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신은 어떤 ‘새로운 경험’을 했나요? 어떤 경험이 인상적이었나요?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함은 단순히 반전을 만들어 내고, 유머를 만드는 스토리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주었는지, 그 경험은 당신을 얼마나 흥미롭게 했는지, 기억에 남았는지. 인상적인 경험이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만들어 줍니다. 브랜드는 이제,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위해 크리에이티브함을 발휘합니다.
맛보다 인상적인 경험들
올겨울 버거킹은 새로운 맛보다 새로운 경험을 개발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Whopper Exchange.’ 말 그대로 ‘교환해주는 와퍼’입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여러 개의 선물을 받습니다.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인 서양은 더욱 그렇겠지요. 하지만 모든 선물이 맘에 드는 건 아닙니다. 뜯어본 후로 까맣게 잊히는 선물도 많으니까요. 버거킹은 이 경험을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실망스러운 선물을 받은 당신을 위로해줄 와퍼. 맘에 들지 않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갖고 오면 와퍼와 무상으로 교환해주기로 한 겁니다.
게다가 버거킹에서 교환된 선물은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하니,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마이애미 비치에 있는 매장에서 진행됩니다. 런던과 브라질도 이 행사에 참여했고요. 하지만 교환할 수 있는 와퍼를 만날 수 있는 매장이 적기에, 사진을 찍어 #WhopperExchange와 함께 SNS에 올리면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기로 했습니다. 와퍼 맛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교환해서 받은 와퍼는 색다른 맛일 테지요.
프랑스의 와퍼는 또 다른 경험을 생각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제격인 ‘불꽃에 구운 패티’를 강조하기 위해 ‘Ugly Sweater’를 고안해냅니다. 햄버거를 광고하기 위해 옷을 만든다고 하니, 쉽게 연상하기 힘듭니다. ‘우스꽝스러운 스웨터’는 이렇습니다. 배엔 큰 벽난로가 그려져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나무들도 있고요. 그런데 놀라운 광경이 숨어 있습니다. 배에서 진짜 불꽃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는 거죠.
원리는 간단합니다. VR 안경에 스마트폰을 끼워 넣듯 스웨터에 구멍을 뚫어 불꽃이 이글거리는 화면의 스마트폰을 끼워 넣은 것뿐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실제로 옷에 있는 벽난로가 피어오르는 줄 알고 놀라겠지요. 불꽃에 구운 패티를 연상시키는 다소 황당하지만, 인상적인 방법입니다. 이 옷은 29.90유로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고디바는 버거킹보다 좀 더 인간적인 경험을 원했습니다. 대행사에 ‘따뜻한 나눔’을 얘기하는 브랜드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죠. 하지만 대행사는 단순히 광고 만들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나눌 수 있는 새로운 패키지를 제안했습니다. 고디바 초콜릿 박스를 열면 두 개의 박스가 나옵니다. 하나는 내가 갖기 위한 박스, 하나는 선물하기 위한 박스입니다. 받은 사람은 하나는 먹고 하나는 선물하는 거죠. 그렇게 선물 받은 박스를 열어 보면 또 두 개의 박스가 나옵니다.
이번에도 하나는 내가 갖고 하나는 나눠주기 위한 박스입니다. 그 박스를 나눠주면 그 안엔 또 두 개의 박스가 있는 식입니다. 단순하게 보면 박스 하나에 두 개의 박스를 넣은 것뿐인데, 그곳에 ‘to keep’, ‘to give’라고 쓴 후 끊임없이 두 개의 박스가 나오게 하니, 그야말로 끊임없이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되는 거죠. 단순하지만 좋은 경험,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코카콜라의 경험도 새롭습니다. 겉으로 보면 별다를 게 없는 콜라. 하지만 마시려고 뚜껑을 돌리면 반가운 목소리가 들리죠. 익숙한 친구의 목소리입니다. 연말을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든 이 콜라는 뚜껑에 무려 메시지를 녹음할 수 있는 콜라입니다. 30초 길이지만 친구에게 인사를 녹음해 선물할 수도 있고요. 시칠리아의 두 군데 매장에서만 판매가 됐고, 소셜 인플루언서들에게만 전달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상은 유럽 전역에 온에어되면서 콜라의 새로운 경험을 전하고 있죠. 오래된 브랜드, 오래된 맛이지만, 경험만큼은 늘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멀리 있어도 함께하는 Netflix
스트리밍 채널인 넷플릭스는 오히려 함께하는 걸 방해합니다. 아이와 놀기보다는 드라마를 보고, 대화하기보다는 영화에 몰두하게 하니까요. 하지만 이번에 만든 경험은 흥미롭습니다.
