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온디맨드 주인공, ‘자전거’
중국의 온디맨드(O2O)경제의 출발점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세대 주인공은 그 당시 띠띠따처(滴滴打车)로 불렸던 “자동차”였는데요. 우리에게는 우버(Uber)로 알려진 ‘차량 공유’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2016년도의 주인공은 고객이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는 ‘배달 앱’으로 집안 도우미, 심지어 네일 아트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해주는 서비스까지 말 그대로 상상 초월 온디맨드 시장이 열렸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2017년 중국 시장의 온디맨드 주인공은 바로 ‘자전거’입니다. 요즘 중국 언론에는 ‘청황즈졍’(橙黄之争)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요. 자전거 공유 경제 플랫폼을 거의 동시에 구축한 중국 대표 기업의 경쟁 두고 하는 말입니다. 청(橙)은 오렌지색을 뜻하며 오렌지 자전거를 심볼로 삼은 모바이크(摩拜单车, mobike), 나머지 황(黃)은 노란색 자전거를 심볼로 삼은 기업 오포(小黄车, ofo)를 지칭합니다.
2016년 기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모바일 공유 경제 플랫폼을 통해 공유된 전체 자전거 대수는 하루 약 400만 건에 달했는데요. 이중 모바이크는 지난 한 해 동안만 무려 172.7%의 사업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 표. 중국 공유경제 대표 플랫폼
중국 자전거 공유 플랫폼 역사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초기 공적 자본이 투자된 공익적인 사업으로 출발했습니다. 2008년 항저우(杭州)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약 8만4000대(스테이션 2,700곳, 2013년 기준)로 공공 자전거 사업을 시작 이후 2010년에는 에버세이프(永安)가 타이저우(臺州), 쑤저우(蘇州), 상하이(上海)에서 공공 자전거 시스템을 확대 운영했죠.
그리고 이어 2015년에 오포(ofo)가 최초로 공적 자본이 아닌 민간 자본으로 자전거 공유 경제 개념을 만들었는데요. 이는 단순히 자전거를 공유한다는 개념을 넘어 공유 경제의 사업적 가능성을 보여 준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그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2016년 경쟁 업체 모바이크(mobike)가 등장하여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9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의 오포(ofo)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였습니다.
두 업체가 기존 공적 자본이 투입된 시장과 구분되는 것에는 단순히 자본 조달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요. 그들은 기존 공공 사업자가 가지고 있었던 반납과 주차를 위한 물리적 스테이션이라는 공간 개념을 없애고, 대신 그 자리에 빅데이터를 이용한 반납, 주차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즉, 별도의 스테이션 없이 스마트 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근처 자전거 배치 상황을 검색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온디맨드 모바일 비즈니스:모바이크 (摩拜单车, mobike)
지금 중국을 대표하는 자전거 공유 플랫폼 선두는 단연 모바이크입니다. 창업자는 현재 모바이크의 CEO인 시아오펑왕(王晓峰)으로 우버(Uber)차이나 상하이 마케팅 총괄 시절 때 우버에서 익힌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용하여 친구 2명과 함께 창업을 시작했죠.
