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돌아가야 할 지구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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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갑작스레 시작된 팬데믹이라는 변화를 거쳐 이제 점점 많은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이 모두에게 충분했던 것은 아니니까요. 팬데믹으로 인한 강제 격리로, 우리는 ‘우리의 멈춤’이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했습니다. 베네치아의 배가 멈추자 물고기들이 돌아왔고, 중국의 공장이 멈추자 파란 하늘이 선명해지기 시작했고, 인도인들이 멈추자 인도의 공기가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환경오염이, 인간의 ‘잠깐의 멈춤’으로도 크게 변화될 수 있음을 목격했죠. 인류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끊임없이 지구에 위협적인 존재가 돼 왔습니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많은 브랜드들이 이제 환경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일상, 그곳엔 어떤 지구가 있어야 할까요?

 

우주인의 목소리

볼보가 인수한 전기 자동차 브랜드 폴스타. 그들은 10월 31일에 시작된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 맞춰 ‘지구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우주에서 180일을 보낸 바 있는 우주비행사 캐런 나이버그의 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지구.

 

▲Polestar 2. 100% electric | Polestar (출처: Polestar)

캐런 나이버그는 우주를 여행한 50번째 여성입니다. 1961년 소비에트 연방의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도는 데 성공한 이후, 우주로 나간 560명의 비행사 중 한 명이죠. 그녀는 2013년 몇 달 동안 우주 정거장에서 바라본 지구를 떠올립니다. 당시 가장 좋아했던 일은 우주 전망대에서 지구의 일몰과 일출을 보는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지구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했죠. 그리고 동시에 지구가 얼마나 연약한 곳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으며, 우리의 발전이 우리의 유일한 집인 지구의 희생을 동반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하죠. 그녀는 작은 행동들이 지구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말합니다. 그녀 또한 우주로 나가기 전까진 환경에 무심했으나 지구를 벗어나서 지구를 바라본 순간, 이 작은 푸른 별을 보호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밝힙니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우주에서의 순간을 담담하게 얘기하는 그녀의 목소리. 진정성을 더해 보는 이의 시선을 끕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고, 물을 아끼고, 나아가 전기 자동차를 타는 일. 이 모든 일이 지구를 보호하는 가장 큰 임팩트가 될 수 있음을 얘기합니다.

지구의 소중함을 얘기하기 위해 지구 밖에서의 시선을 담은 폴스타. 실제 우주 비행사의 시선을 통해 설득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소중하나, 모두가 관심 갖지 않고 있는 지구. 폴스타는 관심을 높이기 위해 우주에서의 경험을 담았습니다.

 

멸종된 공룡의 목소리

지금 공룡이 살아 있다면 환경위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Frankie the Dinosaur has a message for Humanity(출처: UNDP in Asia and the Pacific)

유엔 개발 계획(UNDP)은 다른 목소리,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갑자기 유엔 회의장에 들이닥친 거대한 공룡. 회의장에 들어온 공룡은 단호하게 연단에 올라섭니다. 그리고 명연설을 펼치죠. 대체 연료보다 화석 연료를 더 많이 쓰게 부추기는 ‘화석 연료 지원정책’을 비판하고, 그 엄청난 지원금을 인류의 가난을 없애는 데 쓰라고 강조합니다. 멸종은 나쁜 것이니, 스스로를 멸종시키는 행동을 멈추고 변화를 만들라고 하죠. 공룡은 행성 충돌로 멸종됐으나 인간들의 멸종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일침을 놓습니다. ‘멸종을 선택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얘기합니다. 공룡의 연설은 매우 설득적이고 확신에 찬 목소리입니다. 대행사 액티비스타와 UNDP는 명연설을 만들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스피치를 쓴 작가 데이비드 리트에게 의뢰해 연설문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힘 있는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미국 유명 배우, 잭블랙을 캐스팅했죠. 공룡의 연설이 호소력 짙었던 이유입니다.

