번 편지를 써보자. 갈팡질팡 하는 사이에 브랜드에 대한 마음은 오히려 무섭도록 명확해졌을지 모른다. 답장이 좀 늦으면 어떤가. 브랜드를 어떻게 브랜딩해야 할지 당신의 생각만은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에게 쓰기가 어색하다면? 그렇다면 이 노래처럼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조성은
매력적인 오답에서 예기치 못한 정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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