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4 : 기업문화와 커뮤니케이션 ② 매력을 느낄만한 ‘개성’을 알려라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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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규 |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 mlee@yonsei.ac.kr
연세대 경영학과, 동대학원 경영학 석사,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마케팅 전공 경영학 석사(M.S) 및 박사 취득. 2002년 미국 항공학회 수여 ‘Sorenson Best Paper Award’ 등 다수의 연구업적 관련 상을 수상.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소비자행동의 이해> 등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으로 활동중
 
 


기업이 존속하고 성장하기 위해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업문화는 기업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경영자원이다. 최근 경영환경에서 기업문화가 절실히 필요하게 된 원인을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은 긍정적인 기업문화를 기초로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사업내용이 확대됨에 따라 조직의 결속은 어려워지고, 대기업의 병폐인 관료화·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하게 된다. 이럴수록 기업문화는 조직 구성원들이 공통의 목표와 철학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분화된 조직의 강한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조직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둘째, 기업문화는 기업의 환경 대응력을 제고한다.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변화 자체가 일상화됨에 따라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점차 둔감해지고 조직의 경직화가 일어나기 쉽다. 따라서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가치기준·행동지침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기업문화는 기업 차별화와 이미지를 제고시켜준다. 고도 산업사회에서는 기술과 상품의 균질화로 가격이나 품질에 의한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미지가 좋은 회사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도 호감이 가는 기업문화를 정립하고 실천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타사와의 이미지 차별화를 통해 시장 확보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기업문화를 대외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넷째, 기업문화는 기업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오늘날의 직장이라는 개념은 구성원들의 생계유지의 수단이 아닌 ‘삶터’,‘자아실현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정립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직장에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업무에 몰두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종업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기업 고유의 전통적 가치도 중요
최근 세계 초일류기업들은 기업문화를 잘 가꾸어왔고, 또한 대내외적으로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왔다. 기업문화가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초 미국에서 세계 초일류기업들의 성공비결이 발표되면서부터이다. 이에 따르면 세계의 초일류기업들은 업종이나 시장환경, 그리고 전략 등이 제각기 다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초일류기업들은 환경 변화에 대해 기동성 있는 신속한 적응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유스럽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권한 이양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또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행동과 창의적인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의 만족과 번영을 최우선적 가치로 생각해 항상 고객과 가까이 있으면서 기업 전체가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고객지향적 사고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독특한 전통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특히 중요시하는 이념·비전 등의 공유가치는 조직체의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제와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바탕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도전에 대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대한 자율성과 재량을 부여하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3M의 ‘15% 규칙’과 IBM의 ‘고객중심 혁신문화’
바람직한 기업문화의 조성과 대내외적인 홍보로 선공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우선 창조와 혁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15% 규칙’으로 유명해진 3M을 들 수 있다. 이 기업에서 기술직 사원은 자신의 노동시간 중 15%를 자신의 일과 무관한,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나 꿈을 키워가는 데 사용해도 좋다는 불문율이 있다. 기술자들은 이 규칙을 활용해 자유롭게 흥미 있는 연구 테마에 도전할 수 있다. 우연성과 혼돈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휴식이나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독특한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중심의 혁신문화로 널리 알려진 IBM의 경우를 살펴보자.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내는 부실기업이었던 IBM은 2000년대 들어 한해 81억 달러의 흑자를 내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기업으로 변신했다. IBM의 극적인 재기와 경영혁신 성공사례는 한마디로 ‘고객만족의 실패와 성공’ 사례라고 요약할 수 있다. 메인프레임 시장을 지배하며 80년대 초반까지 업계를 주도하던 IBM이 위기에 처한 것은 80년대 중반이었다. 시장에서의 다운사이징 추세와 그에 따른 고객의 변화된 기대에 제대로 부응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오늘날까지 IBM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업계를 다시 선도하게 된 원동력은 인터넷이 주도하는 시장의 흐름을 직시하고 신속히 대응하며, 고객의 새로운 기대에 부응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최대의 서비스 및 컨설팅회사, 세계 최대의 기술회사, 세계 최대 규모의 e-비즈니스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웅진코웨이의 경우도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조성해 대내외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꾸준히 노력을 경주해 온 좋은 사례이다. 웅진코웨이의 기업문화는 ‘참여 개선의 문화, 인재육성의 문화, 가족 문화, 고객지향의 문화 등과 같은 네 가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웅진코웨이의 기업문화는 신나게 일하는 사람만이 창의력과 도전으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신기(神氣)’문화이다. 이 기업의 성장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전략, 그리고 전사 차원에서 그것을 한마음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신기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기업문화는 대외적으로도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한다. 기업과 상품의 차별화를 위해서이다. 마케팅의 생명은 차별화이다. 차별화되지 못한 상품은 팔려나갈 수 없다.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성숙화는 기업의 상품 차별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문화는 기업을 훌륭하게 차별화시킬 수 있다. 기업은 모든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동원해 그들의 문화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앞에서 본 사례들은 이러한 대외홍보를 꾸준히 전개해온 기업들로서, 그 결과 소비자들이 그들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여타 기업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업문화는 한 기업의 개성이요, 얼굴이며, 생존과 성장의 원동력이다. 기업들은 긍정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꾸준히 홍보함으로써 자신을 차별화해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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