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시에 플레옐 홀(Salle Pleyel)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시몽에게서 온 편지였다. 폴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웃은 것은 두 번째 구절 때문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구절이 그녀를 미소 짓게 했다. 그것은 열일곱 살 무렵 남자아이들에게서 받곤 했던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다.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제6장 중 발췌
한 남자가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는 열네 살 연상의 한 여인에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으로 그녀와 단둘만의 시간을 가질 기회를 조심스레 타진해 봅니다. 편지를 받은 여인은 그야말로 열일곱 살 때나 받았을 법한, 그래서 예상치 못한 풋풋한 질문에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Francoise Sagan, 1935~2004)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 중 폴과 시몽 두 주인공의 사랑이 막 시작되려는 그 순간을 담은 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주인공 시몽의 선택은 하필 브람스였을까요?
(*사강은 이 소설의 제목이 물음표가 아닌 말줄임표로 끝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4살에 쓴 39살 여인의 사랑 이야기
프랑스 현대문학의 문제적 인물, 프랑수아즈 사강은 19살에 발표한 그녀의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 1954)』으로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데뷔합니다. 프랑스 현대문학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되는 또 하나의 출세작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역시 그녀가 불과 24살 때 출간한 소설입니다. 약관의 나이에 마흔을 앞둔 여인(폴)의 권태로운 일상 그리고 그녀에게 우연 혹은 운명처럼 찾아온 풋풋한 스물아홉 청년(시몽)과의 사랑을 너무나도 완숙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젊은 시절 사강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수아즈 사강. 19살에 문단에 데뷔하면서 벼락스타가 된 그녀에게 너무 이른 성공은 독(毒)이 되었다. 이후 두 번의 이혼과 도박, 마약 중독, 뇌물수수 혐의로 인한 재산 압류 등으로 불행한 노년을 보냈다. 그녀는 마약 소지로 혐의로 법정에 서서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한)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이후 김영하의 소설 제목으로도 쓰였다. (출처: Creative Commons)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폴은 어느 노부인의 실내장식 의뢰를 받아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가 부인의 아들 시몽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시몽은 첫눈에 폴에 반하고, 폴 역시 그의 훤칠한 외모와 풋풋한 젊음이 싫지 않습니다.
하지만 폴에겐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연상의 애인 로제가 있습니다. 폴은 로제를 사랑하면서도 점차 일을 핑계로 나도는 로제로 인해 채워지지 않은 관계의 결핍을 느낍니다. 이렇게 폴과 로제 두 사람은 많은 사랑이 그러하듯 관심과 권태 그 사이의 애매한 지점에서 방황합니다.
이런 폴의 고독을 눈치채서였을까요. 시몽은 로제의 존재를 개의치 않는 듯 더욱 과감하게 그녀에게 다가섭니다.
“당신은 로제를 사랑하지만 지금 혼자 있습니다. 당신은 일요일마다 혼자 있겠지요. 당신은 혼자 저녁 식사를 하고, 아마도…… 아마도 혼자 잠들겠지요. 하지만 저라면 당신 곁에서 잠들 겁니다. 밤새도록 당신을 품에 안고, 당신이 자는 동안 당신에게 입 맞출 겁니다. 저라면 그 이상으로도 사랑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더 이상 그렇지 않죠. 당신도 알겠지만……”
“당신에겐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없어요……”라고 말하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겐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제겐 당신을 사랑할 권리가 있고 할 수만 있다면 그에게서 당신을 빼앗아 올 권리가 있습니다.” – 제 6장 중 발췌
열네 살 연하 꽃미남 청년의 패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녀를 사랑할 권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폴에게 과분한 이 로제라는 늙은이(?)로부터 그녀를 빼앗아 오겠노라 선언합니다. 폴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결국 로제와의 관계가 냉담해진 사이 폴은 시몽과의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나 빠르게 달아오른 사랑의 열기는 그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식습니다. 젊고 사랑스러운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이 어린 청년의 사랑은 폴에게 어쩐지 맞지 않은 옷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식당에서 폴과 시몽 그리고 로제 세 사람의 우연한 해후가 이루어집니다. 폴 곁에는 시몽이 있었고, 로제 곁에는 또 다른 여자가 있었지요. 여기서 폴은 자신이 여전히 로제를 가슴 한 켠에 남겨두고 있었고, 심지어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시몽은 단호한 목소리로 마실 것을 주문했고, 다른 탁자에서 로제는 함께 온 여자에게 어떤 칵테일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이윽고 폴은 시선을 들어 시몽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 다음 로제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로제를 사랑하고 있었다. 식당 문 앞에서, 특유의 고집스러운 태도를 지닌 그를 보자마자 그녀는 그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녀는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 제18장 중 발췌
이렇게 폴은 새롭게 찾아온 사랑과 금세 이별을 고하고 익숙했던 과거로 회귀합니다.
