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애드블로그 총 52 건의 콘텐츠
2019. 7. 29.
시골길을 걷다 문득
신기하다. 참 신기하다. 오늘도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말하는 것이. 웃는 것이. 걷는 것이. 신기하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 신기하다. 하늘이 땅이 늘 떡하니 있는 것도. 밤이 오는 것도 아침이 오는 것도. 신기하다. 참 신기하다. 어떻게 먼 곳 가까운 곳의 개념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터득하고 있는지. 어떻게 저것은 조심조심 걷는 아낙네의 신발이 되었고 어떻게 저것은 논두렁 위를 한가로이 거니는 해오라기의 발바닥이 되었는지. 평생 만나지도 못할 것들이 평생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살아가게 만들어져 있는지. 신기하다. 신기하다. 난 참 신기하다. 나무 밑동에 기대앉는다. 옷깃 사이로 들어온 바람 한 점의 우..
2019. 5. 31.
결정적인 사소함
프로복서가 헌책방에서 발견한 책을 그냥 지나쳤다면? 금광을 캐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청년이 광부들의 쉽게 헤진 바지를 그냥 지나쳤다면? 멘델스존이 고기를 포장했던 종이를 그냥 무시했다면? 아마 우리는 지금쯤 조금은 다른 세상을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소해 보일 수 있는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복서로 생활하던 안도 다다오는 중고 서점에 들릅니다. 그 곳에서 세계적 거장인 르 꼬르뷔지에의 작품집을 만나게 되죠. 그는 우연히 펼쳐본 그 책에서 예기치 않은 감동을 발견합니다.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르 꼬르뷔지에의 책을 읽고 설계도면을 필사하면서 건축가의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헌책방에서의 사소한 만남이 또 다른 거장을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금을 찾아 금광으로 온 청..
2019. 5. 28.
주거니 받거니
스마트폰 때문일 것이다. 세계화보다 무서운 건 동기화가 아닐까 하는 명제가 난데없이 떠올랐던 것은. 몇 번째 스마트폰을 교체하다 보니 스마트폰 의존도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수첩도 없어지고 메모도 폰 속으로 들어가고 모든 기억들이 블랙홀처럼 스마트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맥루한의 말처럼 감각의 연장 정도로 끝났으면 좋겠는데, 의식의 이동이 진행 중인 것 같다. 오늘도 안드로이드 앱들은 집요하게 나의 뒤를 캔다. 좋아하는 노래가 뭔지, 좋아하는 야구팀이 어딘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오늘 운동량은 충분한지, 식사량은 오버하지 않았는지… 걱정하고 조언하고 수시로 참견을 일삼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들의 스토킹을 비난할 수가 없다. 애초에 내가 구글에게 모든 걸 내던졌기 때문이다. 구..
2019. 4. 30.
눈이 안 좋을 때 생각나는 것들
힐러리 클린턴이 연단 위에서 넘어지는 영상이 나돌던 때가 있었다.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하며 그녀의 대선 행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녀의 복시에 있었다. 근시, 원시, 난시처럼 익숙하지 않은 이 단어가 멀지 않게 느껴진 이유는 한동안 복시가 내 눈을 지배한 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양안복시니 단안복시니 하는 말도 낯설지 않게 되었는데, 나는 두 눈을 뜨면 상이 겹쳐 보이고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만 뜨면 상이 겹치는 증상-이른바 복시 증상-이 사라지는 단안복시에 해당했다. 갑작스럽고 일시적인 시신경 마비라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과 측의 설명이었다. 잘 쉬고 기다리면 회복된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동안 안대를 끼고 외눈박이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019. 4. 29.
향기롭게 출발하는 2019년! 나만의 디퓨저를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
본격적인 봄이 시작된 4월 끝자락, HS애드의 2019년 첫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습니다. 이번 주제는 바로 ‘봄날 여러분의 공간을 리프레시할 디퓨저 만들기’였어요. 따뜻한 봄날에 딱 맞는 원데이 클래스였기 때문일까요? 준비한 재료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많은 분이 참여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퓨저를 완성했답니다. HS애드 원데이 클래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디퓨저는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한 분도 계시죠? 봄처럼 향긋했던 원데이 클래스의 분위기를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공간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 공간 향수의 종류 어느새 다가온 점심시간, 원데이 클래스 장소는 화학 실험실을 떠오르게 하는 다양한 도구와 향료 등을 둘러보는 참가자로 이미 만석입니다. 아직 향료 뚜껑을 열지 않았는데도 내부는 이미 다채로운 ..
2019. 4. 25.
당신의 '감정'에게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은 ‘팩트’입니다. 우리는 교과서를 통해 이 사실을 배우며, 한 사람의 위대함에 고개 숙였습니다. 윤봉길 의사의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시계’는 이야기입니다. 가족보다 나라를 바라봐야 했고, 자신의 운명보다는 나라의 운명을 생각해야 했던 젊은 청년의 마지막 이야기.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이 시계를 알게 됐고 눈물 흘렸습니다. 교실에서 독립투사를 배울 때 눈물 흘리는 이는 없었습니다. 그저 위대함에 감사했을 뿐. 하지만 역사를 쉽게 전하는 데 탁월한 설민석 강사를 통할 때 혹은 열정적으로 미처 몰랐던 사연을 전하는 김용옥 교수를 통할 때는 다릅니다. 독립투사의 고난에 많은 이들이 눈물 흘립니다. 인간으로서의 고뇌, 그들과 함께하는 가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한 길을 갔던 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