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7-08 : 2000년 칸 국제광고제 참관기 - 라이온에게는뭔가특별한이유가있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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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규국장/CD (김원규 CD)

아직도 그들만의 잔치인가?

세계 광고인의 축제인 2000년 제 47회 칸 국제광고제’가 지난 6월 19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의 남부 휴양도시 칸(Cannes)에서 개최되었다. 필름 5,757편, 인쇄 & 포스터 9,040편, 사이버 1,048편, 미디어 502편이 출품된 이번 광고제는 그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최고의 권위와 영향력을 발휘하는 광고인의 축제라고할수있었다.

세계 75개국에서 몰려온 9000여 명의 광고관계자들은 매일 ‘팔레 데 페스티발’의 4개 극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세미나에 참가하거나 각국의 작품을 보면서 박수와 갈채를 보냈다. 먼저 인쇄 & 포스터 부문을 살펴보면 그동안 금상, 은상을 휩쓴 전통적 강국인 미국이 금상 2개, 은상 2개에 그치고 동상에 많이 랭크되어 약세를 면치 못한 반면, 영국과 브라질은 의외의 성적을 거두어 광고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특히 영국은 인쇄 & 포스터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등 금상 8개를 포함하여 19개의 수상작을 냈고,남미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브라질은 금상 5개의 영예에이어 22개의사자를안았다.

영예의 그랑프리는 영국 Lowe Lintas가 만든 6개의포스터로이루어진맥주회사 Whitbread의 ‘STELLA ARTOIS’가차지했다<광고 1>

인쇄 & 포스터 부문 심사위원장인 Marcello Serpa는 이 캠페인을 심사위원들이 선정하는데 단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은 ‘정말 완벽한 수상작’이라 평했다고 행사장 공식 소식지인 LIONS Daily가 전했다. 이 부문에서 133개의 라이온즈가 21개국에서 나왔는데 수상국이 세계 전역으로다변화되고있어글로벌라이제이션의좋은징조라고생각되었다.

아시아권의 수상 실적을 보면, 태국이 금상을 수상했고 일본이 3년간의 침묵을 깨고 금상 하나를 건졌으며, 싱가포르는 경제 호황에 힘입어 1개의 은상을 포함 6개의 라이온을 가져갔다. 또한 홍콩이 은상 하나를, 중국 본토가 동상 하나를 추가했으며 말레이시아가 동상을 차지해 아시아의 저력을 발휘했다. 그런가 하면 광고 후진국으로 간주되던 칠레가 3개를 차지했고 폴란드, 핀란드, 벨기에, 노르웨이 등도 이번 광고제에서 기염을 토했다. 세계 전역에서 수상의 기쁨을 맛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인쇄 & 포스터 부문에 77편을 출품했지만 모두 본선 진출에도 실패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올해도 우리나라는 남의 잔치에 박수만 친 꼴이 되고 말았다. LIONS Daily는 심사위원장인 Serpa에게 최근 크리에이티브의 트렌드를 질문했는데 그는 단언적으로 이렇게 답변했다. “좋은 광고는 트렌드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광고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는 처음으로 그것이 새롭게 등장할 때만이 가치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트렌드에 뒤떨어져서 수상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빈곤해서라이온을거머쥐지못했다는반성이들었다.

필름 부문의 그랑프리는 미국 DDB 시카고가 1월 슈퍼볼 경기 때 선보인 Budweiser의 ‘Whassup?’이 차지했는데, 그 캠페인 디렉터인 Charles Stone은 인터뷰에서 이 광고가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리얼리즘’이라고 말했다. 10개로 구성되어 있는 이 캠페인은 버드와이저의 매출을 엄청나게 신장시켰으며, 컬트영화처럼 숭배자(?)가 나타났고, 패러디 웹사이트까지 생겼을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필름 부문의 수상 현황을 보면 미국이 인쇄 & 포스터 부문에서의 부진을 씻고 25개의 라이온을 차지했으며, 영국이 뒤를 이어 24개의 라이온을 안았다. 스페인이 8개, 프랑스가 7개, 브라질이 4개의 라이온을 차지한 것이 괄목할 만하며, 금상을 하나씩 수상한 싱가포르와 콜롬비아도 주목을 끌었다. 필름 부문에서도 19개국이 라이온을 수상함으로써 2000년 칸 국제광고제는 크리에이티브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시작이라고 보는 시각들도 많았다. 2, 3개국이 수상을 독식하던 몇년 전과 비교할 때 과히 혁신적인 변화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세계화 경향이 뚜렷한 올해 우리나라는 필름 부문에도 59편을 출품했지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우리나라 작품들은 현장에서 출품된 작품들과 비교해서 보면 우선 카피의 양이 많아 너무나 설명적이었고, 광고의 목표가 불분명해 아이디어가 집중되지 못했다는 약점이 지적됐다.즉,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반대로 나타나 빼야 할 것은 버젓이 남아 있고 없어도 될 것은 역으로 사족처럼 남아 있어 무미건조한 광고가 많지 않았나 여겨지는 것이다.

