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8 : Special Edition - 웹 2.0 Trend & Brand ② 웹 2.0과 브랜드 2.0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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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 ② 웹 2.0과 브랜드 2.0
 
  브랜드 2.0 시대의
마케팅 믹스, 4E
 
구자룡 | 지아이지오 커뮤니케이션즈 대표
goo@gigocom.co.kr
 

웹 2.0과 브랜드 2.0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미디어의 이해(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에서 모든 기술을 “인간 기능의 확장”이라고 갈파했다. 옷은 피부의 확장이며, 자동차는 다리의 확장이고, 컴퓨터는 두뇌의 확장, 전기는 중추신경의 확장이고, 또한 매체 기술들은 감각기능의 확장으로 보았다. 책은 눈의 확장, 라디오와 전화는 귀의 확장이며 텔레비전과 영화는 눈과 귀의 확장인 셈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결국 인간의 문명 전체는 인간의 몸을 반영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류의 문화가 몸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것은 없다.
그렇다면 웹은 무엇의 확장인가? 컴퓨터는 두뇌의 확장이다. 하지만 개별적 뇌의 확장이며, 컴퓨터 간의 연결을 가능케 해준 인터넷의 등장은 컴퓨터를 뇌의 세포로 포지셔닝해가고 있다. 웹은 이러한 단위(세포)들을 연결함으로써 비로소 의미 있는 기억의 확장을 이루게 된다. 웹은 온갖 문명의 기억들을 차곡차곡 사이버 공간상에 저장하고 있다. 이제 인류는 굳이 타임캡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후세에 전해줄 현재의 문명을 세계 곳곳의 IDC 센터에 저장하고 있다.
또한 웹 2.0 패러다임은 인터넷 위기에서 생존한 인터넷 기업들이 지니는 기존의 인터넷 기업들과의 ‘다름’에 대한 찬양이다. 그런데 이 ‘다름’이란 것이 무엇인가? 이른바 ‘공유·개방·연결’인데, 이는 이미 인터넷 탄생부터 가능했던 모든 것들이다. 그런데 왜 굳이 지금 이런 것들이 화두가 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공유·개방·연결’이 웹을 다루는 실천적 철학이고 정신이기 때문이다.
기억은 정보를 저장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사유 세계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이것이 철학이고 웹 2.0 이다.
웹 2.0은 브랜드에 있어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브랜드가 실천해야 할 철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실천적 의미로서 마케팅 영역의 성격이 강하며, 이러한 철학에 따른 브랜딩이 바로 브랜드 2.0이다. 이제 브랜드는 웹 2.0이라는 철학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면 이를 수용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이를 생각해 보기 위해 사회발전 구조에 따른 브랜드의 필연적 탄생과 웹 철학에 따른 뉴마케팅 믹스 4E를 알아보자.

브랜드의 탄생과 사회발전

‘지리산 옹달샘 물은 왜 공짜일까?’ 그건 ‘물(水, 물질)’에 ‘사람의 노동(물질 노동)’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물통을 지고 산에 올라가 물을 담아오면 그제야 가격을 매길 수 있게 되고, 교환할 수 있는 제품이 된다. 이후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다른 물과 차별되는, 지리산 옹달샘의 구조와 효능에 대해서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노동’이 투여되어 ‘상품(Commodity)’으로 발전하게 된다. 옹달샘은 이제 이를테면 ‘김씨표’라는 상품이 되는 것이다.
이후 경쟁자들이 생기게 된다. 홍씨표, 권씨표, 구씨표 등. 따라서 이제 범용품으로서의 상품을 넘어선 가치창출이 필요한 시기이다. 생산자는 소비자들의 감성적 노동(시간·재화·열정 등)을 이끌어내는 감성노동을 하게 된다. 김 씨는 동네 사람들에게 옹달샘에 얽힌 신화를 들려주고, 다른 마을의 불치병 환자가 식음을 전폐하고 옹달샘 물만을 먹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소비자들과의 감성적 노동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면서 김씨표 물은 ‘지리산 맑은물’이라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인류는 각 노동-물질 노동, 커뮤니케이션 노동, 감성 노동-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발전해 왔다<그림>. 물적 노동의 극대화가 산업사회며, 커뮤니케이션 노동의 극대화가 정보화사회고, 감성노동의 극대화가 감성사회다. 이러한 사회발전 3단계 구도는 어떻게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그리고 감성사회로 진입하는지의 근원적인 이유를 보여준다.
이것을 소위 ‘짝퉁’과 연결시켜 생각해보자. 물적 노동과 커뮤니케이션적 노동은 가치를 상승시키는 1, 2차 노동이지만, 모방할 수는 있다. 하지만 ‘명품’은 3차 노동인 감성노동을 더함으로써 모방할 수 없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물리적 속성은 복사 가능하지만, 브랜드가 가지는 감성적 가치는 모방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명품들은 단속보다는 브랜드 인지를 위해 브랜드 구별법, 또는 ‘브랜드가 강한 나라가 이긴다’는 식의 PR을 한다. 제품의 고유 속성인 원산지·재질·가격 등의 커뮤니케이션 노동과 달리, 브랜딩에 필요한 감성적 노동 - 패션쇼, 신제품 VIP 초청 파티, 전시회, 박물관 오픈, 일련번호 등 - 은 복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구조 또한 사회발전에 따라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Marketing 4E’

