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02 : Special edition - Kids시장의 특성과 커뮤니케이션 방향 - 안정적이며 미래를 담보하는 고객, 키즈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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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배 I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경기가 위축되고 가계지출이 감소하더라고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시장이 바로 키즈(Kids) 시장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가 IMF 경제위기로 고통받던 1998년에 한 광고회사에서 실시한 ‘한국사람들’이라는 조사에 의해서도 알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경제위기 때문에 남성가장의 소비는 급격히 줄었지만, 여성과 아이들의 소비는 조금 줄거나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불황을 모르는 키즈 시장의 범위는 통상적으로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로 볼 수 있고, 연령으로 보면 만 13세 미만에 해당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통계청의 인구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1995년 현재 이 연령층의 인구는 850만여 명으로, 이러한 수치는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 센서스 때마다 줄어들고 있다(1980년 약 1100만 명, 1985년 약 1000만 명, 1990년 960만 명). 따라서 비록 2000년 자료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추세로 감소되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키즈 시장의 다섯 가지 특성

그러나 키즈 시장의 규모는 이렇게 감소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소비규모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서 이 시장은 ‘떠오르는 소비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장난감, 학습지, 식음료 부문 등은 바로 이들 키즈 시장이 절대적인데, 하루가 다르게 그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이러한 키즈 시장은 소비상황에서 보다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첫째, 키즈는 구매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구매에 대한 영향력은 막강하다. 대개 자녀의 수가 하나 아니면 둘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고 싶어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들어주려고 하고, 아울러 아이들의 취향이나 욕구에 부모들의 욕구를 맞추려는 경향도 있다. 예를 들어 가족과 함께 외식 메뉴를 선택할 때 아이들의 입맛을 따르다 보니 부모는 별로 먹고 싶지 않은 피자나 햄버거를 먹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둘째, 제품의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다. 제품 사용자는 키즈이지만, 실제로 그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부모이다. 따라서 소비의사결정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는, 일종의 집단의사결정을 하게 되기 때문에 역할 갈등이 발생한다. 소비자인 아이는 콜라를 먹고 싶어하는데, 구매자인 엄마는 살이 찐다고 오렌지주스를 사먹으라고 하는 식으로 아이와 엄마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갈등의 해결을 위한 수단의 한 예로 이동통신업체의 키즈를 위한 이동전화요금을 들 수 있다. 즉, 발신요금을 제한하면서 수신이나 문자서비스는 마음대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무절제한 전화사용을 막으면서도 친구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게 하여 부모(구매자)의 부담도 덜어주면서 키즈(사용자)의 욕구를 총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여서 아이들 스스로 필요한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러한 아이들의 연령층 역시 낮아지고 있어, 머지 않아 유아를 제외한 키즈는 ‘구매자이면서 사용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키즈는 차세대의 중요한 고객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경제력을 갖추게 되면 어린 시절의 소비경험을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주체가 된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10∼20년 후의 단골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장기적 목표를 갖고 관리해야할 무한한 잠재시장이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기억력이 왕성한 키즈들에게 불만스럽고 별 볼일 없는 제품이나 기업으로 낙인찍히게 되면 그 기업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키즈 시장에서 사랑받고 즐거웠던 추억을 간직한 제품으로 기억된다면 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애용하게 되고 그 자식들에게도 대를 물려가면서 단골고객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항공사들이 어린이 마일리지회원제도를 실시해서 비행거리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주는 것도 미래의 소비를 유도하면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좋은 방법인 것이다. 한편, 포화상태에 있는 휴대폰 시장의 경우도 미래의 지속적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 선점해야 할 유일한 시장이 바로 키즈 시장이다.