모바이크의 이용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모바이크 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뒤 앱을 통해 자신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전거를 찾습니다. 그 다음 QR 코드를 스캔하면 자전거의 락(Lock)이 자동으로 해제되면서 곧바로 이용할 수 있죠. 이용 후에는 지정된 별도의 주차장 없이 목적지 근처 안전해 보이는 공간에 주차하면 서비스가 종료됩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자전거에 내장된 GPS와 이용자의 방대한 빅데이터 분석 때문인데요. 이용 가격은 모바이크 앱을 내려받아 사용자 등록을 하게 되면 299 위안(한화 약 5만 원)의 보증금을 먼저 내야 합니다. 이후 사용 횟수에 따라 이용료는 기존 자전거의 경우 30분 단위로 1위안 (한화 170원)이며, 2차로 양산된 모바이크 라이트(mobike lite) 버전의 자전거는 30분 단위 0.5위안 (한화 83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어요. 모바이크 라이트(mobike lite) 버전은 기존 모바이크 자전거보다 무게도 가벼워졌을 뿐만 아니라, 장바구니까지 설치되어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건전지 방식의 잠금장치가 태양광 전지로 바뀌면서 환경 문제 역시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용료 지불은 현재 중국에 일상화되어 있는 모바일 결재 위챗 지불이나 즈푸바오 둘 다 이용 가능합니다. (보증금은 회원 탈퇴 시 환불받을 수 있음)
현재 모바이크는 2016년 4월 상하이와 베이징 등 9개 도시에 약 2만 대의 자전거 운영 중이며, 2016년 말까지 약 10만대로 늘릴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또한, 중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투자와 함께 유치권을 받아 2017년 진출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더불어 중국 최대 ICT 기업인 텐센트로부터 1억 달러(한화 약 1,100억 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으며, 이후 수많은 투자 제의까지 합쳐 현재까지 모바이크의 기업 가치는 한화 약 1조20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온디맨드 모바일 비즈니스:오포 (小黄车, ofo)
2014년 중국 베이징대 출신 쟝스딩(張巳丁)외 2명은 중국의 자전거를 타는 대학생들만 3천만 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집중했습니다. 그들은 세분화된 시장으로 좁혀 들어가 창업을 결심하게 되는데요. 오포는 처음 대학교와 대학생을 상대로 사업을 펼쳤습니다. 그리하여 전국 대학 캠퍼스 200곳에 자전거 약 8만5000대를 운영, 이용자 150만 명을 모았으며, 현재는 대중으로 사업의 범위를 넓혀 모바이크와 경쟁 중이죠.
개인적으로 오포의 사업 모델은 모바이크보다는 한 발 더 앞서 있다고 보이는데요. 경쟁사인 모바이크가 자체 자전거를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인 반면, 오포의 시작은 사용자가 자신이 소유한 자전거를 등록하여 타인과 공유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포 초기에는 스마트 잠금 기술과 플랫폼 이용 솔루션만을 제공했다가 현재는 시장을 확대하면서 표준화된 오포 자전거를 양산하는 모델을 함께 운영 중이죠.
이용 가격은 시간당 학생 0.5위안(83원), 성인이면 1위안.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자전거 번호판에 입력된 고유 코드에 맞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잠금장치가 해지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전용 앱뿐만 아니라, 웨이신(微信)의 오포 계정에 등록한 뒤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이용자의 편리성이 한층 더 향상되었는데요. 보증금은 99위안으로 모바이크보다 저렴한 가격이며, 요금은 분당 0.01위안 또는 1km당 0.04위안 정도입니다. 다만, 자신의 자전거를 오포 플랫폼에 등록한 경우는 평생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고 하네요.
중국의 대표 차량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滴滴出行)과 중국 대표 스마트폰 브랜드 샤오미(小米)는 오포와 협력 방안을 발표하면서 자전거 공유를 차량 공유 네트워크에 통합시키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경우 골목길과 큰길의 융합이 기대되는 부분인데요. 2016년 11월 오포는 ‘오포 3.0시대’를 발표하며 자전거와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활동 영역을 대학 캠퍼스 안에서 도시 전체로 넓히기로 했습니다.
▲표. 모바이크, 오포 비교
자전거 공유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첫째, 정부의 뒷받침과 기업의 협력 관계 구축
중국 정부는 빠른 도시화에 따라 심각해진 교통 체증과 그로 인한 공기 오염 등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 시점에서 자전거 공유 플랫폼은 정부 차원에서도 희소식일 수밖에 없었겠죠.