신경학자 도널드 칼네(Donald Calne)는 이성과 감성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 “이성은 결론을 낳는데 반해 감성은 행동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를 구매와 연결 짓는다면 사회의 변화에 따라 마케팅 믹스 전략에도 개발과 수정이 필요하다. 생산자 중심의 산업사회에서는 제롬 맥카시(Jerome McCarthy)가 1950년대 후반 최초로 대중화시킨 개념, 마케팅 4P(Product·Price·Place·Promotion)로 충분한 설명이 가능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 소비자 중심주의 운동을 거쳐 정보화사회가 도래하면서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새로운 ‘4C (Customer Benefits·Cost to Customer·Convenience·Communication)’ 이론을 내놓았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는 4C 구현을 위한 IMC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길들여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감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사회를 맞이해 새로운 마케팅 믹스가 필요하다. 이에 필자는 고객전도사(Evangelist)·열광(Enthusiasm)·체험(Experience)·교환(Exchange)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마케팅 믹스 ‘4E’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기업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고객전도사(Evangelist), 소비자를 감동시키려는 기업의 노력이 담긴 열광(Enthu-siasm), 범람하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더욱 중요해진 체험(Experience),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경험을 유발하는 서포트 형식의 교환(Exchange)이 그것이다.

1) Evangelist
<표 2>는 니혼게이자이 비즈니스가 발표한 자료로, ‘아무거나 괜찮다’는 기능형 소비자와 ‘뭐가 좋을까’라는 목록형 소비자, 그리고 ‘이것이 낫다’는 선호형 소비자와 ‘이것이라야만 한다’는 열광형 소비자의 이익 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아무거나 괜찮다는 식의 기능형 소비자에 비해 이것이라야만 한다는 열광적인 소비자들에 의해서 얻는 이익 폭이 무려 900% 가까이 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IMC 차원에서 고려한 고객 평가기준이던 RFM(Recency·Frequency·Monetary), 최근 언제 구매를 했는지,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돈은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평가하는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충성지수로써 고객전도사들을 평가해야 한다. 평가기준은 남들에게 제품을 권하는 추천율(Recommend Rate)과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체크하는 심리적, 행동적 충성지수다. 충성지수가 높은 고객전도사들은 제품 구매를 통해 회사에 기여하며 자신의 네트워크에서는 '월급 없는 영업사원'을 자처하기도 한다.
이처럼 고객전도사들이야말로 기업 성장의 주요한 원동력이다. <로열티경영(The Royalty Effect)>의 저자 라이히헬드(Frederick F. Reichheld)가 이야기했듯이 ‘고객전도이즘’이 당장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지는 않지만 고객전도가 없다면 수익성 높은 고도성장은 기대조차 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 Enthusiasm
‘열광(Enthusiasm)’은 가격(Price)에서 기회비용(Cost)을 넘어 감성시대의 브랜드 가치를 매기는 척도다. 열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소비자를 감동하게 만드는 상황적 열광 포인트’와 ‘제품 자체에 포함되어 있는 열광 포인트’다.
필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할 때의 일이다. 케이프타운에서 스텔렌보시까지 할리데이비슨 투어를 하게 되면서 막연하게만 알던 할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강렬한 할리의 심장소리는 가슴을 떨리게 만들었고, 같은 문화를 향유하는 마니아들과의 만남은 제품의 열광적 포인트와 감성적 열광적 포인트를 충족시켜주었다. 하지만 만약 할리데이비슨과 달리 제품 자체에서 '열광'적인 요소를 찾을 수 없다 해도 방법은 있다. 기업은 브랜드를 열광 포인트로 만들기 위해서 감성적인 노력들-제품 연관 콘서트, 전시회, 박물관 오픈 등의 프로그램-을 기울여야 한다.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즉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감염력을 활용하는 마케팅 역시 제품 자체가 버즈를 일으킬 수 있는 ‘열광’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을 때에도 종종 사용된다.

3) Experience
광고의 홍수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독특한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눈을 끌었다 하더라도, 시각적 터치만으로 브랜드의 진정성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브랜드는 유통(Place)과 편의성(Convenience)을 넘어 체험(Ex-perience) 영역 안에 놓여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체험은 단순하게 경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체험설계’라고 보는 것이 옳다. 예를 들어 우리는 200원이면 따뜻한 자판기 커피를 마실 수 있지만 기꺼이 5,000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다. 여기서의 차이는 무엇일까? 스타벅스는 소비자에게 커피뿐 아니라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음악,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공, 체험토록 함으로써 브랜드화에 성공한 것이다. 즉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 상품과 더불어 브랜드의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다.

4) Exchange
현재 대부분의 브랜드가 실행하고 있는 광고,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그리고 PR을 생각해보자. 모든 프로그램의 전제 조건은 소비자가 만족스러우면 스스로가 다른 고객에게 구전활동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지만, 그러한 일은 현실에서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소비자의 소중한 체험이 소비자 안에만 머무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감성사회의 정보 전달은 산업사회 당시 기업의 일방적 제품 홍보에서 정보화시대의 ‘관계’에 바탕을 둔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소비자 간의 ‘체험 교환’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소비자의 체험은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다른 소비자와의 교환 속에서 한층 더 넓어지고 강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한 예로, 예술영화 전용극장인 대구 동성아트홀의 경우를 보자. 2004년 9월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새롭게 문을 연 이후 이곳은 기존보다 10배 이상 관객이 증가하는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극장 변신 초기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그러던 중 2005년 2월, 이곳에서 영화를 본 관객이 한 인터넷 포털에 ‘동성아트홀릭’이라는 관객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이 커뮤니티로 사람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10배 관객 동원이라는 성과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관객 증가의 힘은 개인적인 경험의 교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곧 사회적 확산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업의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단순한 제품 선전의 프로모션이나 릴레이션십을 쌓기 위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서로의 경험을 유발할 수 있는 서포트 개념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