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각기관은 끊임없이 환경의 변화를 더듬는 촉수 역할을 한다. 이를 기업경영 활동 측면에서 보면 미세한 환경 변화에 기업이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빨리 자신의 취향을 바꿔버린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마케팅 활동 또한 항상 소비자들의 변화에 맞게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제공해야 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시대 이후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를 넘어 이제는 소비자 개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소비자 맞춤형 시대, 그리고 나만의 제품 시대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최근에 회자되는 무지개 마케팅(Rainbow Marketing: 하나의 모델에 다양한 컬러를 적용해 나만의 컬러를 갖고자 하는 세분화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컬러마케팅)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다양한 컬러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모든 소비자의 생각(마음)을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시각적 반응이 구매욕구로 연결
컬러마케팅은 상품의 컬러로 소비자 감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며, 또한 색다른 멋을 통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제품 호감도와 구매욕구를 높이는 것이다. 상품의 판매 소구점을 기능과 가격·감성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할 때 마케팅 세계에서의 감성은 곧 ‘디자인’이다.
감성시대는 이미 도래했고, 그에 따라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그 디자인의 핵심요소 중 하나는 컬러다. 물론 디자인의 요소로는 컬러뿐만 아니라 소재(Material)·패턴(Patten)·모양(Form) 등이 더해진다. 그런데 컬러의 미묘한 차이가 소비자의 감성 차이와 동일시된 이 시점에서 컬러는 다양한 개성을 표출하는데, 컬러 자체가 주는 좋은 느낌으로 인해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바로 컬러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컬러는 매우 강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소비자에게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고, 반대로 어떤 생각은 떨쳐버리게 하기도 한다. 소비자를 행복하게도 하고, 슬프게도 한다. 이렇듯 컬러는 온갖 종류의 감정의 무게를 갖고 있으므로 브랜드(제품)에 대한 많은 것을 전달한다.
브랜드가 노출되면 자극을 유발해 소비자가 반응한다. 즉 브랜드를 감지하는데, 이러한 감지는 오감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가운데 시각은 오감(시각 87%, 청각 7%, 촉각 3%, 후각 2%, 미각 1%) 중 감지력이 월등하게 뛰어나다. 소비자의 지각은 오감으로 움직이고, 그 중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감지한 순간 ‘주의(Attention)’를 돌리게 되고, 이러한 주의 집중은 바로 디자인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데, 디자인 요소의 70%가 컬러에 의한 주의집중이다. 특히 사람의 두뇌는 보통 컬러 감성으로 먼저 반응을 보이지만, 특정 컬러에 노출되면 자연스레 기억된 컬러에 일정한 반응을 습득하게 된다. 그래서 컬러는 소비자의 구매충동과 직결되는 것이다.
초성숙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의 소비자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인다. 마케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이렇듯 소비자의 마음이 진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컬러는 소비자에게 우리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최선단에 존재하기에 소비자의 눈(Eye)을 통해 가장 먼저 감지하게 된다. 결국 ‘잘 팔리는 컬러’를 만들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 컬러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컬러를 이성적인 관점에서 보면 빛 파장의 차이에 따라 눈으로 인식되는 것이지만, 감성적인 관점에서는 사람의 표정·이미지·감정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컬러는 실제가 아니라 빛에 의해 움직이며, 그것은 사람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환영이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소비자 감성이나 취향이 컬러를 통해 형상화되고 그것이 감성을 자극해 ‘구매 욕구’라는 반응을 일으킨다.
컬러 이미지가 브랜드 메시지로 환치
1990년대 중반 이후 컬러마케팅이 우리나라에 등장한 배경에는 1970년 이후 출생의 X세대가 소비주역으로 떠오른 것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들은 감성 소비자다. 컬러 TV와 영화·비디오·패션 잡지의 압도적 영향 아래 자란 그들의 감각이 ‘보다 컬러적으로’ 움직였다.
또한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자는 80%가 여성이고, 그 중 80%가 20~30대 여성이다. 감각적인 소비자, 컬러 지각이 뛰어난 여성(남성은 형태 지각이 뛰어나다). 그렇듯 여성적 사고 트렌드가 중심이 되는 이 시대에 컬러마케팅은 소비자와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된다. 브랜드는 제품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요소이지만, 그것은 이미지로 나타나고, 브랜드의 첫 이미지는 컬러로 결정된다.
