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심리학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직장을 보게 하라!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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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뭐였어요?"

"저는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이 대답에, 사람들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그런데 왜 이 일(Sales & Marketing)을 하죠?"

둘째, "앗, 그럼 제 마음을 읽는 것 아니에요? 말조심해야겠네"

 

 

이 두 가지 반응에서, '심리학'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 생각,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은 고유한 영역이다라는 것과, 독심술과 같이 누군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믿는 것. 사실,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하고 저 또한 이러한 기대를 아예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그러나, 막상 심리학을 공부하다 보니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전공을 공부하면 할수록, 어쩐지 심리학에서 더 멀어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전공 공부 외에, 저는 좀 더 다양한 심리학 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에 대한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많은 정보를 얻고 또 얻었지만, 그 어떤 답답함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과연, 진정한 '심리학'은 어디에 있는 걸까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또 던졌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합니다.

 

심리학은 어디에 있는 걸까?

 

제 대학 시절엔 어학연수가 대유행이었습니다. 해외여행이 매우 특별했던 시간을 막 지나, 먹고살만해진 시대의 분위기가 사람들의 시야를 해외로 돌리게 한 겁니다. '영어'라는 명분은 수많은 학생들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영어를 좀 더 잘하겠다는 다짐으로, 멀리는 미국이나 캐나다 가깝게는 영어를 쓰는 동남아시아로 날아갔습니다. 아마도 그 경험들은 영어뿐만 아니라 영어를 쓰는 곳의 문화와 사람,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배우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 시절의 영어는 '거기(그 나라들)'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심리'를 공부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대부분은 심리학과가 있는 대학교나 심리학 서적이 가득한 도서관을 생각하실 겁니다. 제가 심리학 전공을 택한 것도 그 이유였으니까요. 문득, '심리학'에서, '학'자를 떼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문이라는 이름에 봉인된, 그것의 본질을 펼쳐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잘 알고 싶다면, 사람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심리'란 '마음의 작용과 의식의 상태'를 말하는데, 그 상태를 유지하고 변화시키는 원형이 바로 사람입니다. 그러니, 나 혼자 있더라도 '심리'는 존재하며, 그것을 들여다보는 그 자체를 두고도 '심리'를 탐구해가는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심리학'은 그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광고 심리학, 경제 심리학, 범죄 심리학, 가족 심리학 등. 'OO심리학'이라는 어떤 단어도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심리학은 어디에나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곳엔 바로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직장'만큼 사람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곳이 또 있을까요? 심리학은 어디에나 있지만, 그 속내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직장은 다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군상이 자아내는 심리학의 대향연이 바로 직장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배우고 싶었던 영어가 저 어느 나라에 있는 것처럼요.

자신의 것을 지키려, 다른 무언가를 쟁취하려 아웅다웅하는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심리 변화는 말 그대로 팝콘각을 불러옵니다. 그러니까, 질문을 바꾸어 '심리학을 가장 잘 배울 수 있고, 목도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라고 물어본다면 그 답은 결단코 '직장'이 되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배운 심리학은 '이론'

직장에서 맞이하는 모든 건 '실습'이자 '실전'

 

 

사람들이 있는 곳에 있다고 하여 그들의 심리를 쉽게 알아낼 순 없습니다. 나 조차도 제 마음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처럼요. 영어는 단어를 외우고, 글과 말을 통해 그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데 '심리'는 그 과정과 사뭇 다릅니다.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있긴 하지만 그 역사가 오래되지도 않았을뿐더러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의 모습으로 존재했으나, 철학에서는 '심리학'이란 이름이 독립해 나온 것은 1879년 독일 심리학자 분트에 의해서였습니다 - 작가 주 -), 무언가를 외우거나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해서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순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20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해보니 이제는 좀 알 것 같습니다. 돌아보니 대학 시절에 배운 전공 수업보다 직장에서 사람의 마음에 대해 더 많이 그리고 깊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심리학은 지혜의 메스로 자신의 내면을 해부하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 백번 제 마음을 해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제 속 마음을 다 알 순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메스를 갖다 댈 순 없지만 내 마음에서 흘러나온 것들을 보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이전보다는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배운 심리학이 '이론'이라면, 직장 생활은 '실습'과 '실전'이라고 말이죠.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심리 해부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진 못합니다. '답'은 '현장'에 있기 마련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잊고 있던 심리학적 지식들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저(우리)는 진정한 심리학 공부를 직장 생활과 함께 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도 월급을 받으면서 말이죠!

 

*     *     *

 

이 세상 모든 심리학 이론을 모두어도 직장 생활에서의 갈등과 상처는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수많은 정보를 '지각(知覺)'하고 '인지(認知)'하는데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시작점부터 노력한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거나 그 충격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러한 충격을 경험 삼아 자아실현의 길목으로 들어설 수도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나의  마음속 '의식'과 '무의식'은 그러한 경험들을 그냥 지나가게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본다면, 얼마든지 어떠한 경험이든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습니다. 누군가 심리학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직장을 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덧) 직장에서 이해할 수 없거나 정말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면. 심리학 실험을 거하게 했다고 생각하세요. 오늘도 사람에 대해 공부했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면 정신과 마음 건강에 매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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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