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6 : Get Moving ① LG전자 CYON‘롤리팝’_ 나는 너의 롤리팝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Get Moving _ 1. LG전자 CYON‘롤리팝’
   이원석 | BS5팀 대리 / onesuck@hsad.co.kr
LG전자 싸이언(CYON) 담당 AE. 2002년부터 8년째 광고 생활 중. 종잡을 수 없는 취미생활을 즐기며 발작적 수집벽 있음. AE는 깊은 지식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얕은 지식이 더 유용하다고 우기는, 자칭 ‘수박 겉핥기 지식인.’
 
나는 너의 롤리팝
 

우리의 타깃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권 내에서 핫이슈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결론…… 그럼 그들에게 핫이슈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들 최고의 관심사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스타·패션·음악·춤, 이것보다 그들에게 높은 관심을 지닐 수 있는 게 있을까?



롤리팝폰의 프로젝트명은 원래 ‘1723폰’이었다. 싸이언(CYON)이라는 브랜드가 고질적인 체력저하를 보이는 계층인 17세에서 23세 정도의 패션 아이코닉(Fashion Iconic)한 그룹을 공략하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이 계층에는 전통적인 강자 스카이(Sky)가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원래 싸이언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비선호도가 가장 높은 집단 중 하나였다.
이들은 몇 가지 모순을 안고 있는 타깃이다. 휴대폰을 액세서리의 일종으로 인식해 디자인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기는 하지만, 정작 지금까지 구매한 제품은 고아라폰처럼 디자인에 별다른 차별성이 없는 심플한 제품이었다. 조사를 진행하다 보니 당시에 이들 중 많은 이가 관심을 가지던 제품은 햅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러한 관심은 디자인의 차별성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폼 팩터(Form Factor)라는 데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1723’, 핫이슈에 초절정 반응
수많은 고민 끝에 발견한 것은 이들이 구매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이슈(Issue)라는 점이었다. 이들은 패션과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세대이기는 하지만, 트렌드리더 층과는 달리 트렌디한 것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을 지니는 계층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입증된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았다. 자신이 입는 옷도 패션잡지, 대중적인 스타, 혹은 유명인(Celebrity)의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그로 인해 현재의 핫이슈에 가장 관심이 높은 세대였다. 예컨대 빅뱅이 하이탑을 신자 리복의 매출을 살려낸 집단이며, 가 유행하면 바로 소녀시대의 소시지룩을 그대로 입고 다니는 집단이 그들이다. 햅틱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도 DOP라는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나 새로운 UI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그 당시 가장 이슈가 되던 제품이니까 햅틱이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하다는 인식을 지녔던 것이다. 결국 이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권 내에서 핫이슈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들에게 핫이슈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들의 최고의 관심사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스타·패션·음악·춤, 이것보다 그들에게 높은 관심을 지닐 수 있는 게 있을까? 당시 제품 이름으로 겨우 확정이 되었던 롤리팝(Lollipop)을 하나의 대중문화 코드로 만들어 롤리팝 패션, 롤리팝 음악, 롤리팝 춤을 유행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스타를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이슈 메이킹
하지만 그들에게 실제로 핫이슈가 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성공의 확률을 높일 몇 가지 아이디어와 의사결정이 필요했다.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스타가 필요한데 우리에게는 이미 모델 계약이 되어있는 빅뱅이 있었다.
물론 빅뱅이 당대에 가장 관심이 높은 뮤지션이기는 하지만, 이미 비슷한 활동을 몇 번 했었고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따라서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이자 핵심 콘텐츠가 될 음악 만들기에도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능력 있는 아티스트 집단인 YG사에 맡기기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이 최선을 다하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필요했다. 자신들의 새로운 음반처럼 열심히 만들고 적극적으로 홍보 및 확신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만들, 이 프로젝트 자체의 성공을 염원하게 할 동기부여가 중요했다.
결국 우리가 찾은 방법은 여자 빅뱅(현 2NE1)이었다. 베일에 싸여있는 여자 빅뱅은 오래 전부터 관련 정보가 조금만 나와도 인기검색어 상위에 바로 랭크될 정도로 타깃층의 관심이 매우 높은 그룹이었고, YG 내에서도 오랜 기간 정성을 들여 준비해온 매우 중요한 자산이었다.
따라서 여자 빅뱅을 이번 롤리팝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한다면 목표 타깃층의 비상한 관심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YG의 적극적인 활동도 기대할 수 있을 터였다.

욕심 버리기
이런 저런 제반사항을 결정해 나가면서 광고주와 우리가 합의한 것이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1723 타깃 사이에 문화 콘텐츠로서의 롤리팝을 이슈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므로 우리의 욕심을 버리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했던 유일한 일은 롤리팝이라는 문화에 대한 정의였다. ‘롤리팝이란 것은 이런 것이며, 그것의 음악과 춤과 패션은 이런 것이 되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전문가에게 맡겼다.
통상의 광고음악이라면 음악의 완성도에 대한 광고주와 광고회사 측의 이런 저런 참견이 있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이번 경우에는 조금의 참견도 하지 않았다. 광고를 편집할 원본 소스가 될 뮤직비디오의 연출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뮤직비디오 감독과 YG 측에 맡겼다. 다만 가이드라인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의 장치를 더했다. 광고음악을 제작하게 되면 그 소유권은 광고주에게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음악을 유행시킬 수 있는 채널에 대한 지배력은 YG가 더 강하므로, 우리가 의뢰해서 제작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YG에 그 소유권과 비즈니스에 관련한 모든 권한이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기존 곡을 가져다 쓰는 형식으로 광고에의 사용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형식을 취했다.

빅이슈, 빅히트
디지털 싱글의 형태로 ‘롤리팝’이라는 곡이 판매된 것은 지난 3월 27일. 그 뒤 3가지 광고가 온에어되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3월 25일 첫 보도자료가 나가자마자 빅 이슈가 되었으며, 제품명을 비롯한 관련 검색어가 인기 상위권 검색어 톱10 중 절반을 차지하기도 했다. 음원은 디지털 음원 사이트에 공개되자마자 1위로 등극되었고, 그 추세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제품 BI로 세트가 만들어지고, PPL형태로 제품이 들어간 뮤직비디오는 4월 한 달간 케이블TV 음악전문 채널을 통해 305회(부분, 전체 통산) 노출되었다. 매주 리포팅되는 광고효과 조사에서도 각종 지표에서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며 최고 수준의 수치를 기록했다. 제품 판매에 있어서도 1일 3,000대 이상을 기록하며, 쿠키와 함께 싸이언의 시장점유율이 최초로 30%가 넘어가는 데 기여를 한 주인공이 되었다.

IMC에 대한 생각
요즘 들어 광고주나 광고회사 할 것 없이 IMC에 대한 고민이 많다. 개념 정립의 문제로부터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롤리팝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사용한 매체는 고전적인 공중파, 온라인 마이크로 사이트, 온라인 바이럴용 제품 소개 영상, 네이버 광고, 그리고 통상의 POSM매체(판매점)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롤리팝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IMC였다고 생각한다. IMC라는 것이 동일한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매체 다각화가 아니라, 고객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고객들은 롤리팝이라는 ‘문화코드’를 라디오, 케이블TV, 온라인 뉴스, 블로그, UCC 뿐 아니라 친구의 MP3, 거리의 스피커, 버스 안 라디오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수없이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중 우리가 직접 컨트롤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과연 ‘이슈’에는 손 안대고 코 푸는, 아니 IMC가 되는 힘이 있는 듯하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