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야기를 가지면 같은 편이 된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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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나만 모르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우리는 같은 이야기를 아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을 느낍니다. 인기 끄는 드라마를 정주행 하고, 핫한 예능을 섭렵하고, 천만 영화를 챙겨 보고... 나만 모르는 이야기가 생기는 게 싫어서, 나만 이야기에 낄 수 없는 게 싫어서 더 열심히 보는 게 아닐까요?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면, 같은 감정을 공유하게 되죠. 서로 더 끈끈하게 연결된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서로 아는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관계는 더 굳건히 쌓여갑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난다는 것도 수많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과정입니다. 미국에선 슈퍼볼을 맞아 브랜드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는, 우리는 또 어떤 이야기를 공유하게 될까요?

 

그때 핫했던 이야기를 꺼내 볼까요

 

음식을 주문할 땐 매우 까탈스럽고 유난스럽지만 사랑스럽고 귀여운 여자와, 뭐든지 다 들어줄 것 같은 푸근한 인상의 남자가 식당에 마주 앉아 있습니다. 샌드위치를 주문할 때조차 접시 온도까지 맞춰 달라고 할 만큼 까다로운 여자. 그녀는 샌드위치를 먹다가 매우 황홀한 순간에 이른 듯 유난한 감탐사를 내뱉습니다. 한참 동안 이어진 그녀의 감탄쇼에 식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주목하죠. 마침내 그녀의 쇼가 끝나자, 옆 테이블의 손님은 조용히 주문합니다. ‘저 여자가 먹는 걸로 주세요.’ 밀레니얼 세대도 모를 만큼 오래된 장면. 1989년 개봉된 미국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아이코닉한 장면입니다.

 

20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맥 라이언과 젊은 빌리 크리스탈이 주인공이었던 이 영화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죠. 그런데 이 장면이 25년 슈퍼볼 광고에 다시 등장합니다. 달라진 건 식탁에 놓인 HELLMANN'S의 블루리본 마요네즈와 35년이 훌쩍 지난 모습의 배우들. 샌드위치를 먹으며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나이 든 샐리. 샌드위치에 헬만스의 마요네즈를 뿌리자, 35년 전과 같은 감탄사를 홀린 듯이 뱉어내죠. 마요네즈의 완벽한 맛에 심취한 모습입니다. 맞은편에 앉은 해리의 리액션 또한 예전 그대로입니다. 이 콘텐츠는 헬만스의 슈퍼볼 광고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유머와 향수를 자극하며 변하지 않는 헬만스의 맛을 인상깊이 남기기 위해.

 

When Sally Met Hellmann's - Big Game :60 / 출처: Hellmann's 유튜브

 

헬만스는 영화 속 유명 레스토랑인 뉴욕의 카츠 델리와 협업하여, ‘그녀가 먹고 있는 샌드위치’패키지도 만들었습니다. 샐리의 터키 샌드위치와 해리의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는 재료들과 레시피 카드가 포함돼 있죠. 콘텐츠를 공개하기 전, 카츠 델리에서 비공개 행사도 개최했습니다. 초대된 이들은 이곳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니트 스웨터를 선물 받고, 해리와 샐리가 앉았던 테이블에서 사진도 찍으며 오래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살려냈습니다.

 

프랑스의 자동차 브랜드 시트로엥은 더 오래된 이야기를 끄집어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외계인. 그 외계인을 차에 태우고 정부 요원의 추격을 따돌리며 우주선으로 향하는 여자. 1982년 미국에서 개봉되고, 한국에선 1984년에 개봉된 영화, E.T를 연상시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하고 연출한 이 영화 또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낳았죠.

 

그때의 엘리엇처럼 어떻게든 외계인을 집으로 보내주려고 속력을 내는 여자. 마침내 그들은 우주선 앞에 도착하고, E.T의 명장면 중 하나인 손가락을 서로 맞대는 듯 손을 맞잡는 둘. 하지만 시트로엥은 여기서 반전을 만듭니다. 외계인은 여자를 밀쳐 우주선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들죠. 대신 자신은 그녀의 시트로엥을 탈취하는 겁니다. 우주에서 가장 편한 차이기에. 외계인조차도 거부할 수 없었다는 엔딩입니다.

 

New Citroën ë-C4 - The Alien / 출처: Citroën 공식 유튜브

 

두 가지 이야기 모두 80년대의 것이라 밀레니얼 세대에게 생소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브랜드에 위트를 더하고 있죠.

 

멋진 이야기는 다 모았습니다.

 

아이코닉한 영화 장면들을 모두 모아서 대서사시를 만든 브랜드도 있습니다.

 

영국은 영화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곳입니다. ‘스파이더맨:파프롬홈’에선 주인공들이 수학여행하는 곳으로, ‘미션 임파서블-폴아웃’에선 톰 크루즈의 액션 배경으로, 그리고 영국인의 이야기인 ‘브리짓 존스’,‘브리저튼’,‘해리포터’,‘메리 포핀스’, ‘패딩턴’등이 사는 곳으로. 수많은 이야기들에 볼거리를 더하는 곳이죠. 영국 관광청인 VisitBritain은 이 풍성한 이야기의 로케이션을 ‘여행할 거리’로 부각시켰습니다.