이에 중앙 정부 및 지역 정부에서는 자전거 공유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자원은 물론 정책적인 지원까지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수도 베이징시는 2015년 11월 27일부터 2018년 11월 30일까지 자전거 구매자에게 10%의 보조금(최대 800원)을 지급하며 시내 3,200㎞의 자전거 도로 시스템 구획 정비를 계획 중이라고 발표했는데요. 또한, 2015년 4월 호북성(湖北省) 무한 시(武漢市)는 시 정부 차원의 한화 약 3억 원의 보조금을 들여 800개의 자전거 주차장을 새로 건설하는 등 정부의 정책이 광범위하게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모바이크의 경우 각 지방 정부의 저탄소 운동을 돕고 자전거 도로 확충을 위한 도시 재계획에 필요한 자전거 이용 루트와 교통 정보에 관련한 빅데이터를 정부에 제공하기로 했어요.
둘째, 단순한 자전거 공유 아닌, 빅데이터(Big Data)와의 만남
모바이크는 현재까지 사업과 관련해 국내외에 특허 30개를 등록시켰습니다. 많은 기술들이 중요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핵심 기술은 ‘빅데이터’라고 하는데요. 사용자가 주행한 전체 루트와 거리를 모두 데이터화 시키고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 수요와 공급은 물론, 앞서 소개한 도시 재개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빅데이터는 자전거 공유 플랫폼의 다른 도시 진출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실제로 모바이크는 베이징에서 약 2개월 동안 축적 분석한 데이터 근거를 통해 지난 10월 광저우 서비스를 시작해 효율을 내고 있습니다.
셋째, 사업이 아닌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 철학
모바이크, 오포 이 두 기업은 단순히 사업의 성공이 아닌, 사람을 삶을 건강하게 변화시키고, 나아가 도시의 녹색화 사업과 지구 환경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전거 플랫폼이 활성화된 후로 사람들이 지하철을 더 많이 이용한다는 통계를 광저우 언론이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자전거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교통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뿐만 아니라, 저탄소 운동의 시작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합니다.
온디맨드 모바일 비즈니스 공유 ‘자전거’ 전망
첫째, 새로운 경쟁자들의 진출로 뜨거워지는 시장
또 다른 자전거 공유 서비스 브랜드인 샤오밍단처(小鸣单车)와 블루고고(Bluegogo) 기업들도 속속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블루고고는 도로의 한구석에 트럭 한 대 분량의 자전거를 쌓아 놓고 사용자들을 기다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현재 블루고고의 자전거 5만 대는 청두와 광저우·선전에서 사업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둘째, 시장 구조 조정과 합병 가능성
모바이크는 2016년 9월 13일 텐센트(騰訊)를 비롯해 미국 벤처 투자사 세쿼이어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 워버그핀커스, 치밍벤처파트너스, 베르텔스만, 조이캐피털, 판다캐피털, 버텍스벤처홀딩스, 시노베이션벤처, 메이투안(美團)의 왕싱(王興) CEO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오포 역시 디디추싱을 비롯해 샤오미(小米), 순웨이캐피털(順為資本), 코아슈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 중신산업펀드(中信產業基金), 위안징캐피털(元璟資本), 매트릭스파트너스, GSR 벤처스, 유리 밀너(Yuri Milner) 등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죠.
이는 이미 미래 먹거리를 주도할 공유 플랫폼에 자전거가 깊이 들어와 있다는 분석인데요. 또한, 예전 차량 공유 대표 플랫폼이었던 띠띠따처(滴滴打车)와 콰이디따처(快的打车)두 기업이 경쟁 관계에서 합병을 통해 시장 독과점을 만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부에서는 두 기업의 합병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셋째, 중국은 좁다, 국외 시장으로 진출
모바이크는 싱가포르 진출에 힘입어 현재 유럽 진출을 계획 중인데요. 그 첫 국가가 프랑스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또한, 사업 시작 100일 만에 2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모바이크는 텐센트(腾讯, Tencent) 등으로부터 1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자받으며, 현재 텐센트가 꿈꾸는 글로벌 도시화(City) 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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