1998년부터 신설된 사이버광고 부문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이제 그것이 세계적인 추세임을 알 수 있었다. 신설 첫해 401편에 불과했지만 1999년에는 592편으로 느슨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올해는 무려 2배에 가까운 1,048편이 출품되었다. 특히 클릭을 유도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보는 순간 눈길을 사로잡는 웹사이트, 배너광고들이 많아 심사에어려움을겪었다는뒷얘기도나왔다.

박수와 갈채속에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제 아이디어가 독특하거나 박수와 갈채를 많은 받은 작품에 대해서 벤치마킹 차원에서 소개할까 한다. 사실 수상한 작품 중에는 우리에게는 심의라는 잣대로 가위질을 한다면 햇빛을 보지 못할 것도 많았다는것도짚고넘어가야할대목

먼저 <광고1>은 인쇄 & 포스터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안은 STELLA ARTOIS이다. 얼마나 마시고 싶었으면 그 비싼 자동차나 기타, 의자, 오토바이에 흠집을 내면서 따겠는가? 역설이 있어서 좋았고 생활이 있어서 공감이 갔다. 우리도 따개가 없으면 숟가락을 이용하거나 그것도 없으면 광고처럼 자동차나 기타까지에는 못미치지만 물건 모서리를 이용해서 따지 않는가! 출품된 6개 작품 모두가 ‘Reassuringly Expensive’라는 똑같은 카피로 구성되어 있는 캠페인 광고이다. 특히, 지면 광고에서 나타난 뚜렷한 경향은 이 작품이 시사하는 것처럼 단품 아이디어가 아닌 시리즈로 집행된 캠페인 광고이고 카피는 극도로 절제되어있어간결하고보기에편했다는점이다.


<광고 2>는 비주얼만 보아도 한 눈에 아이디어를 알 수 있는 명확한 광고이다. 프렌치프라이나 고기는 조금 있고 HEINZ케찹이 메인으로 접시에 가득하다.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그렇게 특별한 아이디어로 느껴지지 않지만 곱씹어보면반전과의외성이광고를맛있게한다.


<광고 3>은 Barnardo’s가 아동 학대라는 사회문제를 고발한 충격적인 광고이다. 아동학대가 결국은 마약상용자가 되게하고, 감옥신세를 지게 하며, 알코올 중독자에 자살 충동까지 일으키게 하고, 집이 없어 길거리를 전전긍긍하게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주사기로 금방이라도 팔에 마약을 주사할 것 같은 아이의 휑한 눈빛이 마음을 아프게 하며, 철창신세를 지고 있는 처량한 모습이나, 술에 만취되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사람과 고층 빌딩에서 뛰어 내릴 것 같은 자살기도 모습에서아동학대의심각성을강력하게말하고있다.


<광고4>는 생태계 파괴를 고발하는 광고이다. “단지 나무를 죽이는게 아니라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다”라는 카피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단순히 나무 한그루를 베는 것이 아니라 그속에 살고 있는 새나 동물들이 하나 둘씩 함께 사라져 간다는 메시지를, 알기 쉽게 나무로 사라져 가는 동물들의 형상을 만들어 고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특히 전시장에서탄식을자아내게한작품으로기억된다.


<광고 5>는 “귀찮은 눈?”이라는 헤드라인이 중의적으로 사용된 재미있는 광고이다. 전시장에서도 보는 사람마다 포복절도한 작품. 눈병이 난 미국인들이 성가시고 귀찮아서 탄식으로 내뱉는 말, 즉 “IRRITATING EYES?”가 실제 눈으로 성가신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신호를 볼 시점에 차 앞 유리창에 세척액을 뿌리고 청소해주는 대가로 손을 벌리는 귀찮은 눈이 나오고, 신문을 보는데 뒤에서 훔쳐보는 눈이나, 탬버린으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을 방해하는 눈, 커피를 마시면서 공사를 지연시키는 눈이 재미있게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안약 광고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있다는사실에탄식이절로나왔다.


<광고 6>은 Cesar이라는 개밥 광고인데, 개가 주인을 닮아도 웃음이 나오게 할텐데 이 광고는 주인이 개를 닮아 폭소를 자아내게 한 작품이다. 정말 모델 캐스팅이나 완성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작품인데, 특히 개가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서양인들에게는 더욱더공감이가리라생각되었다.


