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0 : Global View - Japan : 기업에게 가장 훌륭한 고객은 ‘팬’이 된 고객이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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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 - Japan

기업에게 가장 훌륭한 고객은 ‘팬’이 된 고객이다

혼다의 자부심과 고집은 타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열광적인 고객층을 형성하게 했는데, 혼다는 이러한 고객들을 ‘팬’으로 부르며 메인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한 관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가 아니라 ‘기업’의 팬이 되다

일본에서 혼다(Honda)의 이미지는 ‘뛰어난 기술력’이다. 특히 엔진 부분에 있어서의 자부심과 고집은 대단하다. 지난 5월 혼다의 자동차 경주 최고봉 F1 레이스 복귀 소식에 일본인들은 내심 ‘무언가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했음에 틀림없다.
이런 자부심과 고집은 자연스레 타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열광적인 고객층을 형성하게 했는데, 혼다는 이러한 고객들을 ‘팬’으로 부르며 메인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한 관리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팬이 된다면, 그것도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기업의 팬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고객과의 관계 정립에 있어 그들이 지닌 기술력만큼이나 또 하나의 긍지가 될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이러한 ‘팬 관리’와 같은 고객관리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팬’의 ‘팬’에 의한 ‘팬’을 위한 캠페인

팬이 된 고객들은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그들만의 공간에서 교류하면서 혼다 제품과의 옛 추억들을 되살리고 공유하며 새 제품에 관심을 보인다.
최근 혼다는 업데이트가 필요 없는 양방향 내비게이션 ‘인터내비(Internavi)’를 선보였다. 그와 동시에 1989년 아일톤 세나(Ayrton Senna da Silva)라는 당대 최고의 F1 드라이버가 혼다의 멕클라렌(그림)을 타고 일본의 스즈카 서킷에서 당시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한 영광을 재현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것도 빛과 사운드만으로….
이 캠페인을 위해 혼다는 먼저 1989년 당시의 엑셀의 개도(開度), 엔진 회전수, 속도 변화 등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엔진음을 재현하고, 여기에 실제 스즈카 서킷의 코스 위에 스피커와 LED라이트를 설치해 엔진음과 빛으로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다.

이는 단순한 광고 캠페인을 넘어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됐다. 팬들의 머릿속에 당시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면서, 엔진음과 빛을 통해 그 순간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했을 것이라는 데 누구도 의심치 않는 것이다.
자동차 경주의 팬이 아니더라도 자동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흔히 “자동차 엔진음에는 다른 기계음과는 달리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혼다와 혼다의 팬들은 바로 ‘그 무언가’를 공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혼다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팬 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지금까지 팬들 의 기억에 남는 명품 머신(오토바이·자동차 등)들의 엔진음을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게 했다. 아이폰(iPhone)를 자신의 자동차에 연결시키면 원하는 혼다 제품의 엔진음을 자동차의 가속도와 더불어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차체 디자인이 더욱 중시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물리적인 서비스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엔진이 그 생명의 근원이며, 그 곳에서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원점으로 회귀해 자동차 본래의 매력을 공유하자는 발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팬’들과 즐겁게 공존하는 공간 구축

최근 혼다의 팬 페이지에서는 ‘혼다 전국 모의시험’ 대회가 열리고 있다. ‘혼다의 팬이라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50년대의 오토바이부터 최신 자동차 모델까지 혼다 제품에 관한 퀴즈문제를 내놓고 있는데, 그 내용은 가히 전문가 수준이다.
그러나 역시 혼다의 팬들은 대단했다. 4단계로 나누어진 이 대회에 뜻밖에도 수 만 명 이상이 응모한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선의의 ‘팬심’ 경쟁도 있었겠지만, 기저에는 혼다 제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 지식을 서로 공유하며 즐기기 위한 축제의 장이라는 마음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혼다의 팬 페이지는 시대에 맞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눈높이를 맞추면서도 그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제공함으로써 팬들의 지지를 받는 공간을 구축한 것이 그 좋은 예다.

앞서 언급한 ‘Sound of Honda’에서도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듯이, 블로그를 장식하는 어플리케이션 및 혼다 제품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공유하는 툴을 개발한 것은 혼다가 시대와 함께,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라 할 만하다.

 

‘C(Connected Behavior)세대’를 향한 손짓

최근 C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나이가 아닌, ‘연결된 행동’으로 규정되는 세대”라는 의미이다. 이전에 제시됐던 X세대나 Y세대와는 달리 연령대보다는 ‘연결된 행동(Connected Behavior‘) 이라는 생활 형태로 규정된다는 점이 바로 C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혼다의 팬 사이트 운영은 이들에 대한 전략적 접근의 하나라 볼 수도 있다. ’고급 세단을 사는 50대 회사 중역, 스쿠터를 사는 20대 대학생‘이라는 기존의 타깃 설정보다는 “혼다의 팬들은 다 모여 혼다를 이야기합시다”라는 메시지를 최신 미디어에 실어 발신하고 공유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진화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팬’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기업이 자신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늘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고 싶어 하고 느끼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혼다는 그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혼다만의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박형렬
마케팅 컨설턴트 | catfish61@hanmail.net
부산외대 일본어과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이론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광고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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