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이 광고에 미치는 영향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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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애드는 2016년부터 한국광고학회와 공동으로 'The Difference Research Award'를 제정하여,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신진 광고학자들의 연구 활동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엄정한 연구논문 심사를 통해 올해는 김주영 조지아 대학교 교수와 김혁수 볼스테이트 대학교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요. '남과 다름'을 뜻하는 'The Difference'라는 상 이름에는 HS애드의 광고 철학을 담겨 있기도 합니다.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는 'The Difference Research Award'에서 수상한 김혁수 볼스테이트 대학교 교수의 칼럼을 통해, 광고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인사이트를 전해주고자 합니다.


미디어 플랫폼의 지각변동

최근 구글 리서치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하루에 평균 세 가지 종류의 스크린 기반 미디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또한, 소비자의 90%가 스크린 기반 미디어를 하루에 약 4.4시간 사용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텔레비전과 PC가 미디어 사용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미디어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Netflix’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비스 초기에는 PC나 텔레비전이 주 시청 수단이었다면, 현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이 그 위치를 대신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러한 모바일을 이용한 시청이 이미 주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의 북미 지역에서는 텔레비전이 여전히 주 플랫폼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시청의 증가 속도가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빠른 추세입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ESPN’과 같은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 제작 시 이미 여러 미디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방식을 달리한다고 합니다. 광고업계가 주목할 점은 단순히 ‘주 플랫폼이 무엇이냐’의 문제보다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스크린 기반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멀티스크린 미디어 이용(multiscreen media usage)이라고 일컬어 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히 밀레니엄 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의 두 가지 패턴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에는 ‘동시 사용(simultaneous usage)’과 ‘연속 사용(sequential usage)’의 두 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동시 사용은 두 개 이상의 스크린 기반 미디어를 동시에 -관련이 있거나 없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패턴입니다. 가장 흔한 동시 사용 미디어 조합은 텔레비전과 스마트폰(81%)이며, PC와 스마트폰(66%), PC와 텔레비전(66%)이 그 뒤를 잇습니다. 어떤 조합이든 스마트폰이 동시 사용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기기로 나타났습니다. 네덜란드에서 13세 이상의 인구를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0%가 동시 사용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시 사용은 일주일에 3번 이상 발생하며, 한번 사용 시 약 80분의 시간을 소비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또한, 가장 많이 동시 사용이 일어난 시간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그리고 고학력자일수록 동시 사용의 비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패턴인 연속 사용이란,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한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옮겨가는 패턴을 말합니다. 연속 사용이 이루어지는 주요 목적은 (1) 단순 인터넷 서핑, (2) 소셜 네트워킹, (3) 온라인 쇼핑, (4) 정보 검색, (5) 재무관리, (6) 여행계획, (7) 온라인 비디오 시청 순으로 나열할 수 있습니다.


보통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이 시작점이 되고, PC나 태블릿 PC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연속 사용의 주된 패턴입니다. 일단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검색이 더 깊이 있는, 또는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PC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납니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온라인 쇼핑은 이용자의 65%가 PC 등의 다른 미디어에서 작업을 완료하는 반면, PC에서 시작된 온라인 쇼핑의 경우에는 단19%만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해 작업을 마쳤습니다.


또 다른 시작점인 텔레비전도 소비자의 멀티스크린 미디어 이용에서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이 늘면서, 디지털 시대의 등장과 함께 급격히 줄어든 텔레비전 시장은 그 입지가 더욱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구글 리서치에 의하면, 77%의 텔레비전 시청자가 ‘TV 시청 시 동시에 다른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텔레비전은 소비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행위 등의 광고 회피 경향을 잘 반영하는 미디어 중 하나입니다. 거기에 77%에 달하는 시청자가 텔레비전 시청 시 다른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채널을 고정하고 있더라도 송출되는 화면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릅니다.


