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발전소
나이트 간다고 째려보지 마!
크리에이티브는 한마디로 말하면 ‘문제해결 능력’이다. 우리에게 닥쳐진 문제를 얼마나 독창적이고 매력적으로 잘 해결하느냐가 우리에게 있어 가장 큰 숙제다. 그 숙제를 해결해주는 열쇠는 경험과 지식정보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해석하느냐다.
날개 없는 선풍기
‘호기심(Wonder)’에서 ‘원더풀(Wonderful)’이라는 말이 나왔다. ‘호기심’이 곧 ‘놀라운 것’을 만들어낸 셈이다. 세상의 놀라운 것은 모두가 누군가의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곧바로 볼 수 없을까?’라는 호기심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나왔고, 이것이 기술적 진화를 맞으며 디지털카메라를 낳은 것 아닌가.
‘왜 선풍기에 날개가 없으면 안 되나? 샴푸도 비누처럼 고체로 만들면 안 되나?’ 다이슨(Dyson)이 선풍기에서 날개를 없앤 거나, 러쉬(Lush)에서 샴푸를 액체가 아닌 고체 바 형태로 만든 것, 그것들은 이전까지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당연한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자 호기심이 낳은 원더풀한 혁신이다. 날개가 없어도 바람은 더 시원한 선풍기로 다이슨은 금세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했고, 경쟁사보다 훨씬 비싼 제품임에도 소비자 만족도가 더 높았다. 러쉬의 고체샴푸는 부피를 1/5 이상 줄였고, 운송비도 큰 폭으로 낮춰 효율성과 이익 면에서 탁월했다.
거창한 혁신의 시작은 작은 호기심이자 질문이었다.
지구 살리기
영국에는 춤출 때 바닥에서 생기는 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클럽의 필요전력 60%를 해결하는 Club4Climate라는 나이트클럽이 있다. 춤출 때 많은 운동에너지가 나온다. 그것을 춤추는 플로어 아래에서 전기로 만들어내는 것인데, 아주 흥미로운 그린마케팅이다. 전기료도 아끼고 다른 나이트클럽과 차별화도 시킨다. 특히 ‘지구를 살리는 나이트클럽’이라는 친환경적 스토리와 함께 젊은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신나게 춤추면서 전기도 만들어 지구를 구하는 데 일조한다니 어찌 그 경험이 매력적이지 않겠나. 아울러 대중교통을 이용해 나이트클럽에 오면 입장료도 깎아준다.
여기저기서 그린마케팅 타령이지만 정작 그린을 컬러마케팅으로만 접근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나이트클럽에선 흥미로운 접근을 보여준 것이다. 유흥과 쾌락의 공간이 순식간에 친환경의 공간이자 젊은층에게 가장 사랑 받는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왠지 다른 어떤 나이트클럽보다 이곳이 물이 더 좋을 것 같지 않나?
러쉬(Lush) 고체 샴푸 Club4Climate 나이트클럽
어떻게든 재미있을 구석을 찾아라. 재미있다는 최면을 걸어도 좋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을 좀 더 재미있도록 만들어보자. 나의 상상력이 폭발적으로 커질 그날을 기대해보며!
낯선 길
가로수길·세로수길·이태원·백화점·공연장 등 사람이 많고 낯선 새로운 볼거리가 있는 곳에는 자주 간다. 시간 여유가 될 때는 꼭 세계적인 대도시를 가보려 애쓰고 있다. 그곳엔 사람도 낯선 볼거리도 많고, 결정적으로 즐거운 자극이 많다. 빌게이츠는 조용한 산속에서 혼자만의 ‘생각 주간’을 가진다는데, 난 반대로 시끌벅적한 메가시티와 핫플레이스에서 새로운 경험과 볼거리로 생각의 씨앗들을 만든다. 중요한 건 조용하든 시끌벅적하든 스스로가 즐겁고 기분 좋을 공간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 길이 있는 곳엔 늘 생각도 많고, 생각이 많아지면 늘 쓸모 있는 생각도 덩달아 많아진다.
일단, 재미있어야지!
재미없으면 상상력은 고갈된다. 재미있으면 몰입도 잘되고, 몰입이 잘되면 생각도 더 많아진다. 생각이 많아지면 그 중에서 쓸 만한 아이디어도 더 건져내기 쉽다.
결국 모든 출발은 재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하는 일이 재미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땐 어떻게든 재미있을 구석을 찾아라. 재미있다는 최면을 걸어도 좋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을 좀 더 재미있도록 만들어보자. 나의 상상력이 폭발적으로 커질 그날을 기대해보며!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 antiys@chol.com
트렌드와 비즈니스 창의력을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퍼파워> <디자인파워> <소비자가 진화한다> <날카로운 상상력> <대한민국 디지털 트렌드>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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