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사람을 사로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 - CD열전 #17 정원이 CD 인터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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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영상과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지금, 여러분은 어떤 영상에 눈길이 머무시나요? 유명인의 등장, 화려한 비주얼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단연 콘텐츠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단연 ‘재미’일 것입니다.

오늘 만날 17번째 CD열전의 주인공, 정원이CD는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이 광고,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정원이CD의 고민 끝에 탄생한 재미있는 광고 이야기, 지금부터 만나 보시죠.

 

일상 속 변주로 이어지는 광고인의 삶

정원이 CD는 졸업 후 아트디렉터로서 처음 광고계에 입문해 16년 차의 광고인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올해에 정식 CD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배웠어요. 그리고 대학에서도 시각 디자인과 영상 디자인을 전공했는데요. 막상 대학에 가 보니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디자인은 뭐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기 어려웠어요. 그런 와중에 시각 디자인과 영상 디자인의 가운데 어디쯤으로 느껴지는 광고 디자인을 알게 됐죠. 이후에 각종 공모전 참여와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회의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광고를 만들었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매력 있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남은 대학 생활을 광고 디자인에 전념하게 됐고 광고인으로서의 꿈을 꾸게 됐죠.

졸업 후에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광고 대행사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했고 처음은 전공을 살려서 아트디렉터로 입문하게 됐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콘텐츠를 좀 더 주체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의 CD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아트디렉터로서 보낸 시간만 10년이 훌쩍 넘어갑니다. CD라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간극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각 역할마다 세분화되는 심화 역할이 있겠지만, 저는 모두가 크리에이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결국 그 본질은 같다고 생각해요. 다만 차이점을 꼽자면, 아트디렉터는 광고 안에서 비주얼적인 발전을 업무의 메인에 두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입장이었고, CD는 어떤 한 부분에 치중하지 않고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적으로 보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입장으로 그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정원이 CD는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과 역할에 존중을 표합니다. 그리고 매사에 온 열정을 다하며 어설픈 모습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는데요. 그 뒤에는 지금껏 거쳐온 수많은 과정들로 쌓인 단단한 내공과 겸손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사실 CD가 되기 위해 2년간 ACD 과정을 수행했는데요. 그 당시에는 다른 생각을 할 여력이 없었던 것 같아요. 스텝 없이 카피라이터와 둘이서 일을 해내면서 오롯이 주어진 프로젝트를 잘 메이드하고 마무리하는 것에 온 집중을 쏟았어요. 비록 정식 CD가 되기 전이었지만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죠. 그리고 올해로 정식 CD가 되었고, 이제야 주위로 눈을 돌리는 여유를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어요. 사실 오늘 인터뷰도 이런 이유로, 저보다 더 많은 경력과 노하우를 갖고 계신 CD님이 하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지금 우리 팀원들과 같이 고생하며 만든 콘텐츠들을 소개 드리고 싶어서 용기 내어 나왔습니다.”

 

시종일관 미소를 띠고 인터뷰에 응하는 정원이 CD의 말속에서 팀원들과 광고를 향한 강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정원이 CD와 팀원들이 열정으로 함께 만든 작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유머와 공감으로 몰입시키는 광고

평소 정세랑 소설가의 책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을 즐겨본다는 정원이 CD.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에는 하나같이 유머와 공감이 있었습니다. 소재와 구성 중 어느 하나는 꼭 특이점을 가지며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콘텐츠, 어딘지 정원이 CD의 작품과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먼저 소개 드릴 정원이 CD의 작품은 지난 HS애드 블로그에서 소개 드린 적 있었죠. 바로 신한카드 <소비마마 편>입니다.

▶ 시공간을 뛰어넘는 퓨전사극! 신한카드 신한페이판 소비마마 캠페인 후기 (바로가기)

 

▲ 신한카드: 소비마마 본편 (출처: 신한카드 유튜브)

참신한 사극 컨셉에 소소한 언어유희와 의외의 소품, 인물의 등장으로 지루할 세 없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작은 부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연출력이 여느 드라마 못지않은데요. 의외로 작업 과정에서 큰 고민 없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핵심은 금융 관리 서비스 상품을 평범하지 않게,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그리고 받은 한 문장이 ‘소비할 때마다 관리가 되는 신한페이판’이었어요. 그리고 바로 떠오른 것이 심플하게, ‘관리’와 ‘비’를 사극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로 배치해보자는 아이디어였죠. 메인 상품명 또한 ‘신, 한페이판’이라는 사극 톤에 맞춰 하나로 꿰고 난 후로는 계속의 언어유희와 소품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연결됐어요.

