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2 : Global View 영국 - 유럽에서 저가 항공이 살아남는 방법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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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 유럽 저가 항공사의 마케팅 전략
유럽에서 저가 항공이 살아남는 방법

저가 항공사들은 저렴한 가격이라는 마케팅 전략 실행으로 인한 수익성 문제를 자신들의 상품을 소화하는 소비자층이 존재한다는 확신 아래 집요한 세일즈 전략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11월 초 영국의 주요 일간지들은 유럽 저가 항공사들의 수익발표에 대한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제한파로 인해 주춤했던 저가 항공사들의 수익이 올해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섰을 뿐만 아니라 큰 성장률을 보였다는 내용이다. 유럽 최초의 저가 항공사이자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아일랜드 국적의 라이언 에어(Ryan Air) 사는 2010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 상승한 3억 9,300만 파운드(약 7,117억 원, 11월 환율 기준)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탑승객 수(약 4,000만 명)가 전년 대비 10% 증가한 데에 따른 성과라는 것이다. 영국 국적의 저가 항공사이자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은 이지젯(EasyJet)도 9월 30일 기준으로 순이익 1억 2,130만 파운드(약 2,200억 원, 11월 환율 기준)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70.4%가 증가한 것으로,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주주 배당금이 지급될 수도 있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1985년에 라이언 에어가 저가형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유럽에 등장한 이후 25년 동안 많은 부침을 겪어 왔다. 실제로 영국의 몇몇 저가 항공사들은 파산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저가 항공사들의 노하우는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력한 경쟁력을 불러온 것은 아니라 가격전략 이외의 다양한 마케팅 수단들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탑승 전ㆍ탑승중ㆍ탑승 후까지 치밀한 비용절감 전략
현재 유럽에는 대략 40여 개의 저가 항공사가 운영되고 있다. 저가 항공사의 핵심 경쟁력은 물론 '가격이 저가'라는 점에 있다. 가령 월요일 기준으로 다음 주 월요일부터의 런던발 로마행 1박 2일 왕복티켓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영국항공의 경우 최저가 178 파운드임에 반해 라이언 에어의 요금은 88.07 파운드로 무려 두 배가 넘게 저렴하다. 더 일찍 예약하면 가격은 파격적으로 낮아진다.
그렇다면 저가 항공사는 가격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
첫째, 탑승 전․탑승 중․탑승 후에 있어서의 서비스 요인 차이이다. 우리가 비행기 여행 시 흔히 기대하는 기내식과 무료 음료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음식과 음료를 서비스 받을 수 있지만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사의 오프라인 지점도 없고 탑승 고객을 위한 라운지 서비스도 없다. 늘 최저가만 취급하니 그 흔한 대형 여행사나 어떤 에이전시와도 거래하지 않는다. 티켓을 사려면 항공사 홈페이지 혹은 콜센터뿐이다. 비행기 여행 후 마일리지 적립이나 카드 발급을 통한 멥버십 서비스도 물론 없다.
둘째, 최고 효율을 위한 항공기 운영과 회전율이다. 연료를 가장 고효율로 소비하는 항공기 기종과 사이즈를 통일해 운영한다. 이는 항공기의 하드웨어적인 관리 부분에서 시간과 비용의 엄청난 단축을 의미한다. 신속하고 저렴한 운영을 위해 에어브릿지를 사용하지 않고 탑승객이 버스를 타고 혹은 직접 공항 활주로를 걸어 나가 탑승한다. 지정좌석제도 운영하지 않는다.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좌석도 약간 좁고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 추가적인 짐도 유료고, 청소시간도 단축한다. 신속한 운영은 한 항공기로 하여금 여러 번 운항할 수 있게 해준다.
셋째, 주요 도심의 중앙 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인근 공항을 이용한다. 유럽의 주요 도시들은 공항이 여럿인 경우가 많은데, 중앙 공항은 항공사가 부담해야 하는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주변 공항에 취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국 항공은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이탈리아 로마 공항으로 가는 반면, 라이언 에어는 인접 공항인 런던 스탠스티드 공항에서 로마 참피노 구간을 운영하는 식이다.


