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CES를 통해 첫 얼굴도장을 찍었던 LG전자의 LG 시그니처 라인이 10월 HS애드 글로벌 디지털 캠페인을 통해 숨겨왔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치게 되었습니다. LG전자의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가 단순 제품 USP 확인이 아닌 브랜드 전반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LG 시그니처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형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LG SIGNATURE라는 단어와 걸맞게 영상 촬영에 참여한 각 분야 인플루언서들이 나누는 깊은 대화엔 진정한 철학에 대한 고민과 사색이 담겼습니다. 주어진 스크립트 없이 인터뷰 기반으로 영상이 편집되었기 때문에 컷마다 가지는 농도가 남달랐던 경험이었죠.
다큐멘터리 : 패션-세탁기 편 / Phillip Lim
미국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로 급성장하고 있는 3.1 Phillip Lim 의 CEO/수석디자이너 필립 림. 20대 후반 30대 여성들이라면 전통적인 클래식 디자인에 '자신만의 혁신적 관점'을 더해서 디테일을 살리는 그의 섬세한 능력을 익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필립 림은 비록 경영학을 전공하였지만 어릴 적 재봉사인 어머니 곁에서 옷 만드는 것을 지켜보고 자랐는데요. 그 영향으로 패션에 대한 뜻을 찾아 치열한 패션계 인턴생활과 디자이너 과정을 거친 10년 만에 크리에티브 디렉터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패션계에서 정상을 향해 달리고 있는 수석디자이너 인터뷰라면 으레 기본적인 촬영 콘티마저도 가볍게 거스르는 예민함과 당당함이 예상될 것입니다. 그러나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필립 림의 배려는 단순한 컷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그의 일상을 그대로 따라가며 촬영한 영상이었기에 어설픈 대사에서 나오는 NG도 없었습니다.
꾸밈없는 담백한 인터뷰를 통해 영상에 입혀진 필립 림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그의 시그니처(SIGNATURE)가 왜 'Classic with a sense of madness' 인지 절로 끄덕여지게 됩니다. 고맙게도 필립 림이 HS애드 디지털 캠페인이 론칭 되기도 전에 개인 인스타그램에 촬영장에서 느꼈던 흥분을 포스팅하며 LG전자의 LG 시그니처에 대한 캠페인 여론을 더욱 긍정적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다큐멘터리 : 푸드-냉장고 편 / Dominque Crenn
2016년 World's Best Female Chef 중 한 명이자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셰프로서 Netflix의 Chef's Table Season 2 주인공 도미닉 크렌. 최근 미슐랭 가이드 서울 편이 발표되면서 화제가 되었듯 전 세계적으로 미슐랭 별점 등급은 세계 레스토랑의 최대 관심사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도미닉 크렌의 'Atelier Crenn' 레스토랑은 정말 잘 만든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고 나온 듯한 감동을 선사하는데요. 어린 나이에 입양되어 자랐지만, 아버지와 함께 해안가와 숲속을 거닐며 느꼈던 추억을 메뉴명에 시 문구로 녹여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 서빙되는 메뉴들의 창의적인 레시피를 보아도 그녀의 시그니처(SIGNATURE)가 'Serving Memories'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인터뷰 중 전복에 대한 추억을 강조해서 그런지 최근 전복 요리만 보면 도미닉 크렌의 어릴 적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마저 듭니다.
이것이 자신의 본질(Essence)을 요리라는 언어로 공유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추억을 선물하고자 하는 그녀의 철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모든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격려와 악수를 건넸던 도미닉 크렌의 모습을 보면 자신의 본질(Essence)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더욱 반증하는 것 같았습니다.
