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타임스퀘어 생긴다
- 옥외광고법 개정에 따른 옥외 디지털 광고 발전 방향
심 성 욱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부 교수, 한국OOH 광고학회 회장
swsjah33@hanyang.ac.kr
옥외광고산업계와 행정자치부가 오랫동안 추진하던‘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이 개정돼‘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바뀌게 됐다. 무려 52년 만에 개정에 이르게 된 것이다. 법률 명칭이 말해주듯 과거의 규제·관리에서 탈피해 이제는 행자부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나서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이 법이 끼치는 영향력은 간과할 수 없다.
지금까지 옥외광고물은 도시미관에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간판’이라는 이미지 안에 갇혀 있으면서 작게만 취급받아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OOH(Out of Home)라는 좀 더 큰 차원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며, 도시를 형성하는 중요한 존재로서의 위상도 정립할 것이다. 흔히‘ 디지털 사이니지’라고 불리는 광고물은 이제 ‘옥외 디지털 광고’라는 의미로 통합돼 선보일 전망이다. 이 글에서는 옥외광고법 개정에 따른 옥외 디지털 광고물의 발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판‘ 타임스퀘어’ 구현 가능
개정된 법이 도시경관과 산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자유표시구역제도 도입이다. 행자부 장관이 시·도지사의 신청을 받아 옥외광고물 등 자유표시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우리나라도 해외의 옥외광고처럼 선정된 구역에서는 지금까지 제한됐던 옥외 디지털 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뉴욕 타임스퀘어나 영국의 피카디리 광장 같은 곳에 설치돼 있는 옥외광고물을 상상하면 되겠다<그림 1, 2>.
이러한 옥외광고물은 하나의 광고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도시 형성에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오늘날은 도시가 갖추고 있는 인프라와 문화가 곧 그 도시를 만들어 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에서 편리하게 올 수 있는 접근성, 그리고 뮤지컬·공연·영화관 같은 문화적 요소가 도시를 형성함과 동시에 다양한 형태의 옥외광고물이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이를 감안한다면 새로운 옥외광고물이 한국과 한국의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작용해 도시를 명소화함은 물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관광객 유입의 계기가 될 것이며, 국제적인 문화 융합 창조도시를 구현하게 될 것이다<그림 3>.
이러한 창조도시는 진정한 도시환경을 형성하고, 문화·경제·장소의 결합을 통한 경쟁력도 갖추게 된다.
대형 이벤트에 맞춘 한시적 광고도 허용
둘째, 연말연시 시즌이나 국제행사 등의 한시적 기간 동안 상업광고를 허용하는 ‘한시적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추진에 관한 내용이다. 도시경관과의 조화를 전제로 미디어파사드 광고, 건물 외벽 래핑 광고, 공공시설물에의 광고물 집행을 한시적으로 허용해 도시의 이미지와 광고주의 기업 이미지를 동시에 제고시킬 수 있게 됐다<그림 4>.
지금까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던 옥외광고물을 집행하게 됨으로써 관련산업의 파생 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이러한 자유표시구역제도는 창조경제의축으로서, 광고+미디어+문화 융합산업으로서의 옥외광고산업 위상 정립에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셋째, 디지털 사이니지를 포함한 옥외 디지털 광고물에 대한 내용이 법안에 포함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옥외 디지털 광고물에 대한 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LED 전광판이나 터치스크린 등 디지털 옥외광고(네트워크와 첨단 디스플레이 연결, 정보·광고 제공)를 활용한 창의적 광고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디지털 광고물의 종류·크기 등의 허가 및 신고 기준을 마련, 옥외광고산업이 ICT와 결합한 새로운 창조경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인데, 관련 부처가 향후 그 지원전략을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의 시장규모는 2014년 8천 900억 원에서 2020년 2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은 콘텐츠소비와 유통으로 하드웨어의 성장을 이끌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의 계기도 만들어 줄 것이다. 아울러 시장 활성화에 따른 부가가치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이다<그림 5>.
디스플레이·네트워킹 분야 등 산업적 효과 기대
<그림 5>에서 보듯이 옥외 디지털 광고물은 패널과 관련해 디스플레이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으며, 패널이 설치된 곳을 연결하는 네트워킹 산업, 디지털 광고물에 들어가는 콘텐츠 사업,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 사업 등도 서로 연결고리가 되어 성장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LCD·LED 패널 가격의 하락으로 대형화되며 Full HD 이상의 해상도를 갖추고 있어 고해상도의 이미지나 동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 사용이 가능해졌다. 더욱이 디지털 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특정 공간에 맞는 맞춤형 디지털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의 콘텐츠는 블루투스·NFC·영상처리 기술의 발달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사용자의 성별·연령·위치 등을 인식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채송화, 2012). 이로 인해 관련 콘텐츠 산업도 더욱 크게 성장할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옥외 디지털 광고물은 콘텐츠를 중앙의 서버에서 배포하고 업데이트하며 운영하므로 이러한 콘텐츠의 배포 및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네트워킹 사업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결국 앞으로 디지털 옥외광고물은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에 걸맞은 콘텐츠가 많이 나타날 것이며, 노출형 디스플레이 디지털 광고물의 증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법 개정과 함께 정부 관련 부처의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 이 법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위한 새로운 시행령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관련 산업계를 진흥시키기 위해 구체적 전략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렇게 노력할 때 우리는 새롭게 개정된 옥외광고법의 실질적 효과를 볼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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