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미디어 환경과 대응전략
김 철 중
미디어플래닝1팀 차장 / cjkim@hsad.co.kr
대한민국은 광고시장 정체기
2014년 국내 광고시장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세월호 이슈로 인한 마케팅 활동 축소 여파로 9조 6천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3년보다 성장하지 못한 수치이다. 기대했던 빅3 스포츠 이벤트 관련 마케팅도 부진해 광고시장의 성장을 견인하지 못했다. 매체별로는 지상파 -7%, 인쇄매체 -5%선으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반면, 케이블TV는 종편의 성장세에 힘입어 +3%로 소폭 증가했다. 온라인광고비(검색/디스플레이)는 2% 상승에 불과하지만, IPTV(+79%)와 모바일광고(+42%)는 전체 디지털 미디어 광고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IPTV는 1천만 가입가구를 돌파하면서 매월 완판되고 있으며, 모바일은 스마트폰 4천만 대 보급 및 LTE 서비스 활성화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3.8%를 감안한다면 광고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현상 유지 또는 3% 이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광고시장이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일본 및 서유럽 국가들과 같은 광고정체기에 있는 셈이다<표 1>. 특히 방송·인쇄 등과 같은 전통매체는 하락 추세를 보이며 고전하고 있고,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매체에서는 아직까지 전통매체의 커버리지를 대체할 만한 광고상품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정체된 광고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미디어별 특이점을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살펴보자.
지상파, 반등의 기회
이제는‘ 본방사수’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지상파방송은 주 시청시간 대의 압도적 매체 점유율로 제1의 매체라는 위상을 지녀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재전송되고, TV 외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시청률이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2013년부터는 디지털 광고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중 프라임시간대의 시청 이탈이 크며, 오후 10시대 주중 드라마들과 오후 11시대 예능프로그램도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지상파방송이 다시 성장세로 전환될 수도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방통위는 방송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금년 상반기 지상파 UHD방송을 위한 정책 마련 및 광고총량제 도입을 시사했다. 광고총량제는 그간 광고 종류별로 광고시간을 규제하던 것에서 탈피해 광고시간 총량만 맞추면 되는 제도로, 지상파 매체들은 프라임시간대의 광고재원을 늘려 광고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광고제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광고 위치를 분석하고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주 시청시간대의 광고재원이 늘어남에 따라 방송광고 혼잡도(Ad Clutter) 및 채널이동 현상(Zapping)이 높아져 특정 광고시간대의 시청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광고 위치는 CM 지정제도를 통해 확보되고 있으며, 프로그램별 CM 지정률의 비공개 입찰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CM 지정제도는 광고총량제가 도입되고 경쟁이 과열될 경우 공개 경매제로 변경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KBS2TV는 이미 <해피선데이> <개그콘서트> 및 주말연속극 등 톱3 프로그램에 공개경매를 통해 CM 위치를 책정하고 있으므로 시스템 확장을 통해 공개 경매제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이렇듯 공개 경매제가 활성화된다면 미디어바이어의 역할이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 One-stop 커뮤니케이션 시도
<삼시세끼> <미생> <비정상회담> 등과 같은 케이블 인기 프로그램들은 이제 지상파를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종편 중 jtbc의 콘텐츠 투자가 활발하며, CJ E&M은 양질의 케이블 콘텐츠를 양산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 또한 케이블은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적극 개발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확보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제작이 광고영업과 분리돼 있는 지상파와는 달리 케이블은 제작단계부터 유연하게 광고주의 욕구(Needs)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일반 TVC
와 다른 형태의 변형광고들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케이블 매체가 광고 빈도(Ad Frequency)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던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 지상파 매체처럼 광고 도달(Reach) 및 효과강화(Ad Impact)를 위한 역할로도 영역이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케이블 매체는 광고시장에서의 영역 자체도 더 확장하려 하고 있다. CJE&M의 경우 방송광고뿐 아니라 디지털·옥외·극장 등을 결합한 통합상품을 내놓고 있다. N-Screen 결합판매, 방송 콘텐츠 디지털 클립(Clip),음악공연장, CGV 스크린광고 및 옥외(이마트·빕스·투썸플레이스·올리브영 등)까지 아우르는, CJ 자사가 보유한 모든 접촉점(Contact Points)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케이블 매체사들은 변형광고 등을 통해 쌓아온 편집력 등의 역량을 바탕으로‘ 광고 자체 제작력’을 높여왔다. 지금까지는 일부 광고주에 대한 자체 제작물이 단지 방송광고에 한정돼왔으나 미디어 확장에 따라 향후 광고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듯하다.