데모: 탭댄서-냉장고 편 / SAVION GLOVER
토니 어워드 수상 경력의 안무가이자 탭댄서 사비온 글러버. 그의 현란한 스윙과 LG 시그니처 냉장고와의 완벽한 호흡을 빛내줄 뉴욕의 멋진 펜트하우스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어떤 집주인도 고급스러운 원목 인테리어 바닥에 영광의 탭댄스 스크래치가 남는 사태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주옥같은 펜트하우스를 찾는 데 성공했고 촬영 하루 전 안무 연출을 맞추기 위해 만난 사비온 글로버의 열정을 보며 그가 왜 토니 어워드 탭탠스 부분 수상자인지 백 번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영상 내 리드미컬한 스윙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며 레코드판을 바닥에 던진 후 그 위에서 아슬아슬한 탭댄스를 선보이는 장면은 그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로 완성된 컷인데요.
아울러 영상에서 등장하는 잉글리쉬 쉽독의 등을 손으로 위트 있게 탭하는 장면도 연출하고 싶었으나, 사비온의 현란한 스윙에 이미 겁을 먹은 개가 자꾸만 도망가는 바람에 얌전히 앉아있는 컷으로 만족해야 했어요.
전반적으로 다큐멘터리 영상보다 더 철저하게 연출 준비가 필요한 촬영이었고 어쩌면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LG전자 가전제품과 탭댄스의 만남일 수도 있었으나, 그의 현대적인 탭댄스 스윙은 LG 시그니처 냉장고의 'Auto-door'와 'Knock-on widow' 기능을 자연스러운 미니 공연의 한 장면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데모: 화가 – OLED 편 / CAIO FONSECA
저명한 뮤지엄 및 미국/유럽 지역 내 전시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미국 추상주의 화가 카이오 폰세카.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MoMA, 휘트니뮤지엄 등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전시를 열며 왕성하게 활동 중임에도 LG 시그니처 OLED 촬영을 위하여 1주일 전부터 미리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했습니다.
카이오 폰세카의 화법은 색칠된 그림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다른 색으로 지워가며 예술의 본질을 끌어내는 것인데, 이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없애고 기술과 디자인의 극치를 이루는 핵심만 남기는 LG 시그니처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가 선행했던 부분은 흰색 페인트로 불필요한 부분을 지워내기 바로 전 단계까지 밑그림을 완성해야 했는데요. 워낙 큰 벽화였기 때문에 캔버스를 실을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딸린 집을 찾기 위해 스태프들의 많은 수고가 뒷받침되어야 했었죠.
아침부터 밤까지 지속되는 촬영이었으나 무엇보다도 완성된 작품을 감상만 해왔던 그동안의 경험과 달리 예술가가 아침부터 밤까지 온 힘을 다해 작업하는 그림을 내내 목격할 수 있는 순간 자체가 큰 영광이었습니다.
특히 현란한 붓칠을 하며 고뇌하는 그의 표정은 만약 연출이었다면 오스카 시상 후보로 여겨질 만큼 진지함이 묻어났죠. 거기에 긴장감이 감도는 BGM의 조화로 LG 시그니처 OLED TV의 얇은 옆면이 영상의 절정 컷으로 잘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LG전자 'LG 시그니처'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마무리하며
이번 촬영이 있기까지 해외 에이전시 및 광고주와 캠페인 전략을 잡는 데까지 쏟은 무수한 야근, 밤낮의 정의가 무색한 컨퍼런스 콜, 보고용 장표에 익숙한 한국의 상세한 스토리보드와 달리 자유로운 콘티 요약본만 가지고 진행되는 해외 촬영 에이전시에 대한 의심, 걱정, 의외성, 환희를 거친 감정변화는 물론이고요.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꼼꼼한 CG 수정, BGM 선정에 대한 핑퐁 피드백 등 크고 작은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기에 론칭의 기쁨이 더욱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 LG전자의 제품 영상에서 탈피하여 전혀 새로운 느낌의 프리미엄 브랜딩 캠페인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요. 브랜딩이라는 과정은 해당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을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인식하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끊임없이 혁신해야 함을 알기에 그 긴 여정의 시발점이 되는 캠페인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생하셨던 MD시너지팀 이상훈 팀장님, 조일현 부장님, 멀리서 밤낮없이 함께했던 HS애드 US 팀 멤버들, 그리고 크고 작은 비용 프로세스를 한 팀처럼 챙겨주신 트래픽팀 이재경 부장님과 이명희 대리님께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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