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 줘서 고마워, 내 취향을 위한 독립서점 트렌드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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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주목받는 트렌드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독립서점인데요. 독립서점은 2030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고, 독립출판물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생소하지만 어느새 우리 곁으로 다가온 독립서점, 과연 어떤 매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는지 HS애드 블로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왜 독립서점인가?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고,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을 가진 책의 균일화에서 벗어난 서점을 우리는 독립서점이라고 부릅니다. 대형 체인을 가지고 있거나 온라인 서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베스트셀러를 위주로 진열해 판매하는 것도 아닙니다. 독특하거나, 전문적이거나 혹은 독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책을 추천하고, 책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서교동 건축책방 ‘안도북스’에서 저자 유현준 교수와 북 토크를 하는 독자들 (출처: EBS 발견의 기쁨 동네책방 3화 건축가 유현준과 찾은 건축 책방)▲ 서교동 건축책방 ‘안도북스’에서 저자 유현준 교수와 북 토크를 하는 독자들 (출처: EBS 발견의 기쁨 동네책방 3화 건축가 유현준과 찾은 건축 책방)

독립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적인 서점의 쇠퇴기와 맞물려 발전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책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으며, 책을 읽어야 할 인구의 감소 또한 오프라인 서점의 운영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거기에 온라인 서점이 당일 배송을 제공해 오프라인에서 책을 골라야 하는 사람들의 시간도 절약해 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책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온라인 서점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죠.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온라인 서점 이용이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은 33.9%였지만 2017년에는 48.5%로 증가했다고 합니다(2017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응답자 1,000명).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양이 전문 서점 ‘슈뢰딩거’, 한옥책방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영화 전문 서점 ‘관객의 취향’, 역사 전문 책방 ‘역사책방' 내부 모습 (출처: 해외문화홍보원)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서점들은 서점 주인의 개성에 맞춰 새롭게 탈바꿈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학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고요서사’, 추리소설 전문 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밤에만 영업하는 심야책방 ‘밤의 서점’, 책과 함께 맥주도 파는 서점 ‘북바이북’, 고양이 전문 서점 ‘슈뢰딩거’, 예쁜 잡화와 소품도 함께 판매하는 데메테르앤드 같이 다양한 특징을 지닌 독립 서점들이 탄생했습니다. 이곳들은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책과 문화를 결합한 공간의 역할을 자처하며 작가를 초청한 소규모 낭독회를 열거나, 같은 취미의 책을 읽는 사람들과 소모임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독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운영방식 덕분에 ‘트렌드 서점’, ‘큐레이션 서점’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독립서점의 방향을 제시한 뉴욕 ‘맥널리 잭슨’

미국은 세계적으로 출판 분야가 발달한 곳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꼽히는 독립서점은 뉴욕의 맥널리 잭슨(Mcnally Jackson)인데요. 2004년 처음 문을 연 이 서점은 가장 뉴욕다운 서점이라 불리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서점에서는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출판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콘텐츠를 출판할 수 있도록 돕고, 뉴요커의 관심사를 시의성 있게 다루는 각종 프로그램도 마련합니다. 한국의 소규모 독립서점과는 다르게 지상 1층과 지하 1층의 공간으로 운영 중이며, 전 세계의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독자에게 선보입니다. 


▲ 다양한 이벤트로 독립서점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뉴욕 대표 독립 서점 맥널리 잭슨 (출처: 맥널리 잭슨 인스타그램)

맥널리 잭슨의 가장 큰 특징은 개개인의 출판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에스프레소 책 머신’이라 불리는 기계를 통해 작가의 개성이 담긴 작고 얇은 독립 출판물 ‘챕북(chap)’을 선보였고, 2017년 상반기까지 7만 2천여 권의 책을 생산했습니다. 지금은 이 기계 대신 개인 출판을 지원하는 것으로 방식을 바꾸었지만, 아직도 ‘개성이 담긴 개인의 출판’에 맥널리 잭슨이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서점 지하에서는 상시 북클럽 이벤트가 열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서점 대표인 사라 맥널리(Sarah Mcnally)가 직접 운영하는 해외 문학 북클럽이 열립니다. 이 외에도 책과 관련된 전문가 혹은 타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신진 작가와의 이벤트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독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독립서점과 독립 출판물이 뜬다

크게 늘어나는 독립서점 숫자 추이와 비럐해서 독립 출판물 또한 성장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18년 2월에 출시되어 대형 서점의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른데 이어 두 번째 책도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며느라기>, <3g>, <달의 조각> 등 다양한 독립출판물이 독자들의 사랑을 인정받아 대형서점에서도 그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 독립출판물로 세상에 등장했으나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며느라기>

독립서점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독립서점의 성격에 맞는 저자를 초대해 서점을 소개하는 EBS의 ‘발견의 기쁨, 동네책방’, 서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는 JTBC의 ‘장동건의 백 투 더 북스’뿐만 아니라, MBC의 ‘같이펀딩’에서도 동네 책방을 소개했습니다.  

