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J를 위한 데이터 통합, 어디까지 왔나? 데이터 기반 광고 마케팅의 가능성과 광고대행사의 역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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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010년경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생산해내기 시작한 막대한 양의 인터넷 사용자 데이터, 그리고 비슷한 시기 맥켄지의 Consumer Decision Journey(이하 CDJ) 모델이 소개되면서, 소위 빅데이터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CDJ는 애초에 그 개념이 새로운 것이었다기 보다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하게 되면서, 그리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IT 기술에 의해 개별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를 낳았습니다.  

애초에 소비자 여행(Consumer Journey)이라는 개념 그리고 그에 따른 소비자 경험(Customer experience)이란 용어는 인터넷 플랫폼상에서 이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자는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UX) 개념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소비자의 플랫폼 경험이 궁극적인 마케팅 활동의 주요한 축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미디어 플래너들이 프리젠테이션에서 많이 쓰던 유명한 문구가 있습니다. 19세기 필라델피아의 소매상이었던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가 말했던 “나는 우리 광고 예산의 절반이 낭비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어떤 절반인지 모른다는 거죠(Half the money I spend on advertising is wasted; the trouble is I don't know which half)”라는 문구입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은 이러한 미디어 플래닝의 한계에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ROI(Return on Investment)가 명확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개개인의 의사결정 과정(Decision Journey)을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매스 마케팅에 낭비되는 예산을 최소화하고 적확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황한 옛날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2019년 이 시점에서 약 10년 전에 그렸던 데이터 기반 CDJ 마케팅이 얼마나 현실화되었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말 그대로 엄청난 사용자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케터들은, 그리고 좀 더 좁혀보자면 광고대행사들은 무한정 생산되는 데이터로 인해 새로운 혁신을 이루어 가고 있나요?


Duopoly or Triopoly 

인터넷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위 두 단어를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먼저 Duopoly는 2개의 기업에 의한 독과점이라는 뜻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인터넷 데이터 시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2019년 현재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두 플랫폼만 통하면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90%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 Facebook vs. Google Advertising(출처: WordStream)

eMarketer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은 디지털 광고가 전통 광고를 능가하기 시작한 첫해로 기록되고 있는데요. 2023년까지는 디지털이 전체 광고비의 3분의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각각 38.2%, 22.1%로 1위와 2위의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을 보입니다.


▲ Top 5 Digital Advertising Revenue 2018-2019(출처: eMarketer)

그러나 최근 들어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마존의 부상입니다. 점유율로는 아직 8.8%에 불과하지만 그 상승률이 매우 빠르다고 합니다. eMarketer의 모니카 펄(Monica Peart)은 이 상승률을 매우 의미있는 수치로 해석했습니다. 아마존은 실시간 구매행동 데이터가 생성되는 거의 유일한 거대 플랫폼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커버하지 못하는 소비자 결정 단계를 공략할 수 있는 데이터를 광고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Duopoly보다는 아마존을 포함한 Triopoly(3개 기업에 의한 시장 독과점)로 해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서의 사용자 데이터는 이 세 개의 거대기업이 소유한 플랫폼에 의해 독과점 된 시장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들 세 개의 플랫폼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트래픽 데이터를 거의 독점(혹은 과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Duopoly와 Amazon(출처: eMarketer)


Desktop vs. Mobile

이러한 추세 속에 또 한 가지 당연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사용자의 경험이 급격히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는 현상입니다. 역시 eMarketer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사용자의 51.7%가 데스크탑이나 랩탑이 아닌 오직 모바일 기기만을 이용하여 소셜미디어에 접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추세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페이스북은 66.3%가, 트위터는 43.1%가 오직 모바일만을 이용하는 사용자라고 합니다. 따라서 주요 광고수익 또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의 경우 2019년 총 광고수익의 94%가 모바일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흥미 있는 변화의 하나는 모바일의 특성상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마케터들의 선호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핫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하나인 인스타그램의 경우 네이티브 광고 포맷인 스토리(Stories) 이용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 Instagram Stories(출처: 인스타그램)

