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4 :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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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우 | IMC전략2그룹 차장 / swdoho7@hsad.co.kr
심드렁하거나 심각하거나. 눈은 하늘을 바라보고 발은 땅을 내딛어야 하건만, 여전히 눈과 발이 모두 허공에 떠 있는 남자. 인터랙티브를 꿈꿔본 적은 없지만 눈을 뜨면 그래도 인터랙티브를 생각하는 1人.
 
 


주어진 광고예산 내에서 플랫폼별 최적화된 배분 공식을 찾기 위한 노력은 전통매체만큼이나 뉴미디어에서도 큰 화두였고, 여전히 화두이다. 키워드와 함께 온라인광고를 대표하는 배너광고는 그 역할이 비록 ‘View’라는 수평적 가치로만 평가되어서는 안 되는, 수직적인 가치(클릭 이후의 능동적인 브랜드 경험과 구매로의 연결 등)가 분명히 있기는 하다. 그러나 수직적 가치는 전통매체와 동일한 기준에서 평가되기 힘들고, 더구나 본질적으로 정량화가 상당히 골치 아픈 복잡다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평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전통매체와의 최적화된 배분 공식을 찾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 일례로, IAB(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에서는 XMOS(Cross Media Optimization Study)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대상으로 최적화된 온라인 예산을 도출해 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는 <표>와 같다.
사실 XMOS에서도 명쾌한 답은 찾기 힘들다. 브랜드 인지에서부터 실제 판매증대까지 캠페인 목표별 어느 수준의 온라인 예산이 최적인지를 찾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차별화된 믹스별 집행 및 이를 비교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또한 동일한 광고 메시지로 타 플랫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온라인만의 효과측정이 필요한데,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캠페인은 실행이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XMOS를 비롯한 국내외의 유사하면서도 다양한 노력들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iew를 중심으로 한 전통매체와의 표준화 및 효과측정을 위한 노력은 포화점에 도달하고 있는 온라인 배너시장으로부터의 유의미한 탈출구로 여겨져, 현재도 진행형이다.
어쩌면 우리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할 지점은 배너광고의 표준화와 효과측정이 아닐 수도 있다. 사실 이러한 화두는 물 건너간 지 꽤나 되는 것이, 뉴미디어 관련 고객 컨택 포인트가 증가하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미디어로서의 역할이 높아지면, 소위 ‘시장이 얼마나 커지고 있으니까’, ‘경쟁사가 얼마나 하니까’, ‘타사 사례가 이러하니까’ 식의 온건한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게 온라인의 현주소이고, 이 현주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솔루션은 찾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효과측정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배너광고의 입지는 온라인에서도 점점 좁아지고 있고, 특히 뉴미디어 전체로 보자면 앨러케이션(Allocation)의 기본단위였던 ‘View의 가치가 거의 의미 없는’ 새로운 툴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1. 블로그
누군가 마케팅 메시지가 담긴 블로그를 보았다고 치자. 여기에는 영상·사진·텍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TV-CF를 기준으로 잡고, 영상과 텍스트가 적절히 포함되어 있으면 ‘1회 View 발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 텍스트만 몇 줄 있으면 0.5로 계산하고, 포스트가 ‘상당히’ 긴데다가 댓글까지 달았다면 2회로 잡으면 될까?(실제로 이렇게 계산하기도 한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블로그는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User-friendly하고 메시지 투입력이 강력해 가중치를 높여야 한다’는 논리와, 반대로 ‘블로그는 직접적인 광고 메시지를 담기 힘들기 때문에 효과 측면에서는 평가절하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 가능하다. 어느 것이 정답일까? 오늘도 우리는 블로그에 광고주 메시지를 내걸고 검색결과 페이지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게 과연 얼마치의 효과를 가지고 있는 걸까?

2. 마이크로블로그
마이크로블로그로 가면 얘기가 더 복잡해진다. 트위터 뿐만 아니라, 회원 100만 명이 넘는 미투데이의 경우 이를 활용한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현 시점에, 이들이 자신의 온라인 계정에 올린 블로깅 갯수 자체만으로 효과측정이 가능할까? 마이크로블로그에 올린 콘텐츠의 속성은 차치하고라도, 모바일 연동이라는 이들의 본질적 속성에 기인한 접근성과 즉시성이라는 마케팅적 차별 요소는 어떻게 가산점을 매길 것인가?
수업시간에 SMS로 싸이언 롤리팝걸 이벤트에 응모하는 이들에게 과연 무엇을 1`View라고 규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3. 어플리케이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라는 화두가 브랜디드 어플리케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아이폰은 마케팅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은 기존의 그 어느 툴보다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간극을 줄여나가는 TTL(Through The Line)의 역할을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을 보인다.
마케팅 툴로서의 어플리케이션이 효과 측정되어지는 방식은 단순한 마케팅 메시지의 확장에서부터 이동성을 기반으로 한 맞춤 메시지 전달과 판매로의 연결까지 그 목적에 따라 너무나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겠다. 만약 당신이 미디어믹스를 광고주에게 제안한다면, 그에게 ‘최적화된 예산분배’라는 말을 쉽게 써서는 안 될 수도 있다.
온라인에서 가장 연장자격인 배너광고까지는 어떻게든, 소위 ‘표준화’의 잣대를 들이대 봄직도 하지만, 다양한 마케팅 툴 자체가 다분화된 타깃의 특성을 각각 대변하고, 역으로 다양한 고객은 해당 툴을 타고 스스로 메시지를 창출해 나가는 현재의 환경에서 고객의 바다에 뛰어들어 그 파도에 몸을 맡겨보는 방법밖에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미디어의 선택과 예산의 최적화라는 명제는 참으로 신중하게 논해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