유엔은 이 콘텐츠를 여러 나라에 집행할 계획입니다. 나라별 언어에 맞게 다양한 버전을 만들었죠. 잭블랙의 목소리가 쓰인 영어 버전에 이어,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던 배우 니콜라이 코스테르발다우는 덴마크어로, ‘고질라 대 콩’ 영화에 출연했던 에이사 곤잘레스는 스페인어 버전으로,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에 출연했던 아이사 마이가는 프랑스어 버전, ‘트루 디텍티브’에 출연한 올라뷔르 다리 올라프손은 아이슬란드어로 참여했습니다. 남성 여성 배우가 골고루 참여하여 지역에 맞는 버전을 만들었죠. ‘어벤저스:엔드게임’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작에 참여한 프레임스토어가 공룡을 제작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대행사는 사람들이 집중할 만한 스피커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팝컬처의 요소이기도 한 공룡을 생각해 냈죠. 아웃사이더로서 세상 사람들에게 유니크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으며 멸종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존재. 역대 두 번째로 실제 UN총회 회의실에서 촬영된 이 콘텐츠는 공간의 크기에 맞추기 위해 수많은 공룡 중 유타랍토르를 선택해 프랭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어느 국가에선 여성의 목소리를 가진 프랭키가, 어떤 국가에선 걸걸한 목소리를 가진 프랭키가 찾아갑니다. 이 공룡은 38개국의 수많은 이들을 만나 설득력 있는 시각을 전할 예정입니다.

 

사랑하기에 미워하는 목소리

 

▲HATE TO PROTECT - TAO GUIDES(출처: TBWA PARIS)

지속가능한 여행을 추구하는 프랑스의 여행책 출판사, Guides Tao. 그들은 환경과 거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조금 특이한 방법을 썼습니다. 야생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관광객에 의해 망가지기 쉬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안티 댓글을 모으는 겁니다. ‘관광명소’가 되는 걸 막는 거죠.

84%의 사람들이 친구들의 얘기만큼 온라인 추천 댓글을 신뢰한다고 합니다. 이 통계를 이용해 보호하고 싶은 곳에 별점 테러를 하거나 안 좋을 댓글을 남기는 겁니다. 말하자면, 이곳은 바람이 너무 불어 여행하기에 불편하다든지, 여행자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든지,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을 만큼 힘든 코스라든지, 걷는 것의 연속이라든지... 이어서 대체할 만한 장소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출판사는 이 의도된 댓글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경제적 활동이 없는 지역을 선정했습니다. 여행자를 상대로 한 음식점이나 지역 상점이 있는 곳은 피해, 의도치 않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장소를 결정했죠. 그들은 ‘Hate to Protect'라는 테마로 이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hatetoprotect.com에 가면 누구나 아름다운 곳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된 악성 댓글’을 달 수 있죠.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역발상을 통한 새로운 캠페인입니다.

 

지구를 위한 목소리

어쩌면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 또한 우리가 지구를 건강하게 지키지 못했기에 비롯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하나 모든 곳이 건강하고 깨끗한 지구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유럽인들이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뎠을 때 그들로부터 퍼진 세균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곳곳의 수많은 지구인들이 스스로의 세균이 되어 인류의 멸종 혹은 위기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Wagamama | Vegamama (출처: ADdictive)

아시안 음식 체인 레스토랑인 와가마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메뉴 50%를 비건 메뉴로 바꾸는 거죠. 많은 이들에게 그들의 변화를 알리기 위해 20세기 레트로풍의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인류에게 화난 괴물, 베가마마. 그는 도시에 나타나 건물을 파괴하고 석유시추선을 파괴합니다. 도시는 온통 아수라장이 됩니다. 그때 와가마마 직원이 등장해 얘기하죠. 더 강력한 방법은 더 많은 채식을 하는 거라고. 얘기를 들은 베가마마는 온순하게 돌아서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전 세계 200개의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는 와가마마는 나아가 더 많은 채식을 할 것을 약속하는 ‘채식 서약’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지구는 인간 한 명 한 명의 작은 실천만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브랜드 각자가 할 수 있는 노력 또한 의미가 큽니다. 식당은 채식 메뉴를 만들고, 여행 책은 지속 가능한 여행을 만들고, 전기자동차는 지구를 파괴하지 않는 자동차가 되고.

지구는 거대하지만, 필요로 하는 건 작은 실천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돌아갈 지구를 생각할 시간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