멀티스크린 미디어 시대에서 텔레비전의 새로운 역할

텔레비전의 영향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흥미롭게 바라볼 점은 그것의 새로운 역할입니다. 텔레비전이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의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TV 프로그램 또는 광고를 보다가 해당 제품에 호기심을 느껴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찾아볼 수 있고, 더 깊이 있고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 태블릿 PC나 PC 등을 이용한 검색도 가능합니다. 텔레비전이 멀티스크린 미디어의 사용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텔레비전 광고는 그 영향에 관해서 다수의 실무자와 연구자가 의문부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텔레비전이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의 시작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텔레비전이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의 촉매제라면, 텔레비전 광고는 예전과는 다른 의미로 중요성을 가지게 됩니다. 전통적 미디어와 달리 디지털 모바일 미디어 광고의 특성이 상호작용(interactivity)과 참여(engagement)인데, 전통적 미디어인 텔레비전 광고가 소비자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광고로 견인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텔레비전 광고는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보다 브랜드나 제품의 인지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효과가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구매에 영향을 주는 모델입니다. 만일 텔레비전 광고 노출이 즉각적으로 스마트폰 및 PC 검색으로 이어진다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이전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새로운 텔레비전 광고의 역할 모델에 대해서 실무자들과 연구자들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멀티스크린 미디어의 이용이 광고 효과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가 중요한 질문일 것 같습니다. 멀티스크린 미디어 이용은 학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기 하지만, 대체적인 연구 결과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자가 광고에 노출되었을 시, 브랜드에 대한 ‘기억(memory)’과 ‘인지(recognition)’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광고 업계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에 의하면,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 트렌드가 더욱 활발해질수록 광고가 소비자들의 주의를 끌고 인상을 남기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긍정적인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멀티스크린 광고에 대해서는 덜 반박(counter-arguing)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이 멀티스크린 사용 시 노출된 광고 메시지에 대해서는 덜 저항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 역시 조심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광고가 기억과 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고려할 때, 덜 저항적인 태도가 광고 메시지 자체를 프로세스 하지 않아 발생한 양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멀티스크린 미디어의 사용이 왜, 무엇이 특별한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광고캠페인이라는 것이 단일 미디어가 아닌 여러 미디어를 이용해왔기 때문입니다. 전통적 미디어 플래닝에서 복수의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광고의 도달(Reach) 가능성을 높이고, 추가적인 노출로 빈도(Frequency)를 늘리는데 그 목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다매체 사용과 달리 최근 소비자들의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은 도달(Reach)과 빈도(Frequency)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시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스크린 기반 미디어들이 다른 상황(context)에서 사용된다면, 그에 따른 광고 효과에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각각의 스크린 기반 미디어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사용되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간략하게 스마트폰 사용부터 생각해보면, 개인은 하루 미디어 사용 시간의 약 38%를 스마트폰에 할애한다고 합니다. 구글 리서치에 의하면, 응답자의 40%는 집 밖에서, 60%는 집 안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미디어 기기들의 접근성이 좋은 집에서조차 스마트폰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디어인 것입니다. 구체적인 패턴을 살펴보면, 예상대로 시간이 잠깐 비거나 정보가 즉시 필요할 때, 혹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기 위해서 주로 이용됩니다. 그에 비해 태블릿 PC는 엔터테인먼트를 위해서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밖에서(21%)보다는 집에서(79%) 많이 사용되고, 시간이 여유로울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C는 예상외로 태블릿 PC보다 더 집 밖에서(31%) 사용된다고 합니다. 노트북을 이용해 일반적인 업무환경뿐 아니라 커피숍이나 도서관에서 일하는 문화가 일반화되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PC는 주로 방대한 시간과 자료를 필요로 하는 학업이나 업무, 즉 깊이 있는 정보를 찾거나 최근 뉴스 정보 등을 얻기 위한 상황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맥락의 차이는 광고 효과에도 분명한 차이를 가져올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는 효과적인 광고가 PC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고,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미디어에 따라 광고의 톤 또는 메시지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각각의 스크린 기반 미디어가 다른 맥락에서 사용된다면, 미디어가 다른 목표로 미디어 플래닝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소비자들의 멀티스크린 미디어 사용 현상은 광고 실무자들 및 연구자들에게도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