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에서 브랜드를 강요하고 교육시키려는 의도의 딱딱한 메시지를 제거하고, 대신 우리가 알아낸 새로운 세대의 Slice of life를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실제 있을법한 생활 속에서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써 젊은 세대들이 경계심을 풀고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젊.어.지.다.
OZ 사용자 분석을 통해 08년 OZ 브랜드를 런칭할 당시보다 OZ 사용자의 연령이 훨씬 더 낮아졌다는 것이 밝혀졌다. 젊은, 아니 어린, 그러니까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그들 세대가 바로 OZ의 핵심타깃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오주상사’는 이제 그만 놓아주고 ‘오주스쿨’, ‘오주캠퍼스’를 만들자는 이야기들이 있었으나…… 곧 무시당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젊은 그들에게 이야기한다는 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비비디바비디부’는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마법이 발휘되지 않았고, 아무리 ‘쇼’를 해도 더 이상 신나지 않았다.
그렇다, 바로 지금이다!
OZ Generation
OZ Generation: [명사] 1. 세상 그 어떤 것에도 구속 받지 않는 신인류. 생각·사상·사취향·사생활과 능력까지 이전 세대들이 가질 수 없었던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고 누리는 세대. 2. ‘OZ를 통해 세상을 자유롭게 사는 세대’
OZ로 살아가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우스운가? 마음껏 비웃어도 좋다. 하지만 이것이 두 달 가까이 우리의 타깃을 붙잡고 연구한 결론이었다. FGI를 수도 없이 하고 심층 인터뷰 뿐 아니라 캐주얼(Casual) 인터뷰(길거리·지하철·엘리베이터·무도회장 헌팅 포함) 등을 하면 할수록 ‘이들은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그리고 다른 그들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이것밖에 없었다. 바로 ‘OZ Generation!’
그들, OZ를 한다는 것
한 가지 예로, OZ폰(OZ를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X세대(35?49)는 ‘궁금하다’는 욕구가 촉발되어야 OZ를 통해 인터넷에 접근, 자신의 욕구를 해소한다. 아주 기초적인 ‘욕구해소형’이다(오주상사 ‘호주의 수도’ 편에서 이문식·유해진 씨처럼 간혹 내기로 변질, 발전되기도 함). 하지만 OZ Generation들은 그냥 이.유.없.이, 숨.쉬.듯.이. OZ를 한다. X세대는 꼭 할 얘기가 있어야 누군가에게 전화하지만 OZ세대는 ‘어디야-뭐해-밥 먹었어’로 이어지는 무의미 3종 세트를 시도 때도 없이 날려주신다. OZ도 이와 같다. 책상에 앉아서 특별한 이유 없이 인터넷을 켜는 당신과 같이,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심지어 컴퓨터를 하다가) ‘생각’이나 ‘필요’에 앞서 OZ에 접속한다. 그리고 누린다. OZ를, 그들만의 자유를.
We live in OZ
독서실 앞에 죽치고 빙 둘러 앉아있는 청소년들을 관찰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들은 보통 3명에서 많게는 10명 정도까지 모여 있다. 몇몇은 담배피고 몇은 침 뱉고 몇은 때리고 도망가고… 이성친구 얘기, 시험 얘기, 담탱이 얘기는 이전 세대들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재미있는 건 이들 대부분이 서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거다. 얘기 중이건 움직이는 중이건 관계없이…… 문자 속 등장인물을 주인공으로 뒷담화를 하기도 하고, 인터넷을 하며 뉴스 속 화제의 연예인을 도마 위에 올리기도 한다.
비단 독서실 앞의 중고생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준(準) OZ Generation’이라고 자칭하는 우리 팀원들의 회의시간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어디 이뿐이랴? 우리는 침대 위에서, 수업시간에, 편의점에서 사발면 면발을 불다가, 지하철을 기다리며, 버스에 앉아서, 화장실에서 힘을 쓰다가 OZ를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OZ Generation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들의 모습 그 자체에서 우리 캠페인의 슬로건인 ‘We live in OZ’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6명의 Rising Star
‘OZ Generation’이라는 새로운 세대,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방식인 ‘We live in OZ’를 보여주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우리는 이 시대의 젊은 ‘Rising Star’들이 필요했다. 대한민국 인터넷에 이름이 한번이라도 올라간 적이 있는 모든 젊은이들을 후보에 넣고, 한 달이 넘는 고된 선정작업 끝에 드디어 6명의 OZ Generation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들의 등장(혹은 탄생)에 대한 세상의 반응은 너무나 즉각적이었다. ‘OZ 내 주위엔’ 편에서 귀여운 표정연기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연희’는 접속자 수 300만 명을 넘어선 온라인 1인칭 데이트게임으로 모든 남성의 워너비 데이트 상대 0순위가 되었다. 슈퍼주니어의 ‘기범’은 예전의 인기를 단박에 넘어섰고, ‘최아라’는 아이스크림소녀에서 벗어나 고맙게도 잘 성장해 준 모습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잡았다. 유승호는 누나들을 넘어 전 국민의 마음을 흔들며‘한류스타’의 가능성을 만들었고, 김범은 대한민국 최고의 Rising Star로 평가 받는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점점 마니아 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김민지, 그녀의 다음 편은 언제 나오는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젊.은.광.고.
광고 속에서 우리는 브랜드를 강요하고 교육시키려는 의도의 딱딱한 메시지를 제거하고, 대신 우리가 알아낸 새로운 세대의 Slice of life를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광고를 위한 과장된 연기가 아닌, 실제 있을법한 생활 속에서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써 젊은 세대들이 경계심을 풀고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림들을 그려 나갔다.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소품·의상 하나에서부터 장소, 화면의 톤까지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다. 또한 노래와 뮤직비디오·게임·화보집 등을 통해 전체적인 캠페인의 완성도를 더하고 그들이 즐길 수 있는 꺼리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었다. 그러한 노력들에 서서히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모델과 캠페인 관련한 수많은 이슈거리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모델 뿐 아니라, 그들의 의상·촬영장소·노래 등 작은 부분에까지 열광하는 열렬한 팬층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세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우리가 갑자기 ‘우리는 광고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닙니다’라고 말한다면 분개할지도 모르겠다(당연하다. 당신은 지금 회사 이름에까지 명백하게 ‘AD’가 들어간 회사의 사보를 읽고 있으니까). 하지만 당신의 기분과 상관없이 이는 사실이다.
우리는 몇 개월간 광고장이라기보다 차라리 인류학자였고 사회학자였으며 심리학자이기도 하고 문화 비평가였으며,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바로 OZ Generation이었다. 문밖에 새로운 세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들을 더 선명히 알기 위해서 노력했고, 광고는 그 결과 저절로 만들어진 보너스일 뿐이다. IMC? 역시 저절로, 혹은 스스로! 능동적인 소비자들, 그들을 즐겁게만 해주면 그들은 자발적인 우리 광고매체가 되지 않던가?
1991년 더글러스 쿠플랜드(Douglas Coupland)의 소설 <Generation X>를 통해 X세대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때를 기억하는가? 정말이지 1991년다운 탄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것들이 통섭하고 이종교배가 난립하는 지금, 또한 그 변화의 속도가 제 정신을 가진 인간이라면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지금, 또 하나의 새로운 세대가 탄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아는지?
설마 18년 전 그 때처럼 심각한 문학작품을 통해서 그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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