넷째, 키즈는 선망집단이나 또래집단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다. 요즘 아이들의 선망집단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다. 아이들은 자기 방에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스타플레이어의 큰 사진을 걸어놓고 이들의 노래를 듣거나 따라하면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그러니 이런 선망집단이 출연하는 프로나 공연 혹은 경기에는 만사 제쳐놓고 달려들게 된다. 그래야만 그 다음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왕따당하지 않고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이러한 유명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이 입는 것, 먹는 것, 행동하는 것을 너도 나도 따라하게 된다.
그리고 또래집단 내에서 서로 같이 어울리기 위해서는 놀이문화도 같아야 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 게임을 할 줄 알아야 같이 어울려주기 때문에 기를 쓰고 게임에
매달리게 된다. 그 결과 한 아이가 갖고 놀게 되면 또래아이들에게 널리 그리고 빨리 퍼지게 된다.
작년에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어린이 용품인 킥보드의 유행도 그
예이다.

끝으로, 부모는 키즈를 통해서 대리만족 소비를 한다. 부모가 어렸을 때 겪었던, 못 먹고 못입던 시절에 대한 서러움을 아이들을 통해서 풀어보려고 한다. 예쁘고 화사한 옷을 딸에게 입히고 아들에게는 꼬마 신사처럼 옷을 입히는, 키즈의 공주왕자 패션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다.

키즈 마케팅의 다섯 가지 전략

이처럼 기존시장과 구별되는 독특한 특성을 갖는 키즈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실무에서는 ‘키즈 마케팅’ 혹은 ‘엔젤 마케팅’이라는 말을 종종 쓰는데, 이때 그 특성이 독특한 만큼 성인시장과는 다른 차원에서 마케팅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키즈 마케팅 혹은 엔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주안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한다.
아이들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놀이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이 즐겨보는 어린이TV 프로나 만화 혹은 컴퓨터 게임의 주인공(캐릭터)을 이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아이들과의 친밀감을 통해서 매우 쉽게 그리고 강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캐릭터를 이용한 이벤트 행사나 캐릭터 제품을 통해서 아이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는 것이다. 텔레토비, 푸우(Winnie the PooH), 포켓몬스터 등의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들의 성과는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고 하겠다.


둘째,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한다.
캐릭터 마케팅과 함께 아이들의 선망집단인 연예인이나 스타 플레이어를 이용한 스타 마케팅도 아이들의 욕구와 희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그대로 아이들의 행동에 투영되기 때문에 스타들을 이용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인 것이다.
개그맨 김국진을 이용한 국찐이빵이나 박찬호를 이용한 찬호빵, NBA의 샤킬 오닐을 이용한 펩시콜라 광고는 대표적인 스타 마케팅의 사례이다.

셋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한다.
즉, 키즈 시장은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다는 특성을 고려해서 구매자인 부모가 직접 키즈와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키즈가 즐거워하고 부모가 안심하고 사줄 수 있는 기회를 경험하게 하는데, 미국의 디즈니랜드와 같은 놀이공원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넷째, 구전(Word-of-Mouth)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한다.
부모는 아이들을 위한 제품에 대해서 광고나 판매원의 설득과 같은 상업적 채널보다는, 먼저 사용해 본 사람들의 경험담을 이용한 구전을 더욱 신뢰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의 성장발육이나 교육과 관련된 분야는 이러한 구전효과가 더욱 더 높다.

끝으로, 미래지향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기업이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근시안적 관점에서 벗어나 키즈가 미래의 중요한 고객임을 명심하고 제품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안전성과 창의성을 북돋우는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한 예로, 레고(Lego)는 아이들이 장난감 블록조각을 입에 물거나 삼킬 수도 있다는 위험성때문에 비싼 돈을 들이면서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레고블록 소재를 이용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키즈의 안전과 관련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배려하는 것은 기업간의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는 좋은 방법이 되는 것이다.

기업은 새로운 고객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기존고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미래의 중요한 소비자인 키즈에 대한 배려와 관심으로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잘 관리하게 되면 그 기업의 미래는 확실하게 보장된다.
그러나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키즈의 본질적 욕구를 찾아서 원칙에 충실할수록 보다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키즈 소비자에 대한 CRM이고 관계마케팅인 것이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