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06 : Ad Review - 당신의 광고에는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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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광고에는 사람이 있습니까?
 
 
 Guinness 맥주광고
 
최 재 용 CD | CR1그룹
jychoi@lgad.lg.co.kr
 
저는 술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조금 비싼 술집에 가게 되면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 술값이면 내가 사고 싶어 하는 다른 것을 살 수 있을 텐데…’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와 반대의 생각을 합니다. ‘이 물건을 살 돈이면 술이 몇 잔인데’라고 말입니다. 각자의 취향 차이이나, 반드시 어떤 쪽이 더 낫다고 판단 내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 자신에게 더 만족감을 주느냐의 문제겠지요.
 
이번 광고는 ‘WHAT’S ON YOUR MIND?’라는 캠페인 슬로건으로 진행되어온 기네스(Guinness) 맥주광고 캠페인 중의 하나를 소개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눈길을 끄는 광고라 생각됩니다. 기네스는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듯 아일랜드에서 생산되는 세계적인 흑맥주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그 맛에 한번 맛들이면 다른 맥주는 정말 못 마시게 되죠. 술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기네스 흑맥주는 아주 좋아합니다. 아일랜드를 여행하며 펍(pub)에서 맛본 기네스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 파는 하우스맥주가 발달한 유럽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맥주 맛은 펍의 그늘을 벗어나기만 해도 맛이 달라진다.” 그만큼 효모가 살아있는 신선한 맥주만을 만들어 팔고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이번 광고 역시 캠페인의 큰 흐름 속에 있습니다. 커다란 잔에 기네스맥주가 담겨 있는 모습들이 야릇한 여체 모습의 일부로 보이는 캠페인 중의 하나입니다. 수많은 컵으로 하나의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사진들의 명암을 통해 큰 사진을 만드는 기법을 이용한 것이지요. 비어 있는 잔과 맥주가 채워져 있는 다른 잔들을 결합시켜 비키니를 입고 있는 여자의 몸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이 광고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여체가 아니라 기네스맥주입니다. 캠페인에서 보이는 다른 광고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그 맥주의 모습이 여체를 상징한다 해도 눈길을 빼앗기지 않고 그 맛을 떠올릴 만큼 기네스는 맛있는 맥주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광고를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광고에서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전달해야 할 컨셉트나 메시지보다 ‘폼’이나 ‘멋’으로 불리는 그런 쪽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주와 부가 혼돈되는 일은 피해야 하겠지요.

광고를 만들 때, 당신의 광고에는 ‘메시지’가 들어있습니까, ‘멋’이 들어있습니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