<광고 7>은 타깃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캠페인으로 각광받고 있는 KOOKAI이다. “남자를 구하자!”라는 근엄한 슬로건에 애처롭기 짝이 없는 남자들이 여자들에 의해서 구원되는 것을 극과장의 비주얼로 보여주고 있다.손톱 밑 때만큼도 못한 남자, 샤워실 수채 구멍의 머리카락에 휩싸인 남자가 여자의 손길에 구원되는 모습이 통쾌한심리보상을해주리라는기대와믿음을갖게한다.

<광고 8>은 뫼비우스 띠라는 너무 흔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제품과의 관련성이 뛰어나 수상한 작품이라고 보여진다. 해외 출장가서 한번쯤은 팀원 선물로 샀을 법한 BiC 볼펜-오래 쓸 수 있다는 컨셉트를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부러웠다. 다음은 필름 부문 주요 작품을 소개해 보겠다. 우선 그랑프리 작 ‘Whassup’이다. 이 작품은 DDB 시카고가 만든 버드와이저 캠페인으로 그랑프리와 기자상을 함께 수상해 빛을 더했다(이 광고는 2000 클리오 국제광고제의 TV 부문에서도영예의대상을낚았다-편집자주)

<광고 9>. 우리 실생활에서 언제든지 있음직한 상황이요, 순간들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려 재미있게 소구하고 있다. 네 녀석들이 그냥 모여 있고 그들만의 우정을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여 무슨 특별한 축하 파티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화기로 “Whassup”하며 껄껄거린다. 기분 좋은 광고요, 회사나 브랜드에게는 호의도를높일수있는광고로평가하고싶다.


<광고 10>은 얇아서 감촉이 좋다고 소구하는 콘돔광고이다. 콘돔 하나가 화면에 던져지면 남자가 잡아서 뜯는다. 사람들은 모두 성기에사용할 줄 기대하지만 그는 손가락에 끼운다.여자의 신음 소리가 간간이 들리면서 그는 어딘가에 손을 지그시 누른다. 손을 떼자 지문이 선명한 손도장이 찍혀 있다. 콘돔을 끼웠는데도 지문이 나타날 정도라면 얼마나 얇겠는가? 현장에서숨죽이고보다가박수가터져나온작품이었다.



<광고 11>은 인터넷 경매 업체인 aucland의 광고로 돈이면 뭐든지 살 수 있다는 카피, 즉 “everything is for sale it’s just a matter of price”가 코믹하게 전개되고 있다. 불에 휩싸인 건물에 소방관들이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연기가 자욱한 창가에서 여자가 무어라고 외치자 소방관들이 달려와 구조그물을 친다. 안심하고 뛰어내리는 순간 누군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르자 그 사람에게로 달려가 버린다. 경매업체의 속성을 극한상황으로 연출해 소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위에서 소개한 2개의 광고는 우리나라에서는방송불가라는판정을받았을것이다.


<광고 10>은 너무 야하다는 이유로, <광고 11>은 생명을 경시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수상작 중 많은 작품들은 우리의 기준으로 본다면 이렇게 방송불가인 작품도 많았다. 심의가 결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의 제한 요소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제는 조금은 유연하고 탄력적인심의가필요함을새삼느끼게해주는대목이었다.

<광고12>는 기대에 대한 배반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야생동물을 이동하는 대형 트럭이 조심스럽게 산 정상에 멈춘다. 사람들은 모두 그 속에서 사자나 호랑이가 나오길 기대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온 것은 랜드로버-. 이 깊고 험한 산에 살 수 있는 것은 호랑이, 사자와 같은 야생동물과 랜드로버라는 자신감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굳이 서스펜스가어떻고 4x4의힘이어떻고는사족에불과하다.


<광고 13>은 벤츠의 뛰어난 제동력을 소구한 것이다. 도심 속을 롤러브레이드로 질주하는 청년이 있다. 요리조리 묘기 부리듯 달리는 모습이 멋있게도 보이고 때로는 아주 위험하게도 보인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자동차와 정면 충돌할 위기에 처한다. 보는 사람들은 아마도 사고를 당하겠구나 하고 눈을 감아버린다. 그 순간 차가 멈추고 청년이살았구나하고안도의한숨을쉰다.


<광고 14>는 제품의 특성을 오히려 네거티브 어프로치로 소구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원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여자가 남자 친구를 초대했다. 소파에서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여자가 잠깐 자리를 비우고 Marmite를 바른 빵 한조각을 와삭 베어 먹는다. 그리고 남자와 정열적인 키스가 이어지는데 갑자기 남자가 “으윽”하고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 한다. 제품이디스플레이되면서카피가한줄뜬다. “you either LOVE it or HATE it.”


