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만든 O2O 매장 ‘하마선생’ 체험기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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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상하이에 새로운 O2O(Online to Offline) 개념의 식료품점이 오픈했습니다. ‘하마선생(허마시엔셩, 盒马鲜生)’ 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점포는 한자만의 언어적 위트를 살린 이름입니다. 중국인들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하마선생(Mr. 하마)이라는 매장명을 듣는 순간, 큼직한 체구와 둥글둥글한 얼굴을 가진 ‘하마’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는데요. 매장 로고 역시 귀여운 하마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그런데 한자로 표기된 매장명을 보면 하마선생이 가진 중의적 뜻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盒马鲜生’이라는 매장명 표기는 중국어로 ‘신선한(鲜生) 박스(盒)’라는 뜻. 우리나라 마트에서 포장 단위로 ‘한 팩, 두 팩’ 하듯 중국 마트에서는 포장 단위로 ‘한 박스(一盒), 두 박스(两盒)’라고 씁니다. 즉, 하마선생은 ‘신선한 상품 한 박스’라는 마트의 본질에 충실한 이름인 것입니다.


소매 유통 그 이상의 ‘빅 데이터’를 추구하다

하마선생은 중국의 대표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Alibaba)가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쇼핑몰이 서로의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이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중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유통기업 알리바바가 무인상점에 이어 프랜차이즈 소매 유통까지 진출한 것을 지켜보는 중국 시장의 관심은 남다릅니다. 한쪽에선 알리바바의 독주를 우려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제 중국 유통의 ‘신 소매(New retail)’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공존합니다.


▲하마선생 홈페이지의 모습 (출처: https://www.freshhema.com/)

사실 하마선생의 비즈니스적 본질은 소매 유통에 있지 않습니다. 이미 알리바바는 스스로를 소매유통업이 아닌 ‘빅데이터 회사’라고 소개합니다. 그들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정확한 수요 예측을 위해서입니다. 이를 통해 유통의 가장 큰 골치거리인 재고의 ‘제로화(Zero化)’에 도전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알리바바는 소비자 구매 내역 분석은 물론 신선제품의 생산지, 가공일, 유통기한까지 모두 데이터화합니다.

또한 하마선생은 재고 제로를 위한 소비 촉진을 위해 ▲온ᆞ오프라인 가격 동일화 ▲온ᆞ오프라인 매장 중 편한 곳 어디서나 주문 가능 ▲오프라인 매장 반경 3km 이내는 30분 내 배달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18년 현재 하마선생의 중국 매장 수는 50개에 달합니다.


상하이 ‘하마선생’, 직접 체험해 보니…

필자는 2018년 7월 30일 상하이 찐후이루(金汇路)에 자리잡은 하마선생을 방문, 체험하고 왔습니다.


▲하마선생 입구엔 LED 패널을 사용한 POP가 설치되어 있다

오전 11시, 거리와 매장 입구는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하마선생의 입구엔 하마를 형상화한 로고와 함께 브랜드명이 보입니다. 동물 ‘하마’와 ‘신선한 박스’라는 중의적 브랜드명이 로고와 잘 어울립니다. 또한 O2O 매장답게 POP는 모두 LED 패널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입출구가 한 곳에 자리잡은 하마선생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곧바로 매장과 연결됩니다. 입출구가 구별된 우리나라 마트의 구조와 달리 입출구가 한 곳에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하마선생의 계산대는 무인 키오스크 방식과 현금 및 카드결제 계산방식으로 나뉜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서 매장에 들어서면 바로 계산대를 만나게 됩니다. 하마선생의 계산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키오스크를 활용한 셀프 계산대와, 계산원이 있는 현금 및 카드결제 계산대가 그것입니다. 두 가지 형태의 계산대를 만든 것은 IT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이나 현금 계산 소비자들을 고려한 방식인 듯합니다.


▲보통의 마트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하마선생 내부

하마선생 매장 내 모습은 보통의 마트 풍경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구석구석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곳곳에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매장의 숨어 있는 진가가 드러납니다.


