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2 : Get Moving ② LG글로벌챌린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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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 Moving _ 2. LG글로벌챌린저
   호영성 | PR팀 / allie@hsad.co.kr
잘 먹고 잘 자고 열나게 싸돌아 다닐 수만 있다면, 무조건 행복할 수 있는 인간. 가끔 걸어 다니는 GPS라는 소리도 듣는, 타고난 유목민. 마치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 마냥 너도 나도 즐겨 쓰는 열정이란 낱말은 지겨워 하지만, 진짜 열정적인 사람을 보면 무턱대고 호감부터 느끼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As Passionate As It Gets
 

‘Passion’이란 말이 ‘Fashion’처럼 되어버린 시대, 하지만 여기, 뼈 속까지 Passionate한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은 LG글로벌챌린저다. LG가 그들의 열정을 깨웠고, 그들은 한결 같은 열정으로 15년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만들었다.

1995년, 대학생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여행, 그것도 해외 여행. 어떤가? 설레는 얘기지만, 단지 그 뿐이라면 요즈음의 대학생들에겐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겠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졸업 예정인 대학생의 68.7%가 어학연수·배낭여행·해외 인턴십·해외 봉사활동 등을 통한 해외 체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정부·학교·기업에서 제공하는 해외 경험 기회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넓은 세상에 나가 특별한 경험 좀 했다 하는 여행기가 서점과 인터넷 블로그에 매일 매일 수북이 쌓이는 세상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가고 싶은 때, 가고 싶은 곳으로, 탐구하고 싶은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게다가 여행경비 부담조차 없이 떠나는 테마여행이라면? 다시 솔깃해 진다. 3명 중 2명은 인천공항을 밟아봤다는 2009년의 대학생들에게도 여전히 그 매력이 유효할진대, 해외 여행이 흔치 않던 95년에는 오죽했을까.
세계화의 물결이 온 사회를 휩쓸던 그 무렵, 개방과 통합으로 국경이 무의미해진 무한경쟁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LG는 세계화를 지목했다. 럭키금성에서 LG로 CI를 변경하였고, “LG고객은 세계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한 전략적 캠페인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때 세계화가 가장 필요한 대상으로 고려한 것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대학생들이었고, 이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선진 기술과 정책, 문화 등을 경험하고 연구하여 국제적인 감각과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 ‘LG 21세기 선발대 - 現, LG글로벌챌린저’를 탄생시켰다.
“자유롭게 하는 공짜! 해외탐방활동” 이라는 LG의 특별한 제안은 그 당시 대학가에서 한마디로 sensational 했다.(고 한다-나는 그 당시에 없었고, 다만 기록을 통해 알게 되었다.) 대학생뿐 아니라, 교수들까지 직접 사무국을 방문하여 탐방 주제선정과 계획 작성 요령 등에 대해 자세히 물었고, 학장이 직접 합격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교정에 걸어주기도 했다. 20팀 모집에 1,013개 팀이 지원하여 경쟁률이 50:1에 육박했고, 결국 LG는 당초 계획인 20팀 선발에서 40팀 선발로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주요 일간지 3곳과 KBS에서는 해외로 동행 취재까지 하며 기획 기사와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그렇게 <LG 21세기 선발대>는 첫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15년이 흘렀다.

15년이라는 시간이 남긴 것
LG글로벌챌린저, 하면 자연스레 따라붙는 정성적 수식어들:
꿈·열정·도전·젊음·패기·능력·창의·개척·새로운 생각 …
LG글로벌챌린저, 하면 자연스레 따라붙는 정량적 수식어들: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 선호도 1위, 연 평균 21:1의 치열한 경쟁률, 총 1,860명의 챌린저 배출, 지난 15년 간 챌린저가 방문한 국가 및 도시는 총 51개 국가 438개 도시, 챌린저가 이동한 총 거리는 지구 250바퀴에 해당하는 10,050,000km, …

오래된 연인이 주기적으로 권태기를 맞이하듯, 장기 캠페인도 주기적으로 딜레마에 봉착하곤 한다. 기존의 가치와 전통적인 메시지는 그대로 가져가되, 새롭고 참신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만 같은 상황. LG글로벌챌린저도 마찬가지였다.
홍보 거리를 찾거나, 제작물을 만들거나,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기획할 때마다 고민이 컸다. 15년 간 변하지 않은 ‘공짜 자율 해외탐방’이라는 아이덴티티와 열정, 도전, 꿈과 같은 코어를 가지고(예산마저 거의 그대로인 상황에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한번도 써먹지 않은’ 새로운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문제는 광고나 홍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 15년 간 환경이 많이 변했다. ‘해외탐방’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충분하던 15년 전과는 달리 이제는 ‘해외’라는 낱말, 심지어는 ‘탐방’이라는 낱말에 조차 희소성이 없다. 인터넷 중계가 이끌던 누리꾼의 관심은 단 5초면 원하는 해외 현지 정보는 무엇이나 얻을 수 있는 포털 사이트가 흡수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LG글로벌챌린저를 가지고 무슨 색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LG글로벌챌린저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까지 확대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시선을 조금 돌려 보니 LG글로벌챌린저에게는 ‘챌린저’가 있었다. 1,860명의 역대 챌린저. 소개자료에 나오는 정량적인 의미를 가지는 1,860명의 챌린저가 아닌, 마치 학교의 동문회와도 같은 OB 챌린저 네트워크. 그들은 스스로 모임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매년 새로이 선발되는 후배챌린저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선배챌린저 모임을 보다 공식화하고 정기적 모임으로 발전시키려는 의지와 열정이 강했다. 그리고 거기에 LG가 함께해주길 바라는 희망도 갖고 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소년이 청년으로, 청년이 장년으로 변할 시간 동안, 해외탐방을 다녀오는 것에서 끝나지 않은,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벗고 사회인이 되어도, 그 때의 열정을 그대로 발산하고 있는 챌린저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15년이란 시간이 남긴, 타 프로그램과는 차별되는 가치였다.