Ryanair 항공사 홈페이지                                                 Ryanair Cabin


Ryanair 항공기                                                                          Ryanair 승무원 비키니 캘린더

'사소하지만 집요한' 마케팅 활동
가격전략이 저가 항공사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마케팅 전략이기는 하다. 그러나 많은 저가 항공사들은 이러한 가격경쟁만으로는 시장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추가적이고 차별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해 나가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무료 기내식/음료 서비스 대신 각종 음식 및 간식거리를 기내에서 판매한다. 승객들은 바로 돈을 지불하며 서비스를 받고, 신용카드 소액결제도 가능하다. 기내 방송의 절반 이상은 샌드위치 세트나 음료 세트 프로모션 광고이다. 비행기 티켓 번호로 복권 추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추가적인 수익을 위한 전략은 고객이 온라인에서 티켓을 구입할 때부터 시작된다. 로마까지 왕복 요금 10파운드 같은 초저가 프로모션을 보는 것으로 시작해 시간표 검색 후 티켓을 사면 몇 가지 질문 페이지를 받게 된다. 고객이 선택한 가격에 세금이 추가되고 온라인 체크인 비용을 따로 받는다. 기내에 기본으로 가져 갈 수 있는 10Kg 가방 한 개를 제외한 추가 짐 역시 무게에 따라 돈을 지불해야 한다. 여행자 보험료 지불도 요구 받는다. 지정좌석제가 아니므로 남들보다 먼저 탑승하는 우선 탑승요금제도도 운영한다. 결제가 완료되면 고객이 구입한 구간 사이에 적합한 연계 렌터카와 호텔 정보가 몰려든다. 비행기표 출력을 깜빡이라도 하면 추가비용을 몇 만원 더 지불하게 된다.
또 인접 공항을 이용함으로 인한 고객들의 시간낭비와 불편을 극복하기 위해 저가 항공사들은 각 도심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직접 운영하거나 공항버스 전문회사와 제휴해 운영하고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화장실을 유료화하겠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에 나왔고, 라이언 에어는 항공사 최초로 입석좌석제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더 많은 승객 탑승을 위해 입석 좌석을 만들고 더욱 싼 가격에 입석표를 판매하겠다는 의도이다. 현재 많은 관련 단체로부터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반대 의견에 부딪히고 있지만 그 발상이 놀랍다.
라이언 에어는 매년 승무원들의 비키니 사진 달력을 판매한다. 달력 판매 목적은 사회단체에의 기부를 위한 비영리 활동이지만, 반 나신의 승무원 사진이라는 컨셉트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효율적인 비행기 운영을 강조하며 환경친화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몇몇 논란이 될 만한 이슈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무언가 '집요한' 느낌의 마케팅 세일즈 전략이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마케팅 전략 실행으로 인한 수익성 문제를 자신들의 상품을 소화하는 소비자층이 존재한다는 확신 아래 집요한 세일즈 전략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다. 


easyJet 항공사 홈페이지                     easyJet 항공기                                     공항버스 제휴 테라비전

과제와 도전
저가 항공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직면한 문제점도 많다. 우선 낮은 가격전략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느낀 일반 항공사들이 정면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 항공은 기존 주요 공항 중심의 운항에서 나아가 인접 공항에 취항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기존 저가 항공사의 구간을 위협하고 있다. 에어 프랑스와 KLM은 아예 저가 항공사와의 전쟁이라며 유럽 내 항공구간 운영에 대한 전체적인 리모델링에 나섰다. 한편에선 많은 사회단체들이 입석좌석제라든지 안정성 문제, 출발/도착 지연에 대한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낮은 가격으로 유혹하지만 숨겨진 비용이 많고 불필요한 지출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의 APD(Air Passenger Duty, 항공기 이용 승객의 세금 부담)의 증세 이슈도 영국 내 저가 항공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싼 세금은 그들의 가격 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저가 항공사들은 2002년 유럽저가항공연합 등을 조직해 사회적, 환경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차근히 대응해나가고 있지만 넘어야 할 벽은 아직도 높은 편이다.
사실 유럽의 저가 항공 모델이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 다른 많은 비즈니스 모델들처럼 지금도 발전하고 진화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실패한 항공사들의 모델을 되짚어보고 살아남은 항공사들의 생존전략을 눈 여겨 볼 필요는 있는 듯하다.


김계현
Manchester Business School, Management and Marketing 전공․마케터 | rlarpgus@hotmail.com

Management and Marketing을 전공하고,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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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