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Full House.” 넷플릭스는 후속 시트콤으로 “Fuller House”를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풀 하우스를 보고 자란 세대에게 향수와 유대감을 줄 수 없을까 고민했죠. 그렇게 태어난 게, ‘Connected Mr. Bear’입니다. Full House에 등장했던 평범한 곰 인형입니다. 하지만 이 곰에겐 Full House 시절에 없던 특별함이 있습니다. 이 곰은 두 마리가 한 쌍입니다. 하나는 멀리 있는 가족이 갖고, 또 하나는 또 다른 가족이 갖는 거죠. 한쪽의 가족이 곰 인형을 꼭 끌어안으면, 놀랍게도 멀리 있는 또 다른 곰에 신호가 가서 가슴의 하트가 빛나면서 세 번 깜빡거립니다.
동시에 TV의 “Fuller House” 채널이 켜지는 거죠. 그럼 그 둘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동시에 함께 같은 드라마를 보는 겁니다.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요. 멀리 있어도 드라마 보는 시간을 공유하고, 곰을 껴안고 멀리 있는 이에게 신호를 보내는 거죠. 넷플릭스는 이 놀라운 경험으로 새로운 드라마를 더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익숙한 것도 새로운 경험으로
수많은 히트 캠페인을 만들고 혁신을 주도하는 AKQA. 그들의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잠들기 전 동화책을 읽어 줍니다. 늘 그렇듯 그림으로 가득한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방식이죠. 하지만 이제 방법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AKQA가 좀 더 재미있는 책 읽기를 고안해 냈거든요. 먼저 ‘The Snow Fox’라는 앱을 깝니다. 화면을 켠 후, 아이가 책을 읽으면, 아이 목소리에 맞춰 하얀 여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죠. 책 내용에 맞게 여우가 등장하고 산책합니다. 게다가 아이가 책 읽는 목소리를 파일로 만들어 가족과 친구에게 보낼 수도 있다고 하니, 더욱 매력적입니다. 아이폰의 Siri를 이용한 기술로 AKQA가 당신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의미의 프로젝트입니다.
아마존은 ‘쇼핑’을 새로운 경험으로 만듭니다. 2017년부터 시험 운영될 거라고 하는 ‘Amazon Go.’
이 기술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쇼핑하고 나오는 사람을 절도범으로 신고할지도 모릅니다. 앱을 태그한 다음 몰에 들어가서 쇼핑백에 물건을 넣기만 하면 끝이니까요.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설 필요도 카드를 꺼낼 필요도 없습니다. 집었다가 다시 꺼내놓으면 앱은 그 물건을 가상 장바구니에서 삭제합니다. 다시 집어넣으면 앱 속 장바구니에도 체크되고, 나오면서 자동 결제되는 방식입니다. 내년 시애틀에 있는 쇼핑몰에서 시험 운영된다고 하니, 이제 쇼핑하는 방식도 계속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편리함의 정도가 어마어마하게 발전하는 거죠.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나세요
기술과 아이디어가 만나니 경험은 날로 새로워집니다. 책 읽는 방식도 TV를 보는 방식도 쇼핑하는 방식도…. 모든 것이 나날이 새로워질 듯합니다. 그중 인상적인 경험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험은 등장했다 사라지는 아이디어가 되겠지요. 어쨌든 수많은 브랜드와 대행사는 사람을 더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더 서로에게 가까이 가고 따뜻함을 전하기 위해, 더 큰 상상의 세계로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캠페인이 크리에이티브한가를 따질 땐, 그들이 만든 경험이 새로운가를 봐야 할 듯합니다. 이제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브랜딩을 하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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