이러한 현상이 데이터 기반 광고산업에 주는 한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사용자 데이터는 쿠키파일을 기반으로 한 트래킹(Cookie-based tracking)에 의존해 왔습니다. 즉 사용자가 어떤 특정 플랫폼에 방문시 그 플랫폼의 쿠키파일이 사용자의 브라우저에 심어져 향후 그 사용자의 모든 행동데이터를 그 플랫폼의 서버에 쌓이게끔 하는 방식이지요. 제3자 쿠키 트래킹은 사용자가 방문하지 않은 플랫폼에서의 행동 데이터도 모을 수 있는 방식으로 특히 광고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고 모으는 근본적인 기반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66%의 모바일 기기는 쿠키파일 기반의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참고 자료: Why Cookie-Based Advertising Won’t Work in 2018

그동안 웹 트래픽 데이터 수집의 주요 방식으로 쓰였던 제3자 쿠키파일 트래킹(third-party cookie tacking)에 의한 데이터 수집이 모바일로의 사용자 이동에 의해 많이 제약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그렇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자기 플랫폼에서 모이는 사용자 트래픽 데이터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굳이 제3자 쿠키 트래킹을 쓰지 않고도 방대한 자기 플랫폼 사용자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용자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브로커 

모바일 기기의 사용자 확대뿐만 아니라, 최근 광고계의 주요 이슈로 언급되는 사용자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제도 데이터 기반 광고업계에는 큰 도전의 하나입니다. 유럽에서 승인된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로 대표되는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법안은 북미 시장에서 아직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고 있지만, 이미 다양한 형태로 사용자 데이터 이용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쉽게 공유되었을 사용자 웹 트래픽 데이터가 이젠 쉽게 공유, 유통되지 않습니다. 

 만일 제3자 쿠키 기반의 사용자 데이터의 추적 및 이용이 불가능해지거나 제약된다면 기존에 현저한 제약 없이 이용해 왔던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몇 년 전 페이스북을 큰 스캔들에 빠지게 했던 캠프리지 애널리티카 같은 사건은 더 이상 일어날 수 없죠.

참고 자료: The Facebook and Cambridge Analytica scandal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규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소위 데이터 브로커로 불리는 수많은 회사가 사용자 및 소비자 데이터들을 아무런 제약 없이 모으고, 유통하고, 마케팅 활동에 이용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오라클의 블루카이 같은 DMP(Data Management Platform)들은 인터넷 사용자 및 소비자 데이터들을 모으고, 교환하고 분석함으로써 마케팅 회사에 많은 편익을 제공해왔습니다.

Programmatic 광고로 대표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광고의 기술적 진보 역시 이러한 데이터 브로커들의 역할에 일정 부분 힘입었다고 할 수 있겠죠.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광고주가 자신의 타깃 소비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디스플레이 광고를 노출하기 위해 DMP의 다양한 데이터들을 이용해 왔습니다. 광고가 노출되는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사용자 데이터뿐만 아니라 개개인 사용자의 특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모으고, 분석하여 디스플레이 광고 구매 시스템에 제공해온 것입니다. 


▲ Programmatic 광고와 DMP의 역할

데이터 동맹 혹은 전략적 제휴?