2009년, 챌린저들이 무슨 일을 만들었을까?
홈커밍데이를 하기로 했다. 2009년 11월 마지막 주, 1,860명이 꼭 두세 번 이상은 거쳐간 LG트윈타워에서. LG는 물질적 지원만 할 뿐 주최는 챌린저다. 첫 준비는 봄부터 시작되었다. 먼저 모임의 공식 이름을 짓고(챌린저는 계속된다는 의미의 ‘글로벌챌린저 플러스’다) 정식으로 운영진을 구성하고, 7월 초 올해 선발된 챌린저를 교육하는 LG인화원을 방문하여 후배 챌린저들에게 공식적으로 소개했다. 9월에는 사무국 소재지인 우리 회사를 방문하여 지난 15년의 연락망 DB를 가지고 연락하여 연락망을 업데이트했다. 지금은 당연히 사라진 삐삐 번호만 남아 있는 경우, 이미 결번이 된 휴대폰이 수두룩했지만, 한 명이라도 연락이 닿으면 그 사람을 통해 수소문을 하여 최대한 연락망을 확보했다. 그리고 10월부터 RSVP에 들어갔다. 많이 참석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뒤로하고, 1차 RSVP만으로 거의 200명이 모였다. 연락처가 없는 사람이 여전히 많았기 때문에, 연락이 닿은 사람의 반 이상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이제 장소가 문제가 되었다. 더 이상 오면, 트윈타워 소강당에 한 발짝도 들어설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쉽지만, 2차 RSVP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11월부터는 주말마다 모여, 때로는 회사에 휴가까지 내가며 행사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15년 만의 첫 공식 행사. 놀라운 것은, 운영진의 반이 최근 기수가 아닌, 이미 30대 중반 가까이 혹은 넘은 옛 기수들이라는 사실이다. 이번 홈커밍데이를 기점으로 그들의 열정은 더 강렬해 질 것이고, 네트워크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며, 이제 그들 스스로 무한한 가치를 계속해서 만들어 갈 것이다.
또 하나, 사무국에서는 15주년 사진전을 준비했다. 그간의 해외탐방 사진들과 자료 사진들을 모아 홈커밍데이가 열리는 소강당을 시작으로, LG트윈타워 1층 로비를 거쳐, 종로3가에 있는 사진 카페 ‘플라타너스’에 2달간 전시한다. 거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홈커밍데이에 온 챌린저들에게 추억을 선물해야 하고, 둘째, 포털 사이트의 갤러리와 블로그에게 밀렸지만, 여전히 챌린저 홈페이지에만 가둬놓기 아까운 사진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싶었고. 셋째, 디지털 세대지만,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것에 감성적으로 반응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전 세계 취항 도시가 160여 개 정도라고 하는데, 챌린저가 발자취를 남긴 도시는 거의 440개에 달하니, 그들의 젊음과 열정이 뿌려진 땅이 얼마나 넓은 것 일까. 플라타너스에 가면 엿볼 수 있다.

LG가 그들에게 남긴 것, 그들이 나에게 남긴 것.
처음 지원 준비를 하고, 탐방계획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선발된 후 합숙교육을 받고, 해외탐방을 하고, 돌아온 후 보고서를 작성하고, PT를 하고 시상식에 참여하기까지, 챌린저들의 활동기간은 탐방을 하는 2주가 아닌 1년이다. LG가 그들에게 준 것은 해외 탐방 기회가 아닌, 그 모든 과정이다.
나 또한 그 과정을 함께 한다. 선발되기 전이든 선발된 후든, 그들이 겪는 모든 시간과 과정은 나의 시간이고 내가 겪는 과정이다. LG글로벌챌린저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의 결정체다.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이들이기에 사소한 눈빛·표정·몸짓·행동·말·어투 하나 까지 실시간으로 읽혀지기에 그들을 사랑하고 매 순간 열정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지 않고는 뼈 속까지 열정적인 그들과 소통할 수 없다. 그러면서 나도 성장했다. LG가 그들을 키웠듯, 그들이 나를 키웠나보다.
고맙다. LG글로벌챌린저!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