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Creativity
신 숙 자
CD / sjshina@hsad.co.kr
내 안에서 가장 베스트를 꺼내주는 기폭제 같은 것이기에. 우리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힘을 주기에. 정보를 습득하고 그것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기에. 두 웃기만 하는 바보가 메간 폭스와 일할 수 있게 해주기에.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기에. 나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과 이어주기에. 말과 그림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에. 가장 강력한 힘이 되어주기에, 만일 그게 없다면 아무것도 바꿀수 없기에.
2016년 63회 칸 페스티벌이 남긴 가장 강력한 한 마디는 “Thank you creativity”였습니다.
이 캠페인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크리에이티비티에 고마운 이유를 물었고, 그들은 이렇게 다양한 대답을 했습니다. 칸이 대답을 물은 크리에이터는 정말 다양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자, 행동 건축가(Behavioural Architect), 매니징 디렉터, 크리에이티브 과학 기술자, 중개인(Fixer), 유튜버, 사운드 디자이너... 광고를 하면서 들어본 적 업는 생소한 직업군의 사람도 많습니다. 칸의 수상 분야가 늘어날수록 세계에서 모이는 크리에이터들 직업마저도 크리에이티브해 보입니다.
이제 크리에이티비티는 광고하는 사람들, 영화 만드는 사람들, 예술 작품만드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빅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 엔지니어가 참여하고, 과학자가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누가 참여했는지를 보는 것도 아이디어를 높이는 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그레이엄은 슈퍼맨입니다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그레이엄을 보고 놀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습니다. 배트맨보다 강할 수도 있습니다.
호주의 교통사고위원회에서는 어떤 자동차 사고에도 끄떡없는 신인간을 만들었습니다. 광고대행사와 조각가와 자동차 사고 조사원과 외상 외과 의사가 모여서 만든‘ 인간’입니다.
그들은 먼저 자동차 사고가 사람의 몸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조사를 했고, 자동차 사고에 취약한 사람의 몸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취약한 부분은 강하게 만들고, 강한 부분은 더 강하게 만들었더니 그레이엄이 탄생한 거죠.
사람 신체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자동차 사고에서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뇌’입니다. 그들은 이 뇌가 다치지 않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뇌는 뼈에 부딪혀 수많은 신경이 끊겨 버립니다. 그러면서 뇌가 손상되기 시작하는 거죠. 그들은 뇌 주변 척수를 더 많이 넣고 더 강하게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충격에도 뇌를 보호할 수 있게 한 거죠.
해골은 헬맷처럼 디자인했습니다. 부딪혔을 때 손상이 뇌까지 전달되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머리는 일반 사람들보다 매우 커졌습니다. 얼굴은 손상을 줄이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 평평한 모습이고, 얼굴지방을 많게 해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습니다. 부러지기 십상인 코뼈는 없앴고, 귀는 안으로 더 들어가 있습니다. 목은 가장 취약하지만 개선이 안 되기에 없애버렸다고 합니다.대신 장기를 보호하는 갈비뼈가 더 많은 부위를 보호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뇌까지 올라옵니다. 가슴 부위는 자연 에어백이 될 수 있도록 했고요. 피부는 찰과상에 강하도록 더 거칠게 했고, 다리는 부러질 수 없도록 사방으로 구부러지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레이엄은 어떤 자동
차 사고에도 다칠 수 없는 신인간이 되었습니다.
호주 교통사고위원회는 그레이엄을 보고 사람이 얼마나 교통사고에 취약한지, 그래서 우리가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 얘기하고자 했습니다. 그레이엄은 호주 빅토리아주 도서관에 8월 8일까지 전시된다고 합니다. 당신은 이슈퍼맨을 직접 만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6.000명이 함께 옷을 벗었습니다
2016년 7월 20일. 6,000명의 누드가 공개됐습니다.
그날은 콜롬비아 독립기념일이었습니다 콜롬비아는 지난 52년간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을 겪었습니다 그 일로 22만명 이상이 죽음을 맞았으며, 그 이상의 가족들이 슬픔을 견뎌야 했죠. 윌슨은 앞을 못 봅니다. 19세에 시력을 잃었습니다. 정부 경찰이었던 그는 반군의 폭격을 받았고 쓰러진 지 5일 후에 깨어났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의 동료들은 이미 땅속에 묻히고 난 뒤였지요. 하지만 그는 루이스와 친구가 됐습니다. 루이스는 그의 시력을 앗아간 폭격에 가담했던 반군이었습니다.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그들은 콜롬비아의 평화를 원하고 화합을 원합니다. 에덜리디아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전엔 정부군을 위한 옷과 유니폼과 소총실링을 만들던 일을 했습니다. 지금 그의 공장엔 정부군 쪽이었던 사람들, 반군이었던 사람들이 함께 고용돼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필라는 남편을 잃었습니다. 30년 전 납치된 남편은 소식이 끊겼지요. 모두가 슬픔을 겪었고, 모두가 희생자라고 합니다. 누군가 나빠서가 아니라 각자 처해진 환경에 의해 행동했을 뿐이라고요. 그래서 그들은 세계적인 사진가 스펜서 튜닉의 퍼포먼스에 참여했습니다. 보고타 볼리바르엔 6,000명의 참가자들이 모였습니다. 모두 옷을 벗고 스펜서 튜닉의 지시에 따랐습니다. 스펜서 튜닉은 말했습니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걸 떠올려 보세요. 당신은 자연이고 당신은 평등합니다. 당신은 진실이고 가장 용감한 콜롬비아인입니다.”
