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새로운 ‘이유’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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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상점에 갔는데 주인이 손님을 반기지 않습니다. 가격을 물어도 시큰둥, 팔고자 하는 의욕이 전혀 없습니다. 물건 하나 파는 게 뭐 그리 중요하냐는 눈빛. 손님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터키이고 라마단 기간이고, 주인은 해 뜨자마자 물 한 모금,, 밥 한술 먹지 못했다면 이해가 갑니다. , 힘이 없어서였구나.’

사람들이 씻지 않아 냄새가 납니다. 오히려 씻은 사람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물이 귀한 곳이고, 모두 조금씩 아껴 쓰는 곳이라면 또 이해가 갑니다. 씻지 않기로 유명한 곳은 어김없이 물이 부족한 지역입니다. 순대를 시켰는데 소금을 주지 않습니다. 달라고 한들 가게엔 늘 찍어먹는 소금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곳이 부산이라면 맞는 이야기입니다. 부산 사람들은 막장에 찍어 먹으니까요.

이렇듯 멀리 가지 않아도 서로 다른 문화와 습관들. 모두 알고 보면 이해 가는 일입니다. 다만 ‘알고 보는 수고를 들여야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이지요. 알고 보면 거기엔 다 정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마케팅과 콘텐츠는 ‘알고 보게’하는 통로입니다. 왜 우리가 함께해야 하는지, 왜 변해야 하는지, 왜 행동해야 하는지. 결국  우리가 가진 ‘이유’를 제대로 드러내, 이해시키는 일이 마케팅입니다.

 

KFC의 새로운 이유

 

코로나 전에도 대한민국은 배달음식의 나라였습니다. 코로나로 배달되는 음식의 종류가 더욱 많아지고 일상화되었지만요. 배달음식에 생소하던 외국도 배달 서비스가 빠르게 발달했습니다. 맥도날드를 비롯해 수많은 패스트푸드가 배달을 시작했고, 아마존, 우버 이츠 등 음식 배달 서비스 업들이 수없이 생겨났죠. 뒤늦게 영국의 KFC도 배달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유는 새롭습니다. KFC‘배달하는 이유’를 새롭게 만드는 걸로 새로운 공감을 만들고 있습니다.

 

KFC JACUZZI / 출처: KFC UKI 유튜브

 

첫 번째 이유는 KFC에서 자쿠지를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쿠지를 즐기며 치킨을 먹는 건 비위생적이기도 하고, 비현실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KFC는 배달을 합니다. 자쿠지가 있는 곳으로. 당신이 당신의 자쿠지에서 KFC를 즐기는 건 당신 문제니까.

 

KFC TABLE / 출처: KFC UKI 유튜브

 

두 번째는 KFC 테이블에 발을 올려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는 테이블인 데다 공중도덕에도 어긋나니까요. 그래서 당신의 테이블로 배달합니다. 당신 테이블에 당신 발을 올리는 건 당신 소관이니까.

 

KFC LIE IN / 출처: KFC UKI 유튜브

 

세 번째는 KFC에선 누워서 먹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KFC 매장 의자가 편하긴 하지만 또 그렇게 엄청 편한 건 아니어서. 그게 가능한 집으로 배달합니다.

 

KFC TROUSERS / 출처: KFC UKI 유튜브

마지막 이유는 KFC에선 바지를 벗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랬다면 당신은 쫓겨나고 경찰이 올 테니까. 그래서 바지를 입지 않고도 KFC를 즐길 수 있는 집으로 치킨을 배달합니다.

배달음식을 먹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KFC는 그중에서 가장 재치 있는 이유들을 골라냈습니다. 시종일관 흐르는 메탈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 'Breaking the law'는 KFC의 의지를 더 단호해 보이게 만듭니다. 배달하는 이유, 이렇게 재치 있고 공감 가던 적이 있었을까요?

 

Spotify가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이유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로 노래를 들려줘야 한다면, 누가 좋을까요?

작년 스포티파이는 마케팅 리더인 CMO들을 위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식품 브랜드 프리토레이, 소매업 CVS, 금융 소프트웨어 Intuit 등을 위해.  그들의 노래는 칸에서 골드 라이언을 수상했고,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CMO들을 위해 노래

 