▲진열된 상품의 정보를 보여주고 온라인 구매도 돕는 바코드와 QR코드

먼저, 진열된 상품마다 가격과 함께 QR코드와 바코드를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QR코드 리더 프로그램이나 ‘하마선생’ 앱(app)을 이용해 QR코드를 비추면 제품생산자 및 유통이력 등을 상세히 볼 수 있습니다. 필요 시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고, 이 경우 상품 후기도 검색이 가능했습니다. 아울러 가격도 온ᆞ오프라인 동일 가격인 까닭에 가격비교를 위해 굳이 손품을 팔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하마선생처럼 온ᆞ오프라인 매장이 O2O 형태로 서로 공유된다면, 온라인 장보기를 많이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워킹맘들에게 호응을 얻으리라 생각됩니다. 온라인 장보기는 편리하지만 실물을 보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이 싱싱한지, 유통기한은 넉넉한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만약 그들이 하마선생을 이용한다면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매장에 방문해 물건을 직접 보고 고른 다음 QR코드와 앱을 사용하여 온라인 주문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퇴근시간에 맞춰 직접 고른 물건들이 원하는 장소에 배달됩니다. 물론 현금을 챙기거나 장바구니를 들고 무겁게 물건을 담을 필요도 없겠지요.


▲하마선생 천장에 촘촘히 깔린 장바구니 이동용 레일과 상품 추락을 막는 그물망

하마선생 매장 천장엔 서로 연결된 레일이 촘촘히 깔려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점원들은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레일에 올립니다. 그러면 장바구니가 자동적으로 배송준비장소로 이동합니다. 향후 4차산업 및 O2O 시장이 발달하면 이와 같은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관이나 조명 외에 별다른 쓸모를 갖고 있지 않았던 천장공간의 쓰임새가 이처럼 제품의 이동경로가 되는 등 더욱 다양한 용도를 찾을 수 있겠지요.


▲무인 키오스크 계산대를 이용할 때는 하마선생 앱에 연동된 스마트페이 수단인 즈푸바오를 이용한다

상품을 고른 후, 무인 키오스크 계산대에서 직접 결제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바코드 리더 영역에 상품을 올리면 구매목록과 함께 결제창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결제 단계에서 위챗(웨이신) 페이를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페이 수단과 연동될 줄 알았는데, 반드시 하마선생 앱과 연동된 알리바바 스마트 페이 수단인 ‘즈푸바오(支付宝,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것만 가능했습니다. 시험적으로 결제해 본 상품은 우유. ‘지금 결제하면 11시 30분까지 배달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또 하나 매력적인 포인트는 매일 ‘첫 주문’은 무료배송이라는 점입니다. 온라인 장보기의 유혹적 요소인 ‘무료배송’을 매일 첫 주문과 연결해 소비자들이 더욱 자주, 더욱 일찍 하마선생을 찾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마선생 고객센터 전경

방문 시간이 오전인 까닭에 매장 내는 한산했는데요. 대부분 무인결제를 했지만 연령층이 높은 고객들은 현금결제를 선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마선생에서 구입한 식품을 먹고 갈 수 있는 시식공간. 여기서는 식재료를 사 오면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계산이 끝난 상품은 매장 내 시식공간에서 즐길 수 있었으며, 식재료를 구입한 경우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방문 전 많은 기대를 하고 간 것과 달리 하마선생에서 직접 체험해 본 O2O 구현 기술이나 그 형태가 매우 새롭거나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천장 레일을 따라 쉴 새 없이 이동하는 장바구니(쇼핑백)들의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지는 정도였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오히려 매장 내 관리인력이 일반 매장보다 더 많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온라인 쇼핑 구매자들의 상품을 고르고 담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마선생에서 확인한 ‘현재진행형’의 중국 O2O 시장엔 아직 보완해야 할 여러 문제들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시행착오와 만회를 통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발전시킨 기술은 미래 기술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