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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일이다. 학부 시절, 당시만 해도 주위에 무엇이 되고 싶다는 대부분 친구들은 언론고시를 꿈꿨다. 사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사회적 영향력이 크고, 연봉도 좋기로 유명한 방송사, 신문사에 입사하는 목표였다. 물론 진실을 밝히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전달해 세상을 바꾸는 사명도 분명 있었겠지만, 가장 필요한 건 사회가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소속감 아니었을까. 과연 지금 그들이 있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그 꿈은 유효할지 모르겠다.

 

이런 질문을 갖게 만드는 데는 최근의 매체, 특히 넷플릭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 성공을 거둔 즈음에, 몇몇 매체 리포트에 이런 키워드로 넷플릭스를 표현한 있다. 디지털 매체에서의 최초 프리미엄 콘텐츠 등장.

 

이미지 출처: Netflix Korea|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트위터(@NetflixKR)

 

개인적으로 매체의 프리미엄을 만드는데 가장 필수 조건은 ‘콘텐츠의 동시성’이라고 본다. 이런 동시성을 토대로 매체에 노출된 이들이 자기가 콘텐츠의 이슈를 공명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 그것을 프리미엄 매체 형성에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특성으로 봤다. 이제껏 대부분 그런 동시성의 조건은 과거에는 신문, 최근에도 지상파와 몇몇 케이블 방송 등 주로 대중들에 의해 겨우 선택된 한정된 매체들이 담당 왔다. 아침 신문에 나온 맛집 소개 단신으로 인해 가게 앞이 장사진을 이루고, 주말 드라마에 나온 절절한 스토리에 마치 얘기처럼 사람들과의 대화 주제가 드라마가 되는, 그런 모습들이 바로 대표적인 동시성의 사례였다.

이렇게 신문과 방송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동시성을 디지털 매체 안에서 거의 최초로 보여준 게 바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다. 콘텐츠가 오픈되고 거의 당일부터 서로에게 콘텐츠를 봤냐고 묻는 커뮤니티의 수많은 게시물을 비롯해, 얼마 지나지 않아 극에 나온 의류와 가면 소품이 마치 인기 캐릭터 뽀로로처럼 아이들 최애 코스튬으로 등극했다. (무려 19 이상 등급 작품이)

그러나 하나의 작품이 성공한 것만으로 넷플릭스라는 매체의 프리미엄성을 얘기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작년 분위기만 해도 넷플릭스의 23 라인업을 보면서 이슈작이 무엇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오징어게임보다는 그래도 영향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지만 변화는 항상 뒤통수를 때리며 등장하듯, 올해의 넷플릭스는 다시 한번 프리미엄 매체로의 존재감 내뿜고 있다.

 

이미지 출처: Netflix Korea|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트위터(@NetflixKR)

 

그것을 이끄는 대표작은 더글로리와 “나는신이다”다. 먼저 더글로리는 당연하게 그간 방송에서 성공했던 공식을 가져와, 출연자, 작가, 소재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성공을 예견할 수 있던 드라마 콘텐츠였. 그래서 23년의 기대 라인업 중에서도 당연히 오징어게임을 이을 적자 작품으로 꼽혔다.

이에 비해 나는신이다의 경우, 23 주요 라인업에서도 찾기 어려웠을 아니라, 다큐멘터리라는 한정된 장르적 특성, 거기에 과거에 이미 다뤄졌던 조금 식상한 주제를 다루기에 그저 드라마의 편중을 막기 위한 하나의 콘텐츠 구색 맞추기는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그런 전망을 보기 좋게 뛰어넘어, 지금의 나는신이다는 콘텐츠 자체의 인기뿐만 아니라, 수사기관 내에서 피의자들에 대한 처벌을 제고하도록 지시되는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가 된 작품 중 하나 되었다.

 

이런 경우가 물론 최초는 아니다. 다만 이런 일은 방송 매체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뿐이다. 방송에서의 시사 콘텐츠 역시 그간 주로 보도에서 다루지 못한 이슈들을 골라 다루며, 굵직한 사회적 쟁점들을 만들어 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온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가장 각광받던 과학자의 거짓 논문을 밝히며 온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사건으로, 역시 방송이 시발점이었다. 그러나 지난 년간 방송 매체의 콘텐츠가 디지털적 성향에 맞추기 위해 예능에 집중됐던 것처럼, 시사 프로그램 역시도 시간의 취재가 필요한 기획물 형태보다는 단편적인 사건들이나 혹은 가시적인 정치 거리를 주로 다뤄왔다.

이에 비해 넷플릭스는 원래 시사 보도는 이런 것이다를 선언하듯, 그간 꺼려지던 기획 시사물을 콘텐츠로써 흥행시키며, 저널리즘 기능으로서의 매체가 방송이 아닌 OTT 매체도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 남겼다.

 

이미지 출처: Netflix Korea|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트위터(@NetflixKR)

 

특히 여기서 더욱 재미있는 점은 나는신이다의 경우, 제작사와 연출자가 기존 지상파 방송의 베이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얘기들이 나온다. 기존에 지상파가 2000년대 이후, 대두된 윤리의 문제들, 촬영한다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카메라의 강제적, 폭력적 측면, 향상된 인권의 보편적 개념 때문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표현의 영역을 넷플릭스로 대체한 것은 아니냐는 시선 말이다. 더욱이 넷플릭스가 국가 단위의 비판 여론에 눈치 보지 않는, 국가 초월적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실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앞으로 더욱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을 선택할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마찬가지다.

이는 분명히 현재 넷플릭스의 고유의 매체 특성으로서 간주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있다. 과거, TV는 인쇄 매체가 밝히지 않았던 사진 편집의 숨은 진실을, 영상이라는 시청각 요소를 활용하여 더 그럴듯하게 진실로 포장했고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제는 넷플릭스가 기존에 공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TV는 할 수 없었던, 아니 보여줄 수가 없던 사실들을, 선정성이 다소 포함될지언정 ‘있는 그대로’라는 가치를 통해 드러내고자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콘텐츠에서 공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레귤러한 시사 보도의 기능을 넷플릭스가 탑재하게 되는 것도 이제 시간 문제 아닐까.

 

 

아직 현재 진행 중인 변화들이기 때문에 이후의 변화는 아마도 상상의 영역 것이다. 다만 앞으로를 예견하는 방식에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방식을 나눌 있다면, 간접적 방식의 가지로서 문단에서 언급했던 부분이 유효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취업을 준비하는 세대는 언론이라는 매체들을 자신의 진로로서 정해야 , 어느 곳을 선호하고 있을까. 여전히 과거처럼 소속감의 측면을 중요하게 볼까, 아니면 눈치 보지 않는 표현의 방식을 더 중요하게 볼까. 아마 이것이 어쩌면 전망할 있는 변화의 가지 확실한 단서는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