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8 : 상상력 발전소 - 고정관념은 새로운 아이디어 최대의 적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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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 발전소
고정관념은 새로운 아이디어 최대의 적

될까? 안 될까? 새로운가? 진부한가? 를 고민하기 전에 끊임없이 학습하고, 다양하고 깊은 사고를 하자. 진정 고객이 원하는 창의력은 바로 우리의 눈앞에 있다. 다만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뿐!

하늘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그럼에도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해매는 것은 우리들의 숙명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갈망이 어디 방송장이들만의 것이랴. 거리에서 똑 같은 떡볶이를 팔아도 남들과 다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데….
필자가 맡고 있는 tvN <남녀탐구생활 재밌는TV 롤러코스터>의 탄생도 새로운 것에 대한 ‘집착’에서부터 시작했다. 때문에 아이디어 회의장은 그야말로 전쟁터! 메인 PD에서 막내작가까지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아이디어를 준비해 왔다는 전제하에 회의를 진행한다. 준비 없이 현장에서 쥐어짜내는 식의 회의는 시간낭비가 대부분이다. 또 프로그램의 뚜렷한 기획의도와 방향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주제의식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상상력, 이보다 노력해야 되는 것도 없다

아이디어는 절대 단기간에 떠오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나이어린 신입사원이라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많은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사람들이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말한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중에 방귀를 참다 낭패를 본 적이 없는 여성이라면 단 몇 초 밖에 안 되는 엘리베이터에서의 시간이 그토록 괴롭다는 것을 과연 실감할 수 있을까? 쉽게 말해 ‘아는 게 있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내의 임신소식을 들은 뒤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30대 남성의 심리는 꼭 결혼한 30대 남성만이 표현할 수 있는가? 직접적인 경험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우린 우리의 오감을 모두 열어 주변에 떠도는 수많은 경험을 온 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음악·영화·독서·여행·인터뷰 등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경험이든 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움, 처음엔 불편해도 파격적인 경쟁력을 부른다

고정관념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최대의 적이다! 언제나 차별화에서 신선함이 나오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형식은 처음엔 불편하지만 곧, 파격적인 경쟁력을 가져온다. <롤러코스터> 첫 런칭 당시 공중파 코미디 프로그램은 10년 동안 스탠딩코미디가 안방을 장악했고, 새로운 형식에 대한 도전은 없이 그저 잘 나가는 <개그콘서트>의 아류만 생산해 내고 있었다. 우리는 그 고정관념을 깨고 차별화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방송사 처음으로 시도되는 ‘내레이션+드라마+다큐의 접목’, 남과 여의 중립을 지킬 수 있는 감정이 배제된 화법, 내레이션과 화면 맞추기식 촬영 등 고정관념을 탈피한 우리만의 새로운 형식 개발은 <롤러코스터>를 선구자적인 새로운 스타일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우뚝 서게 만들어 주었다.


tvN의 <재밌는TV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 헐(her!) 에피소드


멀리 보기? 당신의 옆부터 봐라

아이디어는 정말 가까운 곳에 있다. 특별한 것을 찾다가는 더 멀어진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를 묻고 싶을 만큼 혼자서 달나라 이야기만 한다면 언제까지 들어줄 수 있겠는가? 나만의 관심사가 아닌,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누구나 감동할 수 있다. 다만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뻔~한 이야기를 누가 먼저 찾아내어 뻔~하지 않게 표현하는가가 중요하다.
남녀탐구생활의 첫 포문을 연 ‘화장실’편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드러내지 못했던 남녀 간의 차이를 디테일하게 표현한 데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남자는 여자가 변기 위에서 기마자세로 볼일을 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여자는 남자가 화장실에서 손 씻는 일을 그렇게 게을리 하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서 자신만이 보고 느끼고 생각해온 은밀한 공간에서 행해지는 일상들이 발견되고 구체화되어진 것이다.

고민 고민?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봐라
고객의 니즈를 찾아라!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라! 2009년 5월 기획 당시 사회적 배경을 보면 우리의 방송타깃인 20~40대의 관심사는 연애였고, 남녀 간의 심리를 다룬 인터넷 댓글이나 심리학 도서의 인기가 높았다. 따라서 시청자의 욕구에 남녀 간의 행동심리를 다룬 프로그램은 적중했다. 여기에 여러 가지 우수 프로그램 모니터를 통해 비슷한 국내외 사례들을 찾는 것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벤치마킹은 창조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될까? 안 될까? 새로운가? 진부한가?를 고민하기 전에 끊임없이 학습하고, 다양하고 깊은 사고를 하자. 진정 고객이 원하는 창의력은 바로 우리의 눈앞에 있다. 다만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뿐!
조금은 삐딱한 시선이 세상에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성수
tvN PD | ms0911@cj.net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 졸업 후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아침> KBS <vj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거쳐 지난해부터 <재밌는TV 롤러코스터> 제작중. 2010년 CJ Onlyone 대상, 제4회 케이블TV방송대상 작품상, 방송통신심위위원회 이달의 우수프로그램상, 2009 미디어 어워즈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