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Adobe Summit(어도비 서밋)은 많은 기업이 마케팅 관련 신기술을 선보이는 디지털 마케팅 컨퍼런스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담당자와 비즈니스 파트너가 참여하며, 산업 간 장벽을 넘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연례행사라고 볼 수 있죠.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참전해 ‘고객 경험’을 강조한 Adobe Summit 2019 현장 참관기를 HS애드 Digital Channel Management팀 한세영 팀장에게 들어봅니다.
디지털 경험을 기반으로 한 '고객 경험 관리'
지난 26일, 17,000여 명의 참가자와 300개 이상의 세션과 랩으로 꾸려진 Adobe Summit의 엄청난 규모에 설레었습니다. 어도비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던 수준을 넘어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실감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dobe Summit 2019 컨퍼런스 현장(출처: Adobe Summit 공식 홈페이지)
Adobe Summit 2019에는 어도비를 비롯한 유수 기업의 대표와 중역들이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연사로 등장하여 당사의 서비스부터 비즈니스에 적용한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모든 기조연설의 핵심은 ‘The digital experience(디지털 경험)’였는데, 이는 개별 연사들이 다루는 공통 아젠다인 동시에 이번 참관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사실 어도비가 디지털 마케팅으로 비즈니스를 전향한 이후부터 당사의 초점은 늘 ‘고객 경험 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CXM)’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現 어도비 CEO 샨타누 나라옌은 “Business Transformation Through CX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고객 경험 관리)”를 주제로 운을 뗐습니다. 다수의 디지털 채널과 막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기업이 접점을 찾아내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개인화(Customizing)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고객의 ‘경험’이 브랜드의 성패를 결정하는 시대입니다. 디지털 변혁을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만이 생존하리라는 전망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연설은 ‘CXM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한 도입부에 가깝습니다.
어도비의 새로운 고객 경험 솔루션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 구상도
이번 서밋에서 공식 출시된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Adobe Experience Platform)’은 고객 경험을 전략적으로 제공, 수행할 어도비의 대표 솔루션입니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취합하고 처리하는데, 이 역할은 자사의 인공지능 프레임워크인 ‘어도비 센세이(Adobe Sensei)’가 수행합니다. 보유한 데이터 전반을 결합하여 고객의 프로필을 제공하며, 이 지점에서 개인화된 콘텐츠를 즉시 제공하도록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때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Adobe Experience Cloud)는 분석으로 얻어낸 인사이트가 포함된 정보를 전사 차원으로 공유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향후 사업 방향 설정이나 성과 등 측정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유관 부서가 업무를 수행할 때 브랜드 차원의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전달하기가 용이할 것입니다.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출처: Adobe Summit 공식 홈페이지)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의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MS와 SAP를 파트너로 한 ODI(Open Data Initiative, 오픈 데이터 이니셔티브)의 세부 내용은 흥미로웠습니다. 3사의 플랫폼을 상호 운용하고 기존에 나뉘어 있던 데이터를 연결하여 향상된 프로세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WPP와 유니레버 등의 기업은 이미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답니다.
현재 구글, 아마존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동시에, 이들 거대 기술 기업의 데이터 문제가 공론화됨에 따라 소비자의 호감도는 매년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어도비가 발표한 파트너십 역시 플랫폼의 혁신을 표방하지만, 그 속내에는 합종연횡으로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의 독주를 막으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으니까요. 어도비와 이들 파트너사가 데이터를 상호 지원하여 기존의 고객 프로필에 결합한다고 하니 시기적절한 시너지를 기대해봅니다.
▲베스트바이 CEO 허버트 졸리와 어도비 CEO 샨타누 나라옌의 CEO 대담(출처: Adobe Summit 공식 홈페이지)
한편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CEO 허버트 졸리는 디지털 변혁의 간증인(?)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베스트바이는 아마존에 없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여 고객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전문가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경험 관리’ 개념을 적용해 위기를 극복한 기업입니다. 어도비의 조력을 통해 2014년 흑자로 돌아섰으며 지금까지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도비 솔루션을 이용해 소매 경험을 혁신한 풋로커의 사례(출처: Adobe Summit 공식 홈페이지)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을 느낀 여러 기업은 이미 어도비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 경험의 혁신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유통업계부터 미디어 및 통신업계까지 “500대 기업의 3분의 2가 어도비 솔루션을 이용한다”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GS리테일과 연세대학교 의료원이 “정확한 고객 이해와 세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어도비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주어진 과제
▲기업에게 기회인 동시에 극복해야 할 난관인 디지털 환경(출처: Adobe Summit 공식 홈페이지)
얼핏 생각해보면 ‘고객 경험’이라는 솔루션은 간단한 개념으로 다가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는 반드시 흔적을 남기며, 흔적에서 접점을 찾고, 접점을 통해 경험을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이죠.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서 ‘경험’을 전달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기기 형태가 확장됨에 따라 채널은 세분화되었고, 오늘날 대중의 기호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다양해지면서 브랜드와의 접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셀 수 없는 양의 데이터,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메시지, 콘텐츠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명사에서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새로운 과제와 맞물려 왔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수 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고객의 로열티를 강화하기 위해 CXM 전략을 수립할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CXM의 핵심은 ‘End-to-End Journey’. 고객의 여정에 있어 모든 순간마다 기업이 함께하고 ‘책임진다’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형으로 성장하는 정보처리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사용자의 요구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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