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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
최근 여러 기업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이제는 기업 브랜드를 단지 기업명으로 보지 않고 기업의 중요 자산으로서 인식하고 브랜드를 자본화하는 경향을 볼 수가 있다.
사실 브랜드 자체는 하나의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의 브랜드 자산 구축 노력이 효과적으로 응집되는 순간, 브랜드는 이름 이상의 또 다른 가치를 지니게 된다. 즉, 브랜드는 기업의 활동과 소비자 지각간 상호순환 과정의 매개 역할을 하는 상호작용 영역으로서, 이를 통하여 브랜드는 소비자와 관계를 맺어 기업의 궁극적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게 해주는 것이다.
브랜드 자산 구축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데, 브랜드 자산은 초기 구축 과정 못지않게 제대로 활용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순간의 전략적 판단 실수로 브랜드 자산 구축에 들어간 엄청난 마케팅 비용이 한꺼번에 날아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브랜드 자산 오용의 대표적 사례는 무분별한 브랜드 확장에서 쉽게 드러나고 있다. 브랜드 확장이란 신제품을 출시할 때 기존 시장에서 잘 알려진 제품군의 브랜드명을 확장하여 이를 새로운 제품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 즉 타 제품군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모(母) 브랜드에 구축된 지위나 이미지의 이월효과를 기대하면서 이런 브랜드 확장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렇듯 브랜딩 의사 결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브랜드 확장전략의 주요 내용, 즉 브랜드 확장의 기본 원칙에서부터 브랜드 확장과 계층성 그리고 확장 제품의 네이밍 방법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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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브랜드 확장인가? |
고전적인 브랜드의 개념은 매우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즉, 브랜드는 단 하나의 제품을 지칭하며, 고객에 대한 단 하나의 혜택 혹은 약속을 제공해 줄 뿐이다. 이러한 고전적인 브랜드 개념은 브랜드 확장의 여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 제품의 단순한 이름에 불과했던 브랜드가 이제 하나의 상징·이미지·내적/외적 변화의 징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결국 브랜드란 하나의 공통된 정신, 공유된 가치에 대한 일관성을 연상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전적인 브랜드 개념에서는 한 브랜드의 다른 제품으로의 확장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물리적인 노하우, 즉 스킬(skill)이었지만 이제는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중심가치에 대한 그 제품의 순응 정도가 기준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브랜드 개념하에서는 브랜드 포지션을 세분시장 내에서 엄격하게 그리고 좁은 범위로 유지함으로써 결국 브랜드 구축을 하나의 비용으로 취급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업들은 기존 제품의 세분시장을 초월하여 더욱 유익하게 견인할 수 있는 하나의 자산으로서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기능적인 측면의 핵심 편익을 훨씬 넘어 브랜드를 육성하며, 그것이 여러 제품군을 지원할 수 있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STARBUCKS)·랄프 로렌(Ralph Lanren)과 같이 최근에 명성을 쌓은 신규 브랜드들은 기업 전략과 브랜드 전략간에 보다 엄격한 연결을 가지고 있다.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자산으로 브랜드를 간주하면서 브랜드의 포지셔닝시 현존하는 시장뿐만 아니라 새로이 나타나고 있는 시장까지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또 브랜드에 대한 지출은 비용이 아니라 동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 브랜드는 새로운 제안·시장·고객으로 견인할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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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브랜드 확장의 기본 원칙 |
좋은 브랜드는 소비자에게는 물론 브랜드가 부여된 하나의 제품으로부터 다른 제품군으로 가치를 전달하는 매력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사실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투자를 하는 뚜렷한 이유 중의 하나는 브랜드 파워를 새로운 제품으로 확장하여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의 전이를 통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확장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또한 브랜드를 확장할 것인지 아닌지, 확장한다면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성공적인 확장을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을 면밀히 검토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공적 확장을 수행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기존 브랜드를 철저하게 분석해야만 한다. 다만 브랜드가 보다 철학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또한 시장에서 보다 차별적일수록 다른 제품군으로의 확장이 용이한 반면 브랜드가 제품 중심의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는 제한된 제품군으로의 확장만이 가능할 뿐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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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브랜드 확장 사례는 대개 패션 브랜드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러한 패션 브랜드들은 다른 제품 범주의 브랜드에 비해서 보다 높은 철학적 구성 요소와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그 결과 샤넬(Chanel)·크리스찬 디올 (Christian Dior)·구찌(Gucci) 등과 같은 브랜드들은 패션에서 출발하여 향수·화장품 그리고 액세서리 등으로의 성공적인 확장을 이루어냈다.
