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1990년대 도입되어 오랫동안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노래방. 친구들 또는 동료들과 함께 열창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소였던 노래방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노래방이 사라진 대표적 원인이 바로 ‘직장 내 회식 문화의 변화’라고 하는데요. ‘사회생활의 꽃’이자 회사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였던 회식 문화가 최근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요? 오늘 HS애드 공식 블로그에서는 회식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점점 변해가는 회식 문화의 방향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래방 개·폐업 현황에서 회식 문화의 변화를 감지하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7월 28일 발표한 ‘노래방 현황 및 시장 여건 분석’에 따르면, 전국의 노래방 수는 2011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2018년에만 해도 1,413개 노래방이 폐업한 데 반해 신규 개업은 766개여서 노래방 자체가 급격히 줄어가는 셈입니다. 기존 노래방을 대체하는 코인노래방의 등장이나 커피전문점 등 서비스가 늘어난 것이 원인 중 하나인데요. 또 다른 원인은 노래방의 주요 이용 고객인 ‘회식’ 문화에 서서히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 과도한 술자리 회식은 사원들의 능률은 물론 워라밸까지 떨어뜨립니다
지금까지의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 할 만큼 회사생활에서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 선후배와 술잔을 기울이며 친해지고 서로 간 벽을 허물며 좀 더 깊은 소통을 하게 된다는 신념 하에 모든 사람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하나의 ‘의식’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늦게까지 이어지는 과도한 회식은 사원들의 저녁 시간을 뺏고 컨디션을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다음 날의 업무/휴식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회사의 생산성을 낮추고 개인의 워라밸까지 떨어뜨리게 되죠. 술에 약하거나 즐기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부어라 마셔라’하는 회식 자체가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원할 때 마시고 부르고 싶을 때 부르는 ‘싫존주의’의 대두
또한 2030세대의 개인에 대한 의식이 변화하며 나타난 ‘싫존주의’도 회식 문화의 변화에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대학내일이 발표한 ‘2018년 1934세대의 관계와 사회 인식에 대한 가치관 조사 발표’에 따르면 19~34세 900명 중 66.8%는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취존을 넘어 ‘싫어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달라’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가 ‘싫존주의’인데요. 기존 회식에서 자주 보이던 ‘술과 노래를 권하는 문화’를 멀리하는 싫존주의적 성향이 농후한 2030세대가 사회에 유입되다 보니 회식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 싫은 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취향을 존중해 달라는 ‘싫존주의’가 20~30대 사이에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호불호 취향을 넘어, 지난 2019년 7월 16일부터 발효된 ‘직장내괴롭힘금지법’에서 엄격히 금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 2018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대두된 ‘워라밸’의 중요성은 회식문화의 변화에 채찍질을 가했죠. 하지만 오랫동안 유지된 문화가 그렇게 순식간에 바뀌지는 않는 법입니다.
변화를 요구하는 회식 문화, 기업들이 나섰다
2018년 7월 취업 사이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회식 유형은?’이라는 질문에 ‘술자리 회식’이라 답한 사람이 아직도 83.5%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응답자의 54.4%는 ‘회식 문화가 달라졌다’고 답하며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아직도 회식에 참여하지 않으면 눈치가 보이거나 소외된 느낌을 받는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기업이 불합리한 회식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덕분에 상당한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와 하나은행은 ‘한 가지 술로 9시 이전까지 1차만’이라는 뜻을 담은 ‘119운동’을 전개해 과도한 회식으로 직원들이 고통받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조처를 했습니다. LG유플러스에서는 월, 수, 금에 회식을 금지하며 노래방에서는 법인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도록 막아 물리적인 회식 시간을 줄이고 직장내괴롭힘방지법에 위반하는 부당행위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먹고 마시는 회식에서 배우고 대화하는 회식으로
다른 한 편으로, 술자리 회식의 효용성 자체에 의문을 가지고 회식 문화를 바꿔보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어색함을 없애고 금방 친해지고 마음을 열 수 있다’며 술자리 회식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분이 더러 있는데요. 사실 다음 날 숙취와 피로가 없다는 가정하에, 한 잔 술은 어색한 사이에 긴장을 풀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죠. 그러나 한번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전날 회식 자리에서 술 한잔 걸치고 호형호제하던 선임이나 후임을 다음날 다시 만났을 때의 그 어색한 기분을 말이죠.
▲일반적인 회식 대신 요리나 공예 등 클래스를 함께 하면서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어나가기도 합니다
정말 서로 친해지려면 술자리보다는 공통의 관심사를 찾거나 나중에 꺼내 이야기할 추억을 만드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팀별로 ‘향초 만들기’나 ‘라탄 클래스’ 등 다양한 체험 수업을 함께 하는 ‘원데이 클래스 회식’이나, 볼링이나 스크린 야구장 등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회식’, 뮤지컬이나 연극, 영화, 공연 등을 함께 보고 차 한잔하며 느낌을 나누는 ‘문화 회식’을 즐기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녁 대신 점심시간에 맛집을 예약해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점심 회식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회식 시간을 별도로 투자할 필요 없이 점심시간에 회식을 진행하는 사례도 이제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매번 저녁 시간에 삼겹살 회식을 하는 대신, 평소에 쉽게 즐기지 못하는 맛집을 점심시간에 예약하는 것인데요. 매번 비슷하게 돌아가던 점심 메뉴에 신선한 변화를 주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평소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웠던 동료들과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팀워크가 차곡차곡 쌓이지 않을까요?
개인의 시간을 빼앗는다는 의미에서 아예 ‘회식 무용론’을 외치는 사람들의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1주일에 5일을 함께 하면서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사이인 만큼, 모두가 만족하는 선에서 서로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액션은 분명히 필요해 보입니다. 이제 많은 사람이 한 방향으로 생각을 모으고 있는 만큼, 모두가 바라는 ‘즐거운 회식’으로의 변화가 가속화될 텐데요. 이제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는 건전한 회식 문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즐기고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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