그다음으로, 중간중간 비주얼적인 재미나 ‘아마, 존’ 같은 포인트 요소로 지루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감독과 아이디어 공유를 많이 했어요. 장초의 영상을 스킵 하지 않고 끝까지 보게끔 만드는 다양한 변주들을 넣은 거죠. 사실 재미있는 요소들이 더 많이 있었는데 많이 편집돼서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그리고 여유롭지 않았던 제작비 안에서 최대한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하루 만에 모든 촬영을 마쳤어요. 이른 새벽부터 늦은 새벽까지 촬영이 이어졌는데, 당시에 광고 모델이었던 모든 배우분들의 뛰어난 연기력 덕을 톡톡히 봤죠.”

정원이 CD는 광고 속에 담아야 할 핵심의 의외성에 집중합니다. 회의 중 정원이 CD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바로 ‘소비자가 재미를 느낄까? 공감할까?’라고 하는데요. 정원이 CD는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 지루함을 깨고 몰입시킬 무언가를 위해 고민합니다.

 

▲ LG 디오스 인덕션: DIOS 인덕션 X 백종원 – 초고화력 푸드트립 [별미] 편 (출처: LG전자 유튜브)

LG 디오스 인덕션 <별미 편>은 촬영 현장에서 많은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광고 모델인 백종원 대표의 평소 말투에 맞춰 대본을 준비했지만 연기자가 아닌 모델이 그대로 소화하기에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대신 꼭 전해야 할 메인 메시지와 상품의 기능을 콕 집어 전달하고 모델의 전공인 요리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도록 대처했습니다. 그리고 계획했던 메뉴가 즉석에서 변경되는 상황에서는 모델의 제안과 정원이 CD의 빠른 결단력이 빛을 발해 무사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죠.

정원이 CD는 국내 광고뿐만 아니라 글로벌 광고에도 참여하며 스펙트럼을 넓혀갑니다. 정원이 CD에게 LG OLED evo 광고를 통해 경험한 글로벌 광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LG OLED evo는 해외 온에어를 목표로 한 글로벌 광고로 국내 광고를 기획할 때와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했어요. 당장 주변의 한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인사이트에 국한되기보다 전 세계의 어떤 사람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이 가지는 근원적인 인사이트를 찾아 아이데이션을 시작했어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상황이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인데요. 미디어에 익숙한 MZ 세대를 필두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OTT 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화질 좋은 TV의 판매량이 급증했죠. 여기서 소비자 니즈와 LG OLED evo 장점의 접점으로 4가지 키워드의 콘텐츠를 만들게 됐어요.

그리고 글로벌 광고는 국내 광고에 비해서 말로 전하는 설명 비중이 굉장히 적은 편이에요. 그래서 키워드가 정해진 후에, 핵심 카피 두 문장에 집중한 시안 하나와 비주얼 요소에 집중한 시안, 그리고 또 다른 시안 하나까지 총 세 가지 아이디어를 준비했는데요. 최종적으로 카피와 비주얼 두 가지 시안이 합쳐졌어요. 사실 온에어 된 카피는 처음 저희가 준비했던 카피 보다 많이 순화된 버전인데요. 제안한 카피는 ‘Don’t be a ~’의 부정어로 시작하는 강한 어감에서 마지막에 긍정 구조로 바뀌는 것이었지만, 시사 과정에서 권유형으로 바뀌게 됐죠. 그 부분은 당시에 조금 아쉬웠는데, 결과적으로 광고가 잘 만들어졌고 좋은 반응으로 한국에서도 디지털로 온에어 되어서 개인적으로 뿌듯함을 안겨준 광고예요.”