마스터카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인 웬디스,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 헬스케어 브랜드 할리온(Haleon). 네 회사의 마케터를 위한 노래입니다. 스포티파이는 마케터의 개인 음악 취향까지 고려해 장르를 정했습니다. 가사엔 그들을 칭송하는 이야기를 담았죠. 마스터카드 CMO를 위해선 컨츄리 뮤직을 만들었습니다. 제목은 마스터카드의 키슬로건인 ‘priceless.' 이유는 그가 처음으로 트랜스젠더를 위해 이름을 바꿀 수 있는 카드를 선보였기 때문이죠. 성별이 드러나는 이름 때문에 고통받는 트랜스젠더를 위해, 법적으로 이름을 바꾸지 않고도 카드상의 이름을 바꿀 수 있게 했습니다. 웬디스 마케터를 위해선 절대 얼지 않는 신선한 사랑(fresh never frozen love)'을 통해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칭찬합니다. 캐딜락을 위해선 댄스 곡, ‘EV 4U Me’를 만들었습니다. 요가를 즐기고 명상을 하는 마케팅 마니아라 칭하며, 전기 자동차의 미래로 향해 가는 마케터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애드빌, 센소다인, 테라플루를 소유한 헬스케어 기업인 할리온(Haleon)에겐 팝을 선사했으며, 제목은 ‘Yor're feeling good'입니다. 헬스케어 브랜드에 걸맞은 제목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왜 이런 노래들을 만들었을까요? 그들은 마케터의 업적을 이야기할 때 음악이 얼마나 크리에티브 하고 강하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고, 돕고 싶었다고 합니다. 더불어 음악이 얼마나 더 크리에이티브해질 수 있는지도 보여주고 싶었고. 각각의 성과를 말로 표현하지 않고 음악으로 만든 것이 재미있습니다. 기업 대 기업의 활동이지만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노래니까요.

음악의 대상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두각을 나타낸 CMO들을 향해 세레나데를 불렀고, 돈독한 관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곡이 궁금하시면 스포티파이에서 해당 곡을 검색해 보세요.

 

IKEA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

 

THE LIFE COLLECTION 2022 / 출처: IKEA Norge 유튜브

 

노르웨이의 이케아는 갑자기 가구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근사한 쇼룸에 놓인 새 가구가 아니라 창고에 버려진 채 3년째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의자, 복도에 버려진 책꽂이, 사용자가 이혼한 이후로 버려진 침대 프레임, 구매자가 조립을 포기하고 방치한 수납장, 파산으로 모두가 사리진 사무실에 외로이 쌓여있는 의자와 책상과 서랍, 금주를 결심한 이의 와인랙, 여자 친구의 취향에 맞지 않아 버려질 운명에 처한 의자, 하늘나라로 떠난 이의 식탁 의자, 육아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집 밖으로 쫓겨난 사무가구...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가구들은 버려지고 방치된 채 새로운 주인을 기다립니다. 이케아는 다양한 이유로 중고 가구가 된 제품들을 다시 사들였습니다. 그들이 가진 사연을 보여주며, 이 오래된 가구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사하라고 권하죠. 따뜻함이 돋보이는 영상은 마치 가구들이 하나하나 사연을 가지고 숨 쉬는 듯합니다. 읊조리듯 흐르는 심플 마인즈의 ‘Don't you forget about me'는 가구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게 하죠. 언젠가 램프에는 생명이 없으니 과감하게 새 걸로 바꾸라고 하던 그들이, 이제는 오래된 가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얘기합니다.

 

 

'싸게 사서 막 쓰고 쉽게 버리는 가구의 이미지를 가진 이케아의 호소력 있는 메시지. 그들은 이 컬렉션을 파산 컬렉션부터, 이혼 컬렉션, 임신 컬렉을 거쳐 2022년 라이프 컬렉션이라 부릅니다.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가 아니라 ‘오래된 것을 쓰자’는 메시지가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컬렉션으로 만든 이케아.

이케아는 이 가구들을 사야 하는 이유를 새롭게 찾았습니다.

 

우리의 이유는 늘 달라집니다.

 

Pinterest "Don't don't yourself", by Uncommon London / 출처: Campaign 유튜브

 

SNS는 보통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남이 올린 사진을 보고,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뉴스를 보고, 여행을 보고, 쇼핑을 보고... Pinterest는 모두가 하는, 보는 것’에 멈추지 말고 ‘하는 것’에 집중하라고 하죠. 그들은 자신을 ‘보는 SNS’가 아니라 ‘뭔가를 하는 SNS’라고 합니다. 그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지 마세요(Don't don't yourself)”라는 캠페인 슬로건을 내 건 이유입니다. 실패할 걱정 때문에, 누군가의 비판이 두려워서, 불안한 뉴스들 때문에,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 때문에 늘 뭔가 하는 것을 미루지 말고 그냥 하라고 합니다. SNS는 많아졌고, 인터넷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오히려 단절을 느끼고 소외를 느끼죠. 어디서나 연결되는 인터넷이 사람의 마음까지 매끄럽게 연결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Pinterest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시선을 돌리고, 취미와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으라고 말합니다. SNS를 해야 하는 Pinterest만의 이유입니다.

 

Don't don't yourself Campaign

 

세상의 기준과 가치는 늘 달라집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는 늘 완벽한 몸매의 여성들이 화려하게 등장하는 걸로 유명했지만, 이제 그들도 평범한 다수의 여성들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먹는 즐거움을 버리고 건강을 해쳐야 얻을 수 있는 마른 몸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얘기합니다. 사람들이 공감하는 포인트가 달라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유’를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이유’는 끊임없이 변하니까요.

수많은 브랜드들이 새롭게 찾은 ‘이유’처럼 이유가 새로우면 알고 보게 하는’ 콘텐츠도 새로워집니다.

 

신숙자 CD의 해외 크리에이티브 2022.10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