컬러는 인간의 일상생활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옷·음식·액세서리·자동차·휴대전화, 그리고 거리를 장식하는 광고물에 이르기까지 컬러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컬러가 있다. 그것은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환경·연령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인데, 그 컬러가 바로 그 사람 자체의 이미지(User Image)이다. 물론 컬러 자체도 퍼스낼리티를 갖고 있다. 이미지를 파는 시대인 21세기 시장에서 컬러마케팅이 빛을 발하는 이유다. 세상을 이루는 아름다운 컬러들은 제각각 특유한 이미지를 갖고 있고, 이러한 컬러 이미지가 브랜드 메시지가 되어 소비자에게 소구되어진다. 소비자가 갖고 있는 컬러와 브랜드(제품)의 컬러가 마주칠 때 구매욕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시각적 브랜딩’으로서의 컬러마케팅
컬러마케팅은 이제 전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되고 있음은 누구나 다 안다. ‘자기만의 소비’가 이루어지는 현대의 시장환경에서 컬러는 ‘맞춤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이제는 모든 기업(브랜드·제품)이 컬러마케팅을 실시함으로써 컬러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컬러마케팅 그 자체로만의 차별화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컬러마케팅은 이제 브랜딩이 되어야 한다. ‘브랜딩’이란 특별한 감성적인 경향을 바탕으로 어떤 대상에 대해 형성되는 강력한 인식이다 신념이 될 정도를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브랜딩은 느끼는 것이다. 소비자가 느끼는 그 무엇이다. 감정이 오고가는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사람들이 감동하는 부분은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경험의 과정이지 얻고자 하는 대상 그 자체는 아니다. 구매행위는 단지 시작일 뿐이며 ‘브랜드 구축(Brand Buliding)’ 과정의 일부이다.
이제부터 컬러마케팅은 제품 개발 이전의 아이디어, 컨셉트 단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①컬러의 정보화, 컬러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②사회 트렌드의 파악을 통해 소비자의 성향과 변화상을 이해하고, ③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며, ④글로벌 시대의 세계의 유행컬러를 분석해, ⑤ 컬러마케팅 기획(베이직 컬러, 트렌드 컬러)을 해야 한다. 그리고 컬러 디자인 제품의 판매 과정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도구와 일관성을 유지시켜야 한다. 컬러마케팅의 핵심 성공요인은 컬러 아이덴티티, 컬러 가치, 그리고 시대 흐름에 따라 컬러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에 대한 통찰임을 명심하면서 시장 변화에 따른 융통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모두가 동일하지 않다. 소비자는 각기 다른 욕구를 지니고 있으며, 특정한 제품이 가지는 속성과 유형은 모두 다 다르다. 똑 같은 제품이라도 소비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른 욕구를 가진다. 이에 컬러마케팅응 통해 제품에 다른 컬러 감각으로 다르게 보이도록 유도하는 것은 소비자의 다양한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는 모두 마음 한 곳에 생각들을 품고 있다. 그 생각은 곧 ‘인식’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므로 대상 자체의 물리적 특성과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눈에 띄는 성질이 달라진다. 즉 소비자의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 인식이 그것을 달라보이게 하는 것이다. 기억 속에는 이미지가 있고, 이미지는 점으로 분산되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이미지를 얻고 있는 것이 컬러다. 컬러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다양하다는 것은 ‘컬러에 대한 소비자 경험’의 다양성에 근거하며, 소비자 경험은 브랜드 인식과 동일하다. 그렇기에 컬러마케팅은 이제 ‘시각적 브랜딩 (Visual Branding)’이 되어야 한다.
소비 트렌드 변화와 컬러마케팅의 가치
첫째, 컬러는 경제성 있는 고부가가치 디자인 마케팅이다. 컬러 자체가 상품화되고,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좋은 소비자 인지 효과를 나타내며, 소비자 마음속에 존재하는 감성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둘째, 컬러는 소비자의 본성적 욕구로 존재한다. 즉 컬러는 본능적인 소비자 욕구를 불러일으키나, 소비자 마음속에 존재하는 감정을 자극해 심리변용을 일으키고 소비자 태도변화를 유발시켜 행동 변화까지 가능하다. 달리 말하면 ‘소유론적 컬러(Having Color)’에서 존재론적 컬러(Being Color)로 전환 가능하기에 컬러 자체로 진실성에 소구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컬러는 글로벌 마케팅의 기본이 된다. 컬러는 ‘제 3의 언어’이자 세계적인 언어이다. 그것은 느낌으로서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다. 나라마다 컬러에 대한 반응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인 컬러 감성이 비슷한 만큼 컬러에 대한 반응도 유사하게 일어난다. 이렇듯 컬러는 매우 강력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컬러는 브랜드가 어디에 포지셔닝되어 있고, 소비자 생활에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말해주며, 제품의 특정한 편익을 바로 소비자에게 전해준다. 아울러 컬러는 시각 언어의 핵심이다. ‘컬러가 있다’는 것은 곧 각기 다른 상징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시각적 컬러 기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컬러는 정체성(Identity)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이제 기업은 컬러마케팅을 시각적 브랜딩의 일환으로 인식, 발전시켜 새로운 브랜딩 전략으로 거듭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