사강은 이 작품에서 사랑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나 교훈이 아니라 단지 이 복잡미묘한 감정선의 묘사, 즉 덧없고 변하기 쉬우며 불안정하고 미묘한 사람 사이의 감정*의 묘사에 집중했습니다.
(*김남주 작가 변역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작품 해설, p. 155, 민음사, 2008)
▲사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굿바이 어게인』 중 한 장면. 원작에서 이들 세 남녀는 파리 시내의 한 식당에서 우연한 해후를 하고, 폴은 자신이 아직 로제를 사랑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출처: SensCritique)
예전의 문학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파격적 시도는 당시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고 사강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아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드리지 못했네요. 왜 사강(작중 시몽)의 선택이 하필이면 ‘브람스’였는지요.
스승의 딸, 스승의 아내를 사랑하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발표된 1959년으로부터 시계 바늘을 약 100년쯤 뒤로 돌리고 장소를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옮겨 보면, 폴과 로제 그리고 시몽의 삼각관계가 묘하게 오버랩 되는 세 남녀가 있습니다.
바로 당대 최고의 음악가 커플 로베르트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과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Clara Josephine Wieck Schumann, 1819~1896) 그리고 슈만의 제자였던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가 그들입니다.
연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 슈만은 ‘세기의 음악가 커플’로 유명하지요. 한때 ‘슈만과 클라라’라는 상호를 단 카페가 성업하던 시절도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두 사람의 출생연도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두 사람의 나이 차는 꽤 큽니다. 이는 슈만이 자기 스승 자택에서 교습을 받다 스승의 (매우)어린 딸과 눈이 맞은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슈만의 나이가 18세였으니 클라라는 9살,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2학년에 불과했습니다.
어쨌든 둘은 남들이 뭐라 하든 꿋꿋하게 사랑을 키워나갔고 결국 클라라가 21세가 되던 해, 아버지 프리드리히 비크(슈만에게는 스승이자 장인)의 거센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 결혼에 성공합니다. 결혼 직후 몇 년간 두 사람이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지는 않았습니다.
슈만의 짧은 생애 중 후반 몇 년간은 신경쇠약으로 인한 정신병 증세로 그의 아내와 가족에겐 처절한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때 클라라와 그 자녀들을 보살핀 사람이 바로 브람스였습니다.
슈만과 브람스가 처음 만난 것은 브람스의 나이 20살 때입니다. 슈만은 브람스의 천재성에 매료되어 당시 무명이던 브람스의 출세길을 터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슈만은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습니다.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라인강에 몸을 던져 자살을 시도하고 이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몇 년 뒤 그곳에서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유로화 이전 옛 독일 마르크화에 초상이 새겨진 유일한 여성 클라라 슈만. 남편 이상의 재능과 지성, 미모를 겸비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지만 당시엔 여성이라는 이유로 크게 빚을 보진 못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아버지와 소송까지 벌여가며 얻은 사랑이었지만 클라라는 결국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당시 여성 혼자의 몸으로 한 가정을 꾸려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이때 브람스는 클라라 곁에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며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을 보살핍니다.
단지 스승에 대한 보은의 의미만은 아니었습니다. (오래전 슈만이 그랬듯) 청년 브람스에게 스승의 아내 클라라는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여인’이자 음악적 이상향을 공유할 수 있는 동지이고, 자신의 음악적 입지를 다져줄 스타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입니다. (※클라라는 유로화가 통용되기 전, 독일 마르크화에 초상이 새겨진 유일한 여성이었습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도 화폐에 여성의 초상이 새겨진 사례가 극히 드물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독일 음악계에서 클라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승의 아내에게 연정을 품은 브람스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열렬한 사랑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이란 단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수식어를 사용해 당신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오래전 슈만이 스승의 딸과 사랑에 빠졌다면, 브람스는 스승의 아내와 사랑에 빠진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클라라와 브람스의 나이 차가 14살입니다. 아하, 폴과 시몽의 나이도 딱 14살 차이가 나는군요.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당시 클라라 곁에는 슈만이 있었고, 폴 곁에는 로제가 있었지요. 이렇게 100년의 시차를 두고 세 남녀의 나이와 입장이 정확히 평행을 이룹니다.