이렇듯 독립서점과 출판물에 관심이 커진 것은 1인 미디어 시대와 연관이 깊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강해지고, 개인은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얻길 원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니즈와 맞물려 독립서점이 주목받으면서 개성이 담긴 출판물 역시 독자들에게 사랑받게 된 것입니다.
독립출판 또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해방촌에 위치한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는 개인출판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4주간의 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클래스가 부담된다면 온라인에서 조언을 구해 책을 출판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독립서점, 앞으로도 괜찮을까?

새로운 시대,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독립서점이 앞으로도 독자들과 꾸준히 만날 수 있을까요? 아쉬운 것은 늘어나는 독립서점 만큼 폐업도 많다는 것입니다. 
독립서점의 휴ㆍ폐업률이 늘어나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책을 살 때 사람들은 지금까지 할인을 받아서 구매했기 때문에, 독립서점에서도 할인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에서 그렇듯 공짜로 책을 보는 습관, 종이책 자체의 소비가 줄어드는 등의 영향으로 독립서점이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죠.
지자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책도 마련해 독립서점의 열기가 꺼지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 영세 헌책방과 연대해 다양한 종류의 책 12만 권을 구비하고 독립출판물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책방과 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합니다(출처: 서울책보고 홈페이지)


이 독립서점을 추천합니다

책을 사랑하고 문화를 즐기는 HS애드인 중에도 독립서점의 단골 손님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독립서점 중에서도 HS애드가 추천하는 독립서점 3곳을 소개합니다.


1) 미스터리한 추리 소설로의 초대, 신촌 기차역 미스터리 유니온

신촌 기차역과 이화여대 정문 사이의 골목길에는 미스터리한 추리 소설로 가득한 작은 책방이 있습니다. 나무문과 조명으로 장식된 이 서점은 입구에서부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뿜어냅니다. 


▲ 신촌 기차역 골목에 위치한 추리소설 전문 독립책방 미스터리 유니온 (출처: 미스터리 유니온 인스타그램)

이곳은 바로 HS애드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CD가 추리소설에 대한 애정으로 2016년 8월에 문을 연 미스터리 유니온입니다. 좁고 깊은 서점에 들어서면 전 세계 2,000여 권의 미스터리 서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소재별, 국가별로 정리된 서고는 방문객에게 미스터리의 방대함을 느낄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미스터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나, 미스터리에 이제 막 관심을 갖게 되신 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추천해 드립니다.

미스터리 유니온 02-6080-7040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인스타그램@mysteryunionbook


2) 경의선 책거리에서 만나는 도시 인문학 서점, 책방 연희

두 번째 추천 서점은 경의선 책거리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책방 연희입니다. 도시 인문학이라는 범상치 않은 주제를 바탕으로 직접 책을 쓰는 작가이자 책방 운영까지 담당하는 구선아 대표는 도시 인문학을 도시에서 자주적, 독립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책방 연희는 서점이라기보다는 커뮤니티 플랫폼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서, 클래스나 커뮤니티 모임, 북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 도시 인문학을 주로 소개하는 책방 연희. 책으로 플레이하다, 논다는 뜻을 담고 있는 책방 연희는 경의선 책거리에 위치합니다 (출처: 책방 연희 페이스북)

도시 인문학이라는 학문은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책방 연희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도시 속 만남과 문화’ 등으로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기록의 즐거움이나 배움의 신선함 등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분들에게 방문을 권합니다.

책방 연희 010-8411-5501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5길 3 B1F 

인스타그램@chaegbangyeonhui


3) 약과 책을 한 번에 처방받는 곳,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책방은 대놓고 투잡러, 약사 겸 책방대표 박휼륭 씨가 운영 중인 아직 독립 못 한 책방입니다. 샵인 샵 형태로 이루어진 이 책방은 공덕역 대로변에 위치한 푸른 약국 안, 한 쪽에 위치합니다. HS애드에서는 걸어서 5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이 책을 보려고 책방을 차렸다는 이곳은 심리와 건강 분야에서 출발해 문학까지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보고 싶은 책을 보기 위해 책방 주인까지 겸업하게 된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공덕역 대로변 푸른약국 안에 있습니다 (출처: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인스타그램)

아직 독립 못 한 책방은 독자와 책방지기, 약사를 넘나드는 3가지 자아가 엿보이는 인스타그램 운영으로 많은 독자에게 친근함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몸을 위한 처방은 물론 마음을 위한 처방까지 필요한 분에게 이 책방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90 푸른약국 안

인스타그램@a_dok_bang


▲ 전국의 독립서점 위치와 주요 분야 정보를 소개하는 웹페이지 독립서점 (출처: 독립서점 홈페이지 https://www.bookshopmap.com/)

이 외에도 전국에는 540여 개의 독립서점이 존재하고, 다양한 책을 소개하며 독자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 주변에는 어떤 독립서점이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동네서점이라는 홈페이지를 방문해, 취향에 맞는 주변 독립서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이 주는 즐거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독립서점, 이번 주말에 방문해 보면 어떨까요?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