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4 : 금성의 테크노피아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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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추석 | 국민대 조형대학 학장, 디자인대학원 원장 / choo@kookmin.ac.kr
1982년부터 1999년까지 LG애드에 근무하며 국장과 CR2 담당을 역임했다. 뉴욕아트디렉터클럽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2 한일월드컵 공식 포스터를 제작했고, 칸국제광고제 심사위원과 10년간 Best of the Best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나는 1982년 희성산업 광고본부에 입사했다. 단편적인 광고물 제작에만 집중하고 필요한 것만 보는 선택적 사고를 하던 나에게 광고는 통합적이며 프로세스를 이루는 구성요소가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캠페인은 직선이 아니라 나선형임을 일깨워 주었던 사건이 있었다. 1980년대 우리나라 광고계를 강타한 금성의 ‘테크노피아(Technopia)’광고 캠페인이었다. 1984년 희성산업 광고본부가 ‘LG애드’로 독립하면서 기획이 시작됐고, 1985년 5월 ‘21세기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가?’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전개된 이 캠페인은 ‘캠페인’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었던 그 당시 우리나라 광고계에 회오리바람을 몰고 왔다.

광고 자체가 브랜드가 되고 콘텐츠가 됐다
‘테크노피아’는 첨단 과학기술로 풍요로운 21세기를 이룩하고자 하는 금성의 기업정신을 ‘인간과 기술의 만남-테크노피아(Technopia)’라는 슬로건에 담아 장기간에 펼친 기업광고 캠페인이다. 테크노피아는 한국 광고사에서 드물게 다매체를 활용한 장수 캠페인이었으며, 그 당시 한국 광고에서 보기 힘들었던 최상의 첨단 표현기술을 동원해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임과 동시에, 한국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런 주목을 받았던 테크노피아는 광고 자체가 브랜드(Branded Advertising)가 되었고, 콘텐츠(Branded Contents)가 되었다. 당연히 경쟁사였던 삼성전자에는 난리가 났고, 후발 대응으로 삼성의 ‘휴먼테크’ 광고 캠페인이 탄생했다. 바야흐로 휴먼테크는 금성과 삼성이 펼치는 ‘별들의 전쟁’에 불을 붙였다. 이 ‘별들의 전쟁’은 금성의 테크노피아와 삼성의 휴먼테크가 캠페인으로서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테크노피아 성공 힘입어, 뛰어난 광고캠페인 선도
테크노피아 캠페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대감각에 맞추어 변형·변화되었다. 기획팀도 제작팀도
대를 이어 바뀌었지만(기획: 오기목·김성수·편경철·정진용· 김종립 / CP: 윤웅진 / AD: 윤병훈· 변추석·신용순·강용석·장한교·성시준 / CW: 김정식·백문현 ·권병태·현재욱) 광고 캠페인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모든 활동, 아이디어, 실행방안을 통합해 동일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조합시켰다. 그 한가운데에는 불변하는 요소로서 인간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금성의 전기·전자·통신의 기술이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테크노피아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 광고사에서 뛰어난 광고 캠페인을 선도해 온 LG애드는 ‘대한민국광고대상’의 전신인 ‘한국방송광고대상’에서 제1회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6회, 그리고 8회(1988년)`~ `10회(1990년)까지 3연속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둠으로써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를 자랑하는 광고회사가 되었다.
(10번의 ‘한국방송광고대상’에서 5번 대상 차지). 이런 LG애드에서 광고를 배웠고, 청춘을 보냈고,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LG애드는 내 인생의 교량이었으며 도량이었다. LG애드의 전통과 피가 이어진 HS애드 - 그 르네상스를 기대한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