여기서 우리는 시몽이 폴과의 첫 데이트가 될 콘서트에 그녀를 초대하면서 수많은 작곡가 중 굳이 브람스를 선택해, ‘브람스를 좋아하나요?”라고 물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시몽 그 자신이 브람스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시몽은 자신을 한 남자의 아내이자 14살이나 연상인 여인을 사랑하는, 그러나 본인이 가진 것이라고는 젊고 유망하다는 것 외엔 경쟁자(?)보다 턱없이 부족한 브람스와 자신을 동일시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Frei Aber Einsam)
하지만 브람스는 시몽처럼 앞뒤 재지 않고 저돌적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의 애인으로부터 당신을 빼앗아올 수도 있다’라고 주장하는 그런 패기 넘치는 청년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습니다.
그의 작품 활동 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걱정 많고 소심한 성격에 항상 우수와 고독에 차 있었던 인물이 바로 브람스였습니다. 클라라를 그토록 연모했음에도, 평생 그녀의 곁을 지켰음에도 ─ 마치 폴이 시몽의 사랑에 흔들리면서도 결국은 로제라는 안식처로 회귀한 것과 마찬가지로 ─ 그녀가 여생을 슈만 부인으로 살기를 원하자 그 이상의 선을 넘지는 않았습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클라라와는 오직 음악으로, 정신으로 교감할 뿐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의 요하네스 브람스. 브람스가 21세가 되던 해 스승 슈만은 라인강에 몸을 던진 뒤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피 끓는 청춘이던 브람스에게 연적이 사라진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었으나 그는 클라라 곁에만 머물며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두 사람은 이처럼 평생 플라토닉한 사랑 속에서 애틋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클라라가 먼저 세상을 뜨자 브람스 역시 그녀의 뒤를 쫓아가듯 11개월 뒤 타계합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평생 근거리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이 소심한 남자 브람스는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조금은 바보 같고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왜 사랑을 쟁취하지 않는가!)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성격의 소유자였기에 그의 내면으로부터 그토록 아름답고 서정적인 작품들이 많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브람스가 평소 좋아하던 모토가 있습니다.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
독일어 ‘Frei Aber Einsam’으로 번역되는 이 문구는 고독한 소심남으로 평생을 한결같이 살아온 브람스를 상징하는 모토입니다. 브람스는 이 구절의 첫 글자 F-A-E를 독일식 계이름으로 적용한 모티브(F-파, A-라, E-미)를 자신의 현악사중주 작품에 삽입하기도 했지요. F-A-E는 평생 독신으로 살며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고독을 즐겼던 브람스의 삶을 예술을 한마디로 함축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이 브람스란 남자, 알면 알수록 가을이란 계절과 참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가을이 시작되면 언제나 저는 브람스의 음악을 찾아 듣게 됩니다. 이 가을의 고독과 애수, 낭만을 만끽하는데 브람스의 음악만큼 좋은 친구가 없는 듯합니다.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다시 소설로 잠깐 돌아와 보겠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제6장에 등장하는 플레옐 홀 콘서트 장면에서 폴과 시몽 두 사람은 과연 브람스의 어떤 곡을 듣고 있었을까요? 사실 작품 속에서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정확히 이야기된 바는 없습니다. 사강은 다만 ‘브람스 협주곡’이라는 표현만 모호하게 적어두었습니다.
▲개선문 광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파리 유일의 관현악 전용 콘서트홀 <플레옐 홀>. 피아노 제작사인 플레옐社가 설립한 이 콘서트홀은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문 파리 오케스트라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출처: 플레옐 홀 공식 홈페이지)
‘협주곡(concerto)’이라 하면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할 솔로이스트(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 같은)도 함께 등장하기 마련인데, 작품 속에는 그런 묘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그날 플레옐 홀에서 두 사람이 들었던 곡은 브람스의 협주곡이 아니라 교향곡(symphony)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플레옐 홀은 지금도 존재하는 파리 유일의 심포니 전용 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영화화한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영화 『굿바이 어게인(1961년 작, 유럽에서는 소설 원제 그대로 『Aimez-vous Brahms?』로 개봉)』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곡 제3번(Symphony No. 3 in F major, op. 90)의 3악장 포코 알레그레토(poco allegretto, 조금 빠르게)가 배경음악으로 반복적으로 사용됩니다. 포코 알레그레토 악장은 브람스의 수많은 관현악곡 중에서도 브람스적 멜랑콜리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인데요. 소설 그 어디에도 이 곡이 연주되었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만약 폴과 시몽이 플레옐 홀에서 만난 그날 연주되었어야 할 브람스의 작품을 하나 꼽으라면 이 곡이 가장 제격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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