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Lounge
미국에서 찍은 줄 알고 있는 카스맥주 런칭광고
나는‘ 제1회 엘지애드 대학생광고대상’ 특전대상으로 입사했다. 어떻게 TV과제물을 제출해야 하는 줄 몰라 콘티에 그림 그리고, 작사·작곡·연주·노래에 음성 변조시켜 성우 내레이션까지 해서 제출했더니 입사하라고 했다. 원래 그래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외주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라는 사실은 입사해서야 알았다. 사장님 첫 면접이 기억난다. 내 아래 위를 훑어보시던 사장님 왈,“ 자네 그 신발 밖에 없나?”
난 대답했다.“ 제 신발 중에서 젤루 좋은 것이라……” 백구두를 신고 갔었다.
'LG애드'는 내게 친정이다
카스맥주 첫 런칭광고는 가끔 특강 때마다 얘기하곤 한다. 가칭‘ 진로맥주 경쟁PT’워낙 졸병시절이라 아이데이션엔 참석도 못하고‘ 진로에서 맥주가 나온다면…’ 이라는 주제로 길거리 인터뷰를 담당했다. 난 편집에 소비자의 대답을 넣기보단 대답 전후의 솔직한 행위를 넣었다. PT석상에서 광고주 회장님이 소비자 인터뷰를 보시며 박장대소하셨고, 인터뷰 테이프 좀 주고 가라고 하셨단다. 사장님이 회사로 돌아와 꼬맹이인 날 찾으셨다. 그리고 난 그 엄청난 광고주 담당 PD가 됐다. 일개 사원이 한 회사의 사활이 걸린 새 제품 런칭광고를 찍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 세계에서 맥주 시즐을 가장 잘 찍는다는 DOP와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내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당신이 찍은 맥주 시즐과 똑같이만 찍어줘~” 작업은 완전히 망쳤다. 그 DOP 왈, 자신의 작품들은 우연히 운 좋게 찍힌 거란다. 오래오래 찍다가 우연히 건진 거라는 거다. 난 한 수 배웠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아무튼 눈 벽을 뚫고 나오는 대형냉장트럭‘ 런칭’편은 그렇게 그지 같이(?) 찍었다. 결국 한국와서 몰래 지하창고에서 다 다시 찍었는데, 이 작품에 대한 지나친 관심들은 40회가 넘는 편집수정을 거치게했고, 화가 난 나는 그래도 제일 자신 있었던 맨 처음 편집본을 몰래 온에어 소재로 방송에 내보냈다. 그 작품은 채널을 돌리기만 하면 나왔고, 다들‘ 역시 외국 기술’의 뛰어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편집본이 바뀐 것 또한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해외 상도 받았다. 재밌지 않은가? 막무가내로 살아온 신 PD의 참 운 좋은 시절이었던 것 같다~^^ LG애드에서의 7년은 내인생의 7년이었다. 최고로 재밌고 의미 있는… 그리고 죽을 때까지 가슴에 남아있으리라.
LG애드는 내게 친정이다. 그래서 난 아직도 막연히 사랑한다. LG애드를….
㈜아우라아우라 대표·감독 | auraaura@nate.com
1989`~`1996년까지 LG애드에 PD차장으로 근무. 이후 까치앤까치에서 감독을 시작. 2001년부터 아우라아우라 CF 프로덕션을 설립해 감독을 하고 있다. 2007년에는 뉴욕 아트디렉터들이 뽑은 한국 베스트프로덕션에 선정, 대표작으로는‘ 포스코’가 있다.
미국에서 찍은 줄 알고 있는 카스맥주 런칭광고
나는‘ 제1회 엘지애드 대학생광고대상’ 특전대상으로 입사했다. 어떻게 TV과제물을 제출해야 하는 줄 몰라 콘티에 그림 그리고, 작사·작곡·연주·노래에 음성 변조시켜 성우 내레이션까지 해서 제출했더니 입사하라고 했다. 원래 그래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외주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이라는 사실은 입사해서야 알았다. 사장님 첫 면접이 기억난다. 내 아래 위를 훑어보시던 사장님 왈,“ 자네 그 신발 밖에 없나?”
난 대답했다.“ 제 신발 중에서 젤루 좋은 것이라……” 백구두를 신고 갔었다.
"너 거기 뭐하는 데야, 취직한 것 맞아?"