매체사의 원스톱 커뮤니케이션은 이제까지 종합광고회사가 수행해온 역할에 위협요소가 될 수도 있다. 미디어 믹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디어 콘텐츠와 결합된 형태로 크리에이티브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더 큰 위협은 광고회사의 내부요인이다. 업무 효율을 지향하는 종합광고회사의 구조는 그간 통합적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제안 및 실행에 여의치 않은 측면도 존재했다. 예컨대 ATL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옥외·리테일등은 지금까지 전문인력을 통해 분산돼 각각 최적의 효과를 거두었으나 이제는 이를 통합적 시각으로 융합해야 할 때이다.
디지털 동영상, 플랫폼 vs. 콘텐츠
오랜 기간 동영상 매체의 최고(最高)는 TV매체였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근래 LTE 상용화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용이해지고 SNS 등을 통한 유통과 확산도 증가하면서 N-Screen이부각되고 있다. 특히 동영상이 어떤‘ 플랫폼’에서 소비되느냐에 따라‘ 다시보기(VOD)’의 IPTV와‘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유튜브가 동영상 매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지상파 TV광고의 하락세는 이러한 동영상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결과로 평가되기도 한다.
동영상 콘텐츠 제작과 수급은 아직까지 방송사가 절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N-Screen의 핵심 콘텐츠는 방송 콘텐츠 위주이다. 이에 방송사들은‘플랫폼’에 한정되기보다 ‘콘텐츠’의 유통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해‘ SMR(Smart Media Rep.)’이라는 방송 콘텐츠를 활용한 광고상품을 내놓기에 이른다<그림 1>. 이는 방송 콘텐츠에 붙는 광고판매권을 갖기 위한 것인데, 이를 위한 플랫폼으로는 네이버와 다음이 선정됐다. 유튜브는 SMR이 원하는 형태의 기술적 지원이 되지 않아 제외됨으로써 이제 유튜브의 국내 URL을 통해서는 지상파·종편·CJ E&M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수가 없게 됐다.
이렇게 TV방송사 콘텐츠가 제외된 상황에서도 유튜브의 플랫폼 파워가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2015년 디지털 동영상 광고시장에서 또 하나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콘텐츠 소비에 따라 플랫폼 활용에 큰 영향을 주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콘텐츠의 유통에 따른 접점 개발이 중요해질 것이다. 반면 플랫폼이 그 영향력을 잃지 않는다면 디지털 동영상 자체가 자생력을 갖는 미디어로 평가될 것이다.
Out Of Home,‘ 콘텐츠를 입은’ 옥외
스마트폰의 등장은 다방면으로 미디어 이용행태에 영향을 미쳐왔는데, 옥외(Out Of Home)에서의 영향은 더 큰 듯싶다. 인쇄매체이기는 하나 옥외에서의 구독이 우수했던 무료신문이 몰락의 길을 걸었고,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옥외매체 내 광고 메시지에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디지털 OOH 기술이 발전되고 있지만 옥외매체로의 광고 유입을 증대시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옥외매체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의외로‘ 콘텐츠를 입은’ 옥외가 아닌가 싶다.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의 캐릭터를 래핑한 테마 버스는 2014년 3월 4대를 시작으로 115대로 증가했으며,라바 지하철이나 뽀로로 택시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그림 2>. 교통매체가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이용객에게 재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도 함으로써 교통매체 자체에 대한 인지 및 선호도가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유입인구에 따른 노출량을 중시하는 데에서 나아가 교통매체 자체를 콘텐츠화하듯 다른 옥외매체도 테마와 콘텐츠를 함께 담은 커뮤니케이션 툴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 전문성과 통합적 시각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말 속에는 이른바‘ 뉴미디어’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듯한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미디어는 그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환경적응을 위해 자체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 또는 신규 미디어에 관계없이 각 미디어 담당자들은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할 때가 됐다. 또한 미디어가 점차 복잡·다원화되면서 단일 미디어의 개별적 역할에서 벗어나 미디어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적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미디어 간 효과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방통위가 TV 플랫폼만으로 측정되던 기존의 시청률 조사방식을 2016년부터 스마트폰과 PC·VOD 등을 포함한 통합시청률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밝힌 것도 제도적 측면에서 미디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이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할 때 HS애드가 지난해 M.POPS 시스템을 리뉴얼하면서 미디어 통합을 위한 분석 툴을 탑재해 통합적 미디어 효과 분석에 나선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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