반면 ‘BIC’ 의 경우는 이와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BIC 브랜드는 시장에서 1회용품 브랜드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데, 1회용 볼펜으로 출발하여 1회용 면도기, 1회용 라이터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하였다. 그런데 라이터용 가스용기 개발에 착수하였을 때 BIC의 연구원들은 많은 다른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1회용 용기를 고안하였다. 그 아이디어 중의 하나는 바로 값싼 향수에 1회용 용기를 사용하여 BIC 라이터와 펜을 판매하고 있는 장소에서 함께 판매하는 것. 그러나 이러한 확장은 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소비자들은 그 제품을 화장품이라기보다는 연료로서 연상했기 때문이다.
즉, 그 제품은 패션 브랜드가 지녀야 할 우아함과 신뢰성의 부족이라는 결함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앞서 말한 것처럼 브랜드가 보다 철학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을수록 다른 제품 범주로의 확장 가능성이 큰 반면, 제품 중심의 내용을 가지고 있을수록 동일 제품군을 초월한 다른 제품군으로의 확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4. 브랜드 확장과 계층성 |
브랜드 확장 전략은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의 하나라는 점에서 그 방법론 및 성공조건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형태의 검토가 이루어져 왔다. 이와 관련, 브랜드 자산의 영향력을 활용하는 형태로 아커(Aaker) 교수는 네 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그림 2>.
여기서는 제품 범주를 초월한 브랜드 확장을 통해 창조되는 패밀리(범위) 브랜드에 논의의 초점을 두고자 한다. 이때 패밀리 브랜드란 여러 제품군에 걸쳐 공통 컨셉트 내지는 핵심 편익으로 뒷받침된 브랜드이며, 그 브랜드를 통해서 소비자가 확장제품과의 연계성 또는 공통의 컨셉트나 핵심 편익의 내용과 범위를 지각하는 것을 가리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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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패밀리 브랜드를 창조한 국내 사례를 두 가지 들어보자.
먼저 자동차용 에어컨을 생산하는 만도공조(초기에는 ‘한라공조’였음)는 초기에 지녔던 산업용 에어컨 생산의 ‘공조기술’을 활용하여 가정용 에어컨 시장으로 진출하였다. 그런데 ‘만도공조’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기업이었으므로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위니아’라는 신규 브랜드를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결국 가정용 냉장고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였다. 나아가 위니아 브랜드의 뒷받침과 보증 역할을 바탕으로 ‘딤채’라는 김치냉장고 제품을 하위 브랜드로 도입하고 이를 적극적인 주도자 브랜드로 전개하여 성공적인 확장을 이루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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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딤채의 성공적인 진출을 계기로 최근에는 오히려 딤채의 명성을 활용, 위니아 브랜드의 위상을 제고하는 전략을 전개하는 한편 위니아와 딤채의 통합을 통해 위니아를 가정용 가전시장의 패밀리 브랜드로 설정하여 그 위상을 구축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향후에는 위나아가 마치 ‘하이트 맥주’처럼 하나의 기업 브랜드로 대체될지도 모를 일이다.
또 다른 하나의 사례로는 ‘미원’이라는 브랜드 대신 ‘청정원’이라는 패밀리 브랜드를 도입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회사의 경우, 소비자의 자연성 식품에 대한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의 도입이 필요했는데, 그동안의 미원이라는 인공조미료 컨셉트 하에서는 천연성 컨셉트와 부합하는 사업영역으로의 진출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청정원이라는 패밀리 브랜드를 새로 개발, 현재 성공적인 사업확장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패밀리 브랜드는 확장을 통해 창조하거나(‘위니아’의 예) 혹은 창조의 목적(‘청정원’의 예)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브랜드 확장의 결과 복수의 제품 범주에 걸쳐 브랜드를 창조할 수 있는데, 이러한 패밀리 브랜드는 확장의 기반이 되는 핵심 편익 영역을 확정하는 기능으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된다.
나아가 그 아래에 브랜드화된 제품에 대해서 이뤄지는 어떠한 수정이나 개량, 또는 다양화의 표시로서 해당 브랜드명 안에 새롭게 부가되는 정보코드 혹은 제품의 구체적 특성, 부품/요소를 브랜드화한 하위 브랜드에 의해 새로운 계층을 설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확장에 대한 연구 차원은 협의의 브랜드 확장인 동일 제품군 확장과 타 제품군 확장으로서 신규의 하위 네이밍 개발 없이(세이 비누에서 세이 바디 클렌저 등으로의 확장과 같이 단순히 제품의 일반명칭을 활용함) 기존 브랜드명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초점으로 두고 있는 반면, 실무적인 차원에서는 새로운 하위 브랜드를 개발하여 기존 브랜드와 결합하여 브랜드 계층을 설정하여 전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확장의 형태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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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확장 제품의 네이밍 방식 |
새로운 확장 제품에 이용되는 브랜드 형태는 크게 기업 브랜드 확장, 패밀리(범위) 브랜드 확장, 그리고 개별 브랜드 확장으로 구분되어진다. 이는 우산 방식의 기업 브랜드 부착 전략, 패밀리 브랜드 부착 전략, 니치 (niche) 방식의 개별 브랜드 부착 전략 등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 확장 전략 개념에 따른 것이다.