스펜서 튜닉의 요청에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얼마나 평화를 갈망하는지, 서로를 콜롬비아와 그들의 미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줬습니다. 물론 대가 없이 자의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보고타 현대미술박물관과 집단 누드사진으로 자유를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가 스펜서 튜닉 그리고 조니 워커의 Keep walking 캠페인과 함께했습니다. 조니워커의 상징인 신사는 콜롬비아 국기를 들고 있습니다. 콜롬비아의 염원과함께, 조니워커의 크리에이티비티와 감동은 계속 “keep walking”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은 도널드 트럼프에 반대합니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하지만 미국의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그의 생각에 반대합니다. 그래서인지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꾸준히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행사 굿비실버스타인 앤 파트너즈는 도널드의 진중하지 못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대신 플레이 속도만 조금 늦춰서... 그들이 사용한 트럼프의 영상은 공화당 라이벌 루비오를 비하하는 장면입니다. 도널드에 따르면 루비오는 땀을 많이 흘려서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마시던 물을 흘리면서‘ 이게 루비오다’라고 놀리기도 합니다. 이 영상은‘ infamous water bottle moment’라고 불립니다. 굿비실버스타인은 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진중하게 말합니다.
“우리의 대통령은 엔터테이너가 아닙니다. 광대도 아닙니다. 우리의 대통령은 자유 세계의 리더이며, 핵무기를 관리하는 총사령관이며, 우리 국가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투표하세요. 역사가 보고 있습니다.
LA의 이민자 인권연합은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합니다. 도널드가 라틴계 이민자들을 장사꾼, 살인자, 도둑, 불법거래자, 공격자라고 칭한 것에 대한 대답입니다. 그들은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자신들은 살인자이며, 도둑이고, 불법거래자가 맞다고 합니다. 하지만 뒤돌아서자 그들의 숨은 뜻이 보입니다. 나는 이야기의‘ 불법거래자’며 나는 감독이고 나는 라틴계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이는 지루함의‘ 살인자’이며 코미디언이고 라틴계라고 합니다.
맛의 장사꾼이고, 요리사이며 라틴계, 젊은 여자는 케어를 거래하는 유모이고 라틴계라고 밝힙니다. 무지의‘ 공격자’이며 학생이고, 정의를 거래하는 장사꾼이며 변호사, 감정을 훔치는 ‘도둑’이자 배우라고 각자를 소개합니다. 그들은 무지에서 벗어나라고 권합니다. 그들이 오직 라틴계이기에 들어야 했던 도널드의 엄청난 편견을 꼬집습니다. 그들은 모델이 아니라 실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라틴계 사람들이며, 캠페인의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캐스팅되었습니다. 그들이 입은 티셔츠는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트럼프의 무지함에 맞서고 있죠.
모두가 크리에이터입니다
누구나 힘을 가진 크리에이터가 돼가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바꿀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그래서 잘못된 대통령이 뽑히지 않도록 노력하며, 편견을 꼬집고, 세계의 평화를 위한 일을 벌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경계’가 없어진 세상입니다. 최근‘ 당신의 테마곡’이란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유튜브 뮤직은 한국의 힙합 음악을 그들의 광고에 썼습니다. 물론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본토 랩이 아닌 한옥에서 한국인 랩퍼들이 부르는 랩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응 프리스타일’이란 제목의 곡입니다. 누군가는 한류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한류라고 정의하기보다는 누구나 힘이 생겼다고 보고 싶습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세계가 함께 대화하고 공감하고 공유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세상을 떠난 영국 뮤지션을 함께 추모하고, 세상의 천재지변과 아픔을 동시에 위로합니다. 포켓몬고 게임 열풍도 함께 즐깁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크리에이티비티’는 세계를 움직입니다. 예술작품이야말로 세상의 공용어라고 하지만, 예술작품에 국한되지 않은 기발함이 세상의 공용어가 돼가고 있습니다.정말‘ 고마운 크리에이티비티’가 많아져서 서로가 더 많이 연결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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