<광고15>는 마약방지 공익 캠페인으로 콜롬비아에서 출품한 작품이다.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안, 마약흡연자의 눈에 뭔가가 구미를 댕긴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보다가 앞에 서있는 사람의 어깨 위에 떨어진 비듬을 코카인처럼 코로 빨아드린다. 얼마나 끊기어려운마약인가를역설적으로보여주고있다.


<광고 16>은 어프로치 방법이 색달라서 소개한다. 자동차 렌탈회사인 Budget의 서비스 정신을 소구한 내용이다. 사무실에서 자사 차를 렌탈한 운전자들에게 최상의 기분이 들게 하는 방법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특히 고급 기종을 렌탈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토의된다. 예를 들면 고급 가죽시트와 CD 플레이어를 갖추고 완벽한 세차까지 하고 그것도 모자라 거기에 로만향 치료 촛불까지 해놓자고 한다. 그리고 직접 실험해 보지만, 촛불 향이 운전자를 졸리게 해 사고날 확률이 있다는 판단을 한다. 그래서 촛불을 빼기로 한다는 내용. 그리고는 이렇게 정성을 다하는 Budget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시리즈를 보자. 이번엔 삼림경비대원을 위한 차는 어떤 것이 좋을까라는 것을 두고 회의가 시작되었다. 험한 산을 달려야 하니까 4x4가 좋겠고, 힘이 좋아야 한다고 하면서 그럼 우리가 직접 경비대원이 되어서 실험을 해보자고 한다.한사람이 산에 올라가 마침 내려온 곰을 보고 먹이를 주자 얼굴에 오물을 다 토해놓는다. 컷이 반전되면 사무실 상황으로 바뀌고 봉변 당한 회사원이 “경비대원이될필요는없겠다”고말을한다.


이 정도로 고객에게 신경을 쓰는 회사가 있다면누가다른회사로발길을돌리겠는가?

크리에이티브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이뤄지고 있는가?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크리에이티브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특히, 작년과 올해 라이온을 수상한 국가가 다양화되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해당 국가의 로컬 대행사가 아닌 대부분 월드 와이드 대행사의 출품작이라, 단적으로 말하긴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노하우와 자신감이 쌓여서결국은자기화된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제국의 중심에서 브라질을 선두로 라틴 돌풍이 일어나고 있고, 일본, 태국, 중국, 싱가포르 중심으로 아시아의 저력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칸 국제광고제에서는 남미 최초로 브라질의 Serpa씨가 인쇄 & 포스터 부문 심사위원장의 영예를 안아 미국, 유럽 중심의 심사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는데, 이런 움직임은앞으로도지속되리라예상된다.

아울러 행사 기간중에 일본 덴츠(電通)가 칼튼 호텔에서 실시한 자사 IR이 성황을 이룬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며, 또 현장에서 세계 광고인을 대상으로 전개한 일본의 15초 광고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토론도 같은 차원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30년간 일본은 15초 짜리 TV 커머셜이 지배적으로 많았다. 그 이유는 일본의 주도적인 산업인 자동차와 전자산업이 새로운 모델이나 기능을 런칭하면서그때마다소비자들과커뮤니케이션해야하기때문에 15초가유리했다는것이다.
또한 15초라는 짧은 CF가 정착하게 된 데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俳句, 5·7·5의 17음으로 만드는 단시)’가 유행해, 압축된 메시지를 읽어내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는, 일본 특유의 문화적 배경도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15초 TV 광고는 그런 배경속에서 발전했는데, 일본의 15초 광고를 보고 세계의 광고인들은 이 짧은 포맷에 대한 노하우를 배워 자기 나라에세도 활성화시켜 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LIONS Daily는 전하고 있다.

아직도 IMF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린 어떠했는가? 올해 우리나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매년 칸 국제광고제가 끝나면 으레 똑같은 분석들을 하는데 그런 이유들은 매년 이야기됐으므로 언급하지 않고, 거기에 조금 다른 분석을 추가하면 그것은 IMF의 영향이라고감히말하고싶다.

물론 우리나라가 암담한 IMF 그늘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광고는 IMF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즉, 불황기의 영향으로 아직도 영업 메시지가 강한 광고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크리에이티브의 질 향상에 큰 걸림돌이 됐다고 분석하고 싶다. 여하튼 본선에 한 작품도 올리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아직 멀었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아직도 대원군처럼 수구적인 사고로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어프로치가 따로 있는것처럼치부하면안될것이다.

이미 광고량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광고 선진국 수준이다. 이제, 이에 걸맞는 크리에이티브의 질적향상이 우리의 과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제 광고회사간의 순위 매김이 단지 취급고의 서열 순서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성공 캠페인이라는 잣대로 평가받아 클라이언트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받아야할때가왔다고생각된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