 

▲ LG OLED evo: Light the game up 편 (출처: LG Global 유튜브)

 

▲ LG OLED evo: Light the space up 편 (출처: LG Global 유튜브)

4가지 키워드의 LG OLED evo 광고는 다시 두 가지로 묶을 수 있습니다. 먼저 스포츠, 디자인 편은 인물이 화면 속에 펼쳐진 세상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오게 되는데요. 화려한 카메라 무빙과 효과로 각기 다른 소재의 특성을 섬세하게 짚어갑니다.

 

▲ LG OLED evo: Light the play up 편 (출처: LG Global 유튜브)

 

▲ LG OLED evo: Light the story up 편 (출처: LG Global 유튜브)

게임, 영화 편은 광고 속 주체인 인물이 화면 속 캐릭터와 일체 되는 것에 핵심을 뒀습니다. 정원이 CD는 이 두 편의 제작에 있어서 현지 감독과 촬영 푸티지와 스토리보드를 여러 번 공유하고, 디테일한 싱크를 고려해 사전 편집을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정원이 CD는 제작 당시에 국내 감독과 작업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과감하게 현지 감독과의 작업을 택했고 지금 돌이켜봐도 가장 잘 한 선택 중 하나라고 확신합니다. 물론 코로나19 탓에 새벽잠을 포기하고 현지 감독과 원격으로 소통하며 여러 한계를 느낀 순간도 있었죠. 하지만 그보다도 해외 감독의 색다른 앵글 감각과 안목 등 국내 스텝과는 또 다른 감성을 배운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각자만의 ‘취향’으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정원이 CD 팀

처음 부임한 CD의 자리에서 만난 팀원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 든다는 정원이 CD. PT에서도 함께 고생한 팀원들을 떠올리며 더욱더 힘을 낸다고 하는데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정원이 CD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최은령AD, 김해인AD, 정원이CD, 정해평CW, 임동준CW)

“먼저, 저와 다른 팀에서 함께 팀원으로 손발을 맞춰온 최은령 아트디렉터는 제가 팀을 꾸리게 되면서 스카우트했는데요. 특유의 과감한 아트 디렉팅으로 광고에 매력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김해인 아트디렉터 또한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가지고 개성 있는 디렉팅을 해내죠. 또한 저의 ACD 때부터 함께 일하며 많이 고생했던 정해평 카피라이터와, 섬세한 막내 임동준 카피라이터까지 모두 든든한 저의 팀원들입니다. 모두 나이, 연차와는 상관없이 각자만의 ‘취향’을 가진 멤버들이라 팀에 다양성과 밸런스를 이루는 아이디어들이 넘쳐나죠.

팀의 CD로서 팀원들이 쓸데없는 수고를 하지 않게끔 효율적인 업무 핸들링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애쓰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중이라 힘든 순간이 많을 텐데, 불만 없이 잘 따라와 주는 팀원들에게 항상 고마워요. 앞으로도 함께 즐겁게 일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것들을 얻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양성을 가진 크리에이터, 정원이 CD

정원이 CD의 작품은 때로는 공감을 부르는 스토리텔링으로, 때로는 심플하지만 임팩트 있는 메시지로, 또 때로는 잊기 힘든 웃음 포인트로…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데요. 그런 정원이 CD에게도 의외의 모습으로 기억에 남은 광고가 있다고 합니다.

“아트디렉터로 활동할 당시에 참여했던 SSG 캠페인이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그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게 참 운이 좋았다고 느껴요. 무엇보다 지금도 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SSG 배송트럭 디자인을 당시 저희 팀에서 담당했는데요. 당시에는 작업이 너무 힘들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우연히 보게 되면 ‘조금만 더 신경 쓸걸, 저 폰트를 조금만 더 키울걸’ 하는 미련이 남기도 해요. 또 배송 트럭이 온라인 마켓에서는 아주 좋은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 캠페인이에요.”

 

정원이 CD는 올해로 광고인 16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광고를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그녀가 광고인의 길을 꿈꾸는 미래 후배들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실 광고 일을 하면서 워라벨을 챙기기란 쉽지 않아요. 늘 많은 변수가 따르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해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삶과 일의 밸런스를 맞추기 힘든 부분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인이 되고자 하는 분이라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온에어 시켰을 때와 그로 인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감하는 순간이 얼마나 뿌듯하고 즐거운지 꼭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남다른 열정과 책임감으로 광고를 만드는 정원이 CD. 앞으로 또 어떤 재미 있는 광고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