 

Starring GREAT Britain - the movie / 출처: Love GREAT Britain 유튜브

 

실제 영화 장면이 등장하는 만큼 Netflix, Marvel, HBO, Disney, Paramount 등 거대 콘텐츠 기업들 로고로 시작되는 영상. 이내 이어지는 런던 브릿지 위 스파이더맨 속 장면. 다이나믹한 액션이 벌어지는 가운데, 아이러니컬하게 투어 버스에서 평화롭게 런던을 즐기고 있는 여행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야기는 곧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가 런던 전역에서 활약하는 모습으로 이어지지만, 템즈강을 매개로 보트 투어를 즐기는 여행자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식이죠. 여러 영화를 ‘짜깁기’해서 튈 수도 장면들이 모두 절묘하게 물 흐르듯이 이어집니다. 런던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호수와 성,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가든, 해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가 영화 스토리와 함께 이어집니다. 그들은 진짜 ‘스타’인 이곳을 방문해 보라고 권합니다.

 

실제로 https://www.visitbritain.com/en/things-to-do/film-tv에 접속하면 장르별로 다뤄졌던 지역을 찾아볼 수 있으며,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11가지로 분류된 영화 장르는, 한 가지 장르만 클릭해도 영국 전역의 수많은 장소와 체험 거리, 먹을거리, 문화와 볼거리에 이어 쇼핑 리스트까지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올해 영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들러볼 만합니다.

 

넷플릭스 또한 자산을 십분 활용해,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방식은 영국 관광청과 비슷합니다. 따분한 미팅에 참석 중이던 직장인이 몰래 넷플릭스를 열자 갑자기 빨려 들어가게 된 넷플릭스 세상. 오징어 게임을 지나 에밀리가 머무는 파리도 경험하고, 웬즈데이가 되어 모험을 하는가 하면, 기묘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모두 25년에 공개될 콘텐츠를 담은 내용입니다. 차이는 이야기 속 장면을 그대로 쓴 게 아니라, 새롭게 재현해 보는 재미를 살렸다는 거죠. 마치 실제 콘텐츠 속에 들어간 듯 생생합니다. 2분 50초간의 넷플릭스 투어입니다.

 

YOU’RE NOT READY | NEXT ON NETFLIX 2025 / 출처: Netflix 공식 유튜브

 

당신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슈퍼볼 경기가 모두 끝나면 미국인들은 월요일을 맞습니다. 월요일은 전 세계 모든 직장인들에게 힘든 날입니다. 월요병은 세계인의 질병이죠. 그중에서 슈퍼볼이 끝나고 맞는 월요일이야말로 일 년 중, 최악의 월요일이라고 합니다. 응원하는 팀이 패배한 경우, 아픔은 더 심하죠. 슈퍼볼을 보려면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과 이제 다시 슈퍼볼 없는 나날들로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 쿠어스 라이트는 ‘이 특별한 월요일’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명 ‘A case of Mondays.' 미스치프와 함께한 캠페인은 아웃도어 광고로 시작됐습니다.

 

 

뉴욕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곳곳에 등장한 쿠어스 라이트의 광고. 별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오타가 있습니다. ‘Mountain Cold Refreshment'를 'Mountain Cold Refershment'라고 쓴 겁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광고에 오타를 내다니. 사람들은 이내 집중했죠. 하지만 이 오타는 의도된 것이었습니다. 이 광고는 1월 14일 월요일 집행됐습니다. 마치 월요일엔 집중력이 떨어지는 날이기에 그런 실수가 생긴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죠. 쿠어스는 오타를 지적한 이들에게 감사를 보냈습니다. 더불어 “먼데이”라고 이름 붙인 12개들이 팩을 출시했습니다. 말 그대로 ‘Case of Mondays'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시원하게 칠링 된 쿠어스 라이트를 장착할 수 있는 페이스 롤러까지 선보였습니다. 월요일의 우울함을 시원하게 롤링시키는 거죠. 맥주의 시원함과 페이스 롤러라는 뷰티 트렌드에도 맞춘 재미있는 상품입니다.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월 27일 공개된 슈퍼볼 티저 영상. 미국의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티모시 사이먼스(Timothy Simons)가 등장합니다. 그는 촬영 중 간단한 대사조차 외우지 못합니다. 감독의 지적에 오히려 실수를 연발하고 컨디션 난조를 보이죠. 결국 배우는 교체되고 대신 ‘Case of Mondays'를 선물 받습니다. 모든 실수가 월요병 때문에 발생한 거니까요.

 

Timothy Simons' Case of the Mondays / 출처: Coors Light 공식 유튜브

 

쿠어스 라이트의 모든 이야기는 슈퍼볼이 끝난 다음 날인 월요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2월 9일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며 이 월요일 이야기를 마무리할지 궁금해집니다.

 

가장 힘 있는 이야기

 

이야기 중에 가장 힘 있는 이야기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알기에 공감할 수 있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죠. 브랜드의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하인즈는 25년 영국 곳곳에 푸드 페어링 광고를 선보였습니다. 토마토케첩이 들어간 소스를 보여주며, “이것은 토스트여야만 해(It has to be toast)” 새빨간 케첩을 맛있게 클로즈업한 그림엔 “이것은 프렌치프라이여야만 해(It has to be fries)”식의 광고입니다. 특이한 건 어디에도 하인즈 로고가 없다는 겁니다.

 

 

그들은 그들의 tagline인 “It has to be HEINZ”를 모두가 알기에 굳이 제품 사진이나 로고가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겁니다. 실제로 소비자의 70%가 하인즈 광고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고 하니, 자신감을 가질 만합니다. 이미 그들의 카피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가 됐고, 문장 하나만 봐도 하인즈를 떠올리는 힘이 된 거죠.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친해지면 ‘너만 알고 있어’하며 으레 그들만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되죠. ‘같이 알고 있는 이야기’가 생기는 순간 우리는 서로에게 연결됩니다.

 

이야기를 나눈다는 건 같은 세계를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신숙자 CD의 해외 크리에이티브 2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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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레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