먼저, 기업 브랜드 확장은 풀무원·오뚜기 등과 같이 기업명을 제조회사의 이름으로서 뿐만 아니라 확장 제품의 브랜드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패밀리 브랜드 확장은 ‘청정원’처럼 모(母) 브랜드가 브랜드 확장을 통해 이미 다수의 제품에 관련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는 대개 범위 브랜드 혹은 사업 브랜드라 부르기도 한다. 다음, 개별 브랜드 확장은 예를 들면 ‘도브’ 비누를 도브 샴푸로 확장한 것처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하나의 개별 브랜드 단위에서 확장 제품의 브랜드로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무 차원에서 브랜드 확장의 대부분은 제품 자체의 일반 명칭을 활용하는 경우보다는 기존 브랜드에 추가적인 네이밍을 사용하는 하위 브랜딩 전략(서술·연상/암시·조어 명칭)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즉, 제품의 구체적 특징, 부품·요소 내지는 품질 내용을 기술하는 서술적 명칭(예를 들면 ‘아이오페 레티놀 2500’)을 활용하거나, 상품의 특징을 간접적·상징적으로 표현한 연상/암시적 명칭(예를 들면 Swiss Swatch), 그리고 사전에 없는 단어 등을 창작하여 사용하는 조어 명칭(예를 들면 TTL) 등을 추가 사용함으로써 모 브랜드의 의미를 강화·조정하고 명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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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확장 제품의 네이밍 방식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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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일반 명칭 |
하위 브랜드 네이밍 스펙트럼 |
설명적 명칭 |
연상/암시적 명칭 |
조어 명칭 |
기업 브랜드 확장 |
풀무원'두부'→
풀무원 '다이어트' |
샘표 '진간장"→
샘표 '숨쉬는 콩간장' |
삼성→
삼성'애니콜' |
피죤 →
피죤 '마프러스' |
패밀리 브랜드 확장 |
도브 '비누'→
도브 '바디 클렌저' |
청정원
'순창 고추장'→
청정원
'햇살 담은 간장' |
위니아 에어컨→
위니아 '딤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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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브랜드 확장 |
세이 '비누'→
세이 '바디 클렌저' |
This→This 'Pl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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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례를 보면 확장 제품에 부여하는 네이밍 방식이 매우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확장 브랜드에 제품 일반 명칭을 부여하는 것은 기존 브랜드가 주도자 브랜드가 되고 일반 제품 명칭은 브랜드의 기술 인자가 되는 직접적인 확장 전략으로, 그리고 확장 브랜드에 서술적 명칭과 연상/암시 명칭을 부여하는 것은 신규 하위 브랜드가 상당한 주도자 역할을 하며 기존 브랜드는 후원자 브랜드 역할을 하는 간접적인 확장 전략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그림 3, 4> 참조). 다만 하위 브랜드로서 조어 명칭을 활용하는 경우는 하나의 개별 브랜드 전략으로서, 기존 브랜드는 보증 역할만을 수행하며 신규 개별 브랜드가 강조되는 것이므로 브랜드 확장의 범주로 볼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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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맺음말 |
브랜드 확장 전략은 마케팅 비용의 절감과 신제품 도입시의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브랜드명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구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감소되고, 기 형성된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는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므로 장기적인 시장성공의 기회를 향상시켜주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평판이 좋은 브랜드를 신제품에 활용하는 것은 소매점의 진열공간 확보에도 도움을 주며 소비자들의 시험 구매를 높여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브랜드 확장 전략에 반드시 이러한 이점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이점만을 생각한 나머지 브랜드 확장에 실패할 수도 있는 여건을 간과하고 무임승차식의 브랜드 확장 전략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기존에 잘 구축된 모 브랜드의 희석화를 초래하여 기업의 경쟁적 지위를 크게 약화시키는 결과를 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브랜드 확장의 결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브랜드 사용상황의 혼란, 브랜드 전략의 혼재, 그리고 브랜드의 비효율성 등의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브랜드 확장 전략은 반드시 그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브랜드 체계 관리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