입사 후 14명의 선배 PD들이 득실대는 CM팀이라는 곳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웃음만 나오는 별동부대였다. 다른 부서와는 전혀 다른 행색으로 어찌나 욕들이 심한지… 이런 일도 있었다. 일주일째 집에 안 들어온 내가 걱정돼 친형이 회사에 전화를 했는데, 그 전화를 욕쟁이 팀장이 받아 나를 불렀다“ 야, 신중현 전화바다~ 셰카~” 그 소리가 친형 수화기로 흘러 들어갔겠지? 형 왈,“ 너 거기 뭐하는 데야, 너 취직한 것 맞아?”
“너 어디 노름판 심부름 같은 것 하고 있는 것 아냐?” ㅋㅋㅋㅋ 우리 형 완전 점쟁이다~
풍운의 꿈을 안고 입사한 회사가 난 맘에 안 들었다. 입사 몇 개월 안 돼서부터 사표를 진짜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하지만 '내 주제에 LG애드에 어떻게 들어와' 하는 자각에 참고 참다가 CM팀이 없어지고 CD제로조직이 바뀌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그 첫 번째 팀장이 이 칼럼에도 등장했던 윤병훈 국장이셨다. 주로칭찬으로 부하직원을 대한 분이다. 이후 김정식 국장, 이 분 또한 자기 집 팔아 부하직원들 술값내신 분으로 정평 나있다. 두 선배 밑에서 무럭무럭 자라 사표는 찢어버리고 시건방떨며 열심히 회사를 다녔다.
'LG애드'는 내게 친정이다
카스맥주 첫 런칭광고는 가끔 특강 때마다 얘기하곤 한다. 가칭‘ 진로맥주 경쟁PT’워낙 졸병시절이라 아이데이션엔 참석도 못하고‘ 진로에서 맥주가 나온다면…’ 이라는 주제로 길거리 인터뷰를 담당했다. 난 편집에 소비자의 대답을 넣기보단 대답 전후의 솔직한 행위를 넣었다. PT석상에서 광고주 회장님이 소비자 인터뷰를 보시며 박장대소하셨고, 인터뷰 테이프 좀 주고 가라고 하셨단다. 사장님이 회사로 돌아와 꼬맹이인 날 찾으셨다. 그리고 난 그 엄청난 광고주 담당 PD가 됐다. 일개 사원이 한 회사의 사활이 걸린 새 제품 런칭광고를 찍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 세계에서 맥주 시즐을 가장 잘 찍는다는 DOP와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내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당신이 찍은 맥주 시즐과 똑같이만 찍어줘~” 작업은 완전히 망쳤다. 그 DOP 왈, 자신의 작품들은 우연히 운 좋게 찍힌 거란다. 오래오래 찍다가 우연히 건진 거라는 거다. 난 한 수 배웠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아무튼 눈 벽을 뚫고 나오는 대형냉장트럭‘ 런칭’편은 그렇게 그지 같이(?) 찍었다. 결국 한국와서 몰래 지하창고에서 다 다시 찍었는데, 이 작품에 대한 지나친 관심들은 40회가 넘는 편집수정을 거치게했고, 화가 난 나는 그래도 제일 자신 있었던 맨 처음 편집본을 몰래 온에어 소재로 방송에 내보냈다. 그 작품은 채널을 돌리기만 하면 나왔고, 다들‘ 역시 외국 기술’의 뛰어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편집본이 바뀐 것 또한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해외 상도 받았다. 재밌지 않은가? 막무가내로 살아온 신 PD의 참 운 좋은 시절이었던 것 같다~^^ LG애드에서의 7년은 내인생의 7년이었다. 최고로 재밌고 의미 있는… 그리고 죽을 때까지 가슴에 남아있으리라.
LG애드는 내게 친정이다. 그래서 난 아직도 막연히 사랑한다. LG애드를….
신중현
㈜아우라아우라 대표·감독 | auraaura@nate.com
1989`~`1996년까지 LG애드에 PD차장으로 근무. 이후 까치앤까치에서 감독을 시작. 2001년부터 아우라아우라 CF 프로덕션을 설립해 감독을 하고 있다. 2007년에는 뉴욕 아트디렉터들이 뽑은 한국 베스트프로덕션에 선정, 대표작으로는‘ 포스코’가 있다.
'Archive > Webzine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03-04 : ‘緣’想同感 (0) | 2011.04.19 |
---|---|
2011/03-04 : Wisebell - 회의의 법칙 (0) | 2011.04.19 |
2010/03-04 : HS Ad Close-up - 우리 5남매의 고민 ~ 누가 좀 시원하게 풀어주세요! (0) | 2011.04.19 |
2011/03-04 : BRAND - 뜨는 B2B기업, Branding이 답이다~ (0) | 2011.04.19 |
2011/03-04 : 세상 낯설게 보기 - 당신이 이기고 있습니까? (0) | 2011.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