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2 : Global View 일본 - 거품이 빠진 기존 수익모델에서의 기반 다지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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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 2010년 일본 광고계 결산
거품이 빠진 기존 수익모델에서의 기반 다지기

변화의 키워드를 덴츠에서는 'Digital․Solution․Global'의 세 단어로 정리하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키워드를 포괄적인 의미로 수렴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기술력'이다.

연초 2010년 일본 광고계 전망에서 '잃어버린 10년의 서막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만 하더라고 업계의 관계자들은 상황은 더 악화되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한 해가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꽤 빗나갔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을 알리기에 충분한 움직임을 2010년 일본 광고계에서 엿볼 수 있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11월 들어서면서 9월 말까지의 결산을 보고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광고회사는 회복 기운이 뚜렷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그들조차도 예상치 못한 회복 속도라 새로운 도전들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회복세의 가장 큰 요인은 광고업계의 흥망을 좌우하다시피 하는 TV스폿광고의 뚜렷한 증가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 광고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TV스폿광고는 시장상황이 상승세나 호황일 때 매출이 증가하고, 스폰서십(프로그램 제작 지원) 광고는 불황일 때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TV스폿광고가 기업의 유동자산처럼 단기적인 상황에 맞춰 그 출고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데 반해, 스폰서십 광고는 고정자산과도 같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비축하기 때문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이 광고 비즈니스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양을 조절하는 것은 우리의 광고계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외향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기존 틀 속에서 우선적으로 개선할 것을 개선해 가면서 새로운 틀로의 시프트를 준비하는 일본 특유의 개혁방식 속에서 방송국을 비롯한 매체사들은 우선 TV 프로그램 제작비에 과감한 개혁을 실시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나아가 고임금으로 유명한 방송국 직원들의 임금 책정방식에도 수술을 가해 슬림하고 건강한 기업구조 구축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대형 광고회사에게 일임해 오던 영업방식에서 탈피함은 물론 광고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 또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회사들도 '광고주의 대행사'가 아닌 '매체사의 대행사'라는 위상을 타파하고 기업(광고주ㆍ매체사)의 입장에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상하며 새로운 스파이럴을 구축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현재 일본 광고계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외적인 규모 중심에서 벗어나 내실을 다지며 질적인 향상으로 이끌려고 하는 의식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변화의 키워드, 'DigitalㆍSolutionㆍGlobal' = '기술력'
이러한 변화를 구체화시키는 키워드를 덴츠에서는 'DigitalㆍSolutionㆍGlobal'의 세 단어로 정리하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키워드를 포괄적인 의미로 수렴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기술력'이다. 여기서의 기술력은 단순히 어떤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식의 의미가 아닌,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정신적인 일체감을 가리키는 것이다. 일본 광고계가 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도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광고 비즈니스의 새로운 도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에게 가장 먼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대중화를 이룬 국가이다. 그것도 모바일 디지털 문화다.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일본에서는 그 보급이 더디었던 이유도 이미 유사한 기능을 갖춘 휴대폰 문화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3세대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유저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만 3,000만에 이른다고 한다. 모바일 전자서적 시장의 확대가 반증하듯이 디지털 문화 속에서의 소비는 오프라인의 소비보다 몇 배나 활발하다. 콘텐츠의 풍부함은 더할 나위 없는 비즈니스 조건을 양산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광고회사의 총체적인 기술력이 그 진가를 발휘할 때인 것이다.

새로운 Tool 양산, 기존 Tool 변형ㆍ통합 줄이어
'ad:tech tokyo 2010(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논의하는 국제 컨퍼런스)'이 지난 10월 28일부터 도쿄에서 개최됐다. 그 중 브랜드 마케팅의 중심 테마는 '소비자를 둘러싼 환경변화에 들어맞는 디지털전략의 역할은?', 'Brand Engagement를 실현하는 디지털 플랫폼 전략',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Owned Media의 콘텐츠 전략' 등이었다. 다른 세션의 테마도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의 과학화를 논의하는 장으로 메워졌다. 전 세계의 업계 실무진으로 구성된 발표자들과 패널들은 대부분 이러한 현상이 당연한 것이며 글로벌 규모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흐름이 생기면 단지 경험하고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구체화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구상ㆍ구축하는 것이 업계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 발신력이야말로 위에서 언급한 '기술력'을 이루는 한 축이다.
가히 폭발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급속하게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는 디지털 문화는 새로운 툴의 양산뿐만 아니라 기존의 판매 툴이나 커뮤니케이션의 툴의 형태를 변형ㆍ통합시키고 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이 지난 8월 동경의 시나가와 역에 등장한 풀 터치스크린 방식의 자동판매기가 주목을 끌었다. 4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진열된 상품이 보이는데, 터치 방식을 통해 음료수를 선택할 수 있고 센서가 자동판매기 앞에 선 사람의 성별과 연령, 기온ㆍ습도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 추천상품에 불이 들어오게 한다. 앞으로 이 자동판매기에 단지 인구통계학적인 데이터뿐 아니라 사이코 그래픽적인 데이터가 더해진 종합 데이터가 더 축적되면 보다 상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히 니즈에 맞는 음료를 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의 볼거리나 흥미 위주의 일회성 프로모션 툴이 아닌, 직접 판매도 하고 디지털 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그야말로 상상 속의 제품이 나온 느낌이다.<그림>


<그림> 풀 터치스크린 자동판매기


'바뀔 수밖에 없어서 바뀌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변화, 양에서 질로의 변화 등의 단어들이 광고계의 변화를 표현하는 말로 인용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늘 있었고, 조그만 변화에서도 적용되었었고, 어떤 면에서는 PR문구와도 같은 역할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회복세'라든가 '변화'라는 것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조심스런 반응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종래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볼 수 있었던 전통적인 관행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몇몇 대형 광고회사들 이외의 중소 광고회사들의 부진은 여전하며, 매체사의 수익성 악화 또한 개선되지 않고 있어 광고업계 전체가 함박웃음을 지을 정도로의 회복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변화와 지금의 그것이 판이하게 다른 것은 장기적 불황이라는 외적 조건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즉 '바뀔 수밖에 없어서 바뀌었다'는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 그것이 기술이든 사람이든 눈에 보이든 안 보이든 여러 방면에서 여러 방식으로 옥석을 가리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옥석을 가리는 필터 역할을 'Digital` + `Solution` + `Global` = `기술력'이 수행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박형렬
마케팅 컨설턴트 | catfish61@hanmail.net

부산외대 일본어과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이론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광고학회 정회원.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HS애드의 The Difference]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