개념적으로는 디지털 광고 혹은 데이터 기반 광고는 개별 소비자의 디지털 행동들을 추적 분석하여 가장 적확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툴이지만, 결국 이러한 툴이 잘 작동하려면 양질의 대용량 소비자 데이터의 확보가 요구됩니다. 최근의 인공지능 기반 자동화 툴은 양질의 대용량 데이터만 확보된다면 충분히 개별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dobe Sensei의 새로운 모델을 보면, 브랜드 웹사이트의 다양한 콘텐츠를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툴을 이용해 개별 사용자에 최적화하여 제공하고 이를 추적, 분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Adobe Sensei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데이터는 세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1차(1st party) 데이터는 주로 광고주 웹사이트나 내부 CRM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소비자가 자사 브랜드 사이트에 방문하여 쇼핑한 기록 등입니다. 매우 퀄리티가 높지만 그 양이 한정적이고,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2차 데이터(2nd party)는 자사 시스템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매우 연관도가 높은 소스에서 발생한 데이터입니다, 예를 들어 월마트에서 발생한 자사 제품 관련 데이터나 자사 광고 트래픽 데이터 등입니다. 3차 데이터(3rd party)는 그 외 다양한 외부 데이터 소스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관련 데이터입니다. 3차 데이터는 1차 데이터보다 그 질(정확도 및 연관성 등)은 떨어지지만 양적으로는 대용량입니다. 2차 데이터는 그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1차, 2차, 3차 데이터의 정의(출처: iab Australia)

▲ 데이터 종류별 Quality와 Reach

이러한 데이터 구분은 빅데이터 시대에 어떠한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결국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핵심임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What is Big Data?)에서 보면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혹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데이터는 1차 데이터, 인터넷에서 생성되는 2차 데이터, Big Data는 3차 데이터로도 볼 수 있는데, 마케터가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와 그에 따른 데이터의 질(Quality)과 양(Quantity)에 따라 데이터 기반 마케팅 혹은 빅데이터 마케팅이 달성할 수 있는 ROI(Return on Investment)가 달라질 것입니다.  


▲ What is Big Data - 데이터의 종류(출처: Microsoft Developer)

최근 들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이러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Adobe와 Microsoft, SAP에 의해 발표된 Open Data Initiatives(이하 OPI)도 그러한 움직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Open Data Initiative(ODI)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개념은 간단합니다. 그동안 따로 분리되어 수집되고 분석되던 다양한 1차, 2차, 3차 데이터들을 한곳에 모아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여 마케팅 최적화에 이용한다는 개념입니다. 각각 CRM이나 ERP, 그리고 크리에이티브에 특화되어 있던 회사들이 모여서 각자가 보유한 데이터들을 공유하여, 개별 소비자에 대한 최적화 정도를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이들은 다른 클라우드 혹은 데이터 소스와의 연합을 지향하는 것인데요. 데이터의 질과 양이 향상될수록 CDJ상에서의 개별 소비자에 대한 예측 모델이 더욱 최적화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2019년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에 의하면 대다수의 회사가 자사의 고객 경험 최적화(Customer experience optimization)정도가 매우 미성숙(8%)하거나 상당히 미성숙(46%)하다고 평가했다고 하니, 결국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 관리가 중요한 분야가 아닐 수 없어 보입니다. 상상이겠지만, 이 데이터 연합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참가한다면(아래 그림에서 네 번째 네모에 들어간다면), 거의 완벽한 CDJ모델의 구현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Open Data Initiatives(출처: Microsoft)

아래 그림은 지난 10년간 고객 경험 관련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들을 카테고리별로 표시해놓은 것입니다. 그림이 작아서 각각의 이름들은 잘 안 보이지만, 대략 시간이 가면서 벤더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벤더들이CDJ상에서 각각 다른 종류의 데이터들을 생성해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 데이터를 통합하는 ODI와 같은 데이터 연합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하게 됩니다.   


▲ Changes of Marketing Technology Landscape Super-graphic 2018 (출처: Martech 5000)

이러한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경험 최적화의 시대에 광고 대행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데이터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클라이언트들은 이 데이터들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그들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이미 딜로이트 디지털, 사피엔스, 액션추어 디지털, 코그니젠트, WPP 운더맨 같은 디지털 대행사들은 이미 Adobe DOI의 다양한 소비자 경험 플랫폼의 주요 고객들이거나 그들의 데이터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종합 광고대행사들은 이러한 시대에 어떻게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