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수급 비상’이라는 말, 뉴스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코로나19로 인해 타격받은 것은 우리의 일상만이 아니었습니다. 사고와 질병의 최전선에서도 큰 피해를 겪고 있는데요. 바로 혈액 수급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국가적으로 통상 5일 치 분량의 혈액을 보유하는 것이 적당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헌혈 인구가 감소해 보유량이 2일 이하로 한 때 떨어지기도 했었죠.
이런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전례 없는 혈액 부족 사태에 식품의약국(FDA)이 나서 "충분한 혈액 공급을 위해 헌혈을 해달라"고 지난 4월 긴급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중국에서는 피를 구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혈액 수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헌혈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요. 헌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해외 광고 4편을 소개합니다.
기증된 혈액은 어떻게 될까? - American Red Cross
미국 적십자에서는 헌혈하는 일련의 과정과 기부된 혈액이 어떻게 쓰이는지 자세한 과정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담았습니다.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광고를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겠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헌혈의 과정은 물론 몰랐던 정보들까지 꼼꼼하게 담긴 이 영상은 어렴풋이 생각했던 혈액의 여정(?)을 자세하게 담고 있습니다. 어떤 검사를 통해 혈액이 어떻게 나뉘는지, 또 혈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죠.
▲ 애니메이션을 통해 헌혈의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출처: American Red Cross 공식 유튜브 채널)
이 영상은 헌혈 이후, 혈액의 관리와 이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실제 헌혈하는 순간을 다루는 장면도 매우 짧은 편인데요. 헌혈을 앞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헌혈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후의 뿌듯함에 방점을 찍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귀여운 그림체로 접근성과 호감도를 올리는 효과까지 전달하는 광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헌혈하는 당신이 슈퍼 히어로! - LifeSouth Community Blood Centers
헌혈을 위해 긴말이 필요할까요? 여기 헌혈에 대해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가 있습니다.
위풍당당하게 헌혈을 위해 들어가는 네 남녀! 헌혈 이후 이들은 슈퍼 히어로로 변신하게 됩니다. 꼭 슈퍼파워로 지구를 지키는 것만이 영웅이 아니죠. 주변의 이웃을 위해 헌혈하는 당신이야말로 슈퍼 히어로라는 이 광고는 짧지만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혹시 평소에 히어로의 삶을 동경하셨나요? 그렇다면 헌혈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히어로로 거듭나보는 건 어떨까요?
인생의 위대한 질문 숫자 ‘42’의 비밀은!? - Red Cross Blood Service:42
이번에 소개할 광고는 영화 속, 혹은 동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곤히 잠을 이루려는 아이를 위해 아빠는 책을 읽어주죠. 아이는 아빠의 이야기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게 되고 꿈속에서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곳곳이 ‘42’로 장식된 축제는 아이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죠. 하지만 모두 알고 있는 이 숫자 ‘42’의 정체를 오직 이 아이만은 모르고 있습니다. 아이는 사람들을 향해 묻습니다. 42가 무엇이냐고, 그러자 관중들은 탄식과 함께 그 사실을 모르는 아이를 안타까워하죠.
▲ 숫자를 통해 헌혈의 의미를 부각했다 (출처: ads channel 공식 유튜브 채널)
숫자의 비밀은 이후 자막을 통해 밝혀집니다. 42일은 기증된 혈액 안에 적혈구가 살아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그리고 주인공인 아이는 수혈이 필요한 환자였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지는데요. 누군가에게는 헌혈이 생명이자 온 우주, 혹은 전부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영상은 끝이 납니다.
많은 사람이 잘 알지 못하는 혈액의 ‘유효기한’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반전의 요소까지 담아낸 것이 인상적인데요. 한 번이 아닌 꾸준한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높은 완성도와 메시지 전달력까지 지닌 호주의 헌혈 캠페인 광고였습니다.
우리의 일상에 꼭 필요한 헌혈! - Give Blood TV Advert
현대인에게 ‘배달’은 생활에 필요한 것을 지급받는 일상적인 서비스로 통하고 있죠. 이번에 소개할 광고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제작됐습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사람들이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이내 유리병 안에 든 무언가가 집으로 배달되죠. 하지만 마지막 사람은 배달 물품의 부족으로 받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배달을 통해 받는 것, 바로 ‘혈액’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영국의 현실을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매일 700명의 새로운 헌혈자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꾸준한 헌혈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우리 일상과 밀접한 ‘배달’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공감하게 한 것이죠.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헌혈의 고귀함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헌혈이 지닌 무게감 때문에 ‘큰맘 먹고 해야 하는 일’로 인식되어 꾸준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곤 하죠. 오늘 소개해드린 광고들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헌혈의 지속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잠시나마 주변을 돌아보고 헌혈의 소중함을 다시금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겐 우주이고 전부가 될 수 있으니까요.
'광고&마케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이야기: 소셜 빅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0) | 2020.09.22 |
---|---|
한국의 방송 미디어 기원에 대해서 (0) | 2020.09.15 |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0) | 2020.09.01 |
더위야 물러가라! 통통 튀는 맛과 색감의 아이스크림 해외 광고 (0) | 2020.08.18 |
마법의 시작 (0) | 2020.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