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셰프가 사라졌다
심 의 섭
CR센터 Chief copy / adel@hsad.co.kr
셰프들의 광고
한창 잘나가던 셰프들이 텔레비전에서 사라졌습니다. 최현석 셰프를 시작으로 한 명 한 명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어? 어디 갔지.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하던 사람들은 시간이 더 흐르자 잊어먹기 시작했죠.
그렇게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셰프들이 지워질 때쯤 셰프테이너들이 모여 광고 부티크를 차린다는 풍문이 돌았습니다. 몇 달 후‘ 셰프의 광고’라는 듣도 보도 못한 부티크가 광고권을 따가는 일이 발생했고요.
셰프의 광고! 이름 그대로 셰프들이 모여 만든 부티크! 사장은 김소희.
허세 최현석은 기획 1팀장, 오세득은 기획 2팀장, 그 밑에 박준우·김풍등이 포진하고 있답니다(셰프라는 단어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이름과 부티크에서의 직책만 표기합니다~)
CD는 누구?
이연복과 백종원은 뭘 할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보통은 이연복을 CD로 먼저 생각할 것입니다. 백종원도 역시 CD로!
저는 이연복은 카피라이터 국장님으로 정했습니다. (셰프들의 포지션은 100% 저의 주관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CD로도 차고 넘치지만, 그보다는 자기의 한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말이 없는 국장급의 카피라이터가 더 어울릴 듯합니다. 백 CD는 어리숙한 척하는 말빨 CD로 광고주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겠죠. 고참 카피 밑의 카피라이터는 샘 킴입니다. 선비같이 조용조용 카피를 쓰는 전형적인 문학소년 타입이니까요.
아트도 있겠죠. 레이먼 킴은 부장 아트디렉터입니다. 풍기는 분위기가 딱 아트 아닙니까. 정창욱은 대리 아트디렉터로 잘하겠죠. 혹시, 신입사원은 누구일지 아시나요? 맹기용입니다! 그럴듯하지요. 맹 신입은 카피 신입입니다. 기획팀에도 신입이 한 명 있겠죠. 김풍입니다. 김풍은 약간 중고 신입의 느낌, 알바를 많이 해본 신입입니다. 감독님도 계셔야 하죠. 홍석천 CF 감독님을 소개합니다!
그들의 순간 맛보기!
장충동의 멋들어진 사옥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아우디! 크게 회전하며 왼쪽 구석에 단번에 주차를 하네요. 멋집니다. 그런데 꼭 저렇게 폼 내며 주차해야 하는 걸까? 딸깍 운전석이 열리며 쓱 나오는 구두가 반짝반짝~ 아니나 다를까, 최현석 기획팀장이네요. 조수석에선 박준우 차장이 내립니다. 뒷좌석의 김풍 신입은 낑낑거리며 17개의 보드를 들고 내리는군요. 신입은 어쩔 수 없네요. 선글라스를 벗는 최현석 팀장에게 박 차장이 말합니다.“ 팀장님, 이제 운전은 제가 할게요. 보고 들어갈 때마다 면목이 없습니다.“ 박 차장은 폼이 안 나서 안 돼!” 단칼에 잘라버립니다.
회사로 들어가 잠깐의 랩업 회의를 한 최 팀장은 백 CD 팀과 피드백 회의를 합니다. 이번 올레드레 CF 시안에는 카피 수정이 많습니다.
최 팀장은 백 CD에게 제발 광고주 말 좀 들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가 모르는 한 가지! 백 CD도 이 국장에겐 함부로 수정을 요구 못합니다.
자리에 함께 있던 이연복 카피국장은 절대 못 해준다, 서슬 퍼런 얼굴을 합니다. 밑에 있는 샘 킴 차장은 안절부절못합니다. 백 CD는 회의실에서 잽싸게 최 팀장을 빼내옵니다. 알아서 하겠다는 눈짓을 던집니다.“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 자리에 가서 곱게 기다리고 있어요.”
그러면서 괜히 맹기용 신입에게 뭐라 한마디 날리네요. 멋모르고 서 있던 맹 신입, 황당하죠.‘ 내가 어쨌는데~.’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가 스마트폰을 꺼내 듭니다.“ 풍아, 옥상에서 커피 한잔 하자.”
사장님의 팀장 회의!
첫째 주 월요일 아침 7시 반, 장충동 사옥의 김소희 사장님실에는 최 팀장과 오세득 팀장, 백 CD가 모였습니다. 분위기가 장난 아니네요.
김 사장님의 차가운 눈빛을 피하기 위해 허세 팀장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오오~ 묘한 게 있군요. 오 팀장이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봅니다.
족발이 생각났나요? 아니죠, 눈엣가시 같은 최 팀장을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나 고민중입니다.‘ 애고, 고민만 한다고 이기나요. 두 분은 스타일이 완전 다릅니다. 오 팀장은 지금까지 했던 스타일로 하면 됩니다요.’ 이런 김 사장의 말이 들리는 듯합니다.
탁자 밑의 스마트폰을 연신 쳐다보는 사람은, 백 CD님입니다. 카톡으로 아트들에게 무언가 지시합니다. 급한 일인가? 아하! 오늘 점심은 뭘 먹을지 아이데이션해 놓으라는 톡이네요. 그러다,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듭니다.‘ 아. 맞다! 감독 선정해야지.’
수정을 향한 협공작전
박 차장은 이 국장 몰래 샘 킴을 찾아갑니다.“ 자기야, 샘 카피도 알잖아.이거 수정 안 하면 광고주 날아간다고. 꼭 이 국장님이 할 필요 없잖아.
자기도 이제 혼자 할 군번이지. 수정해 줘라.” 비주얼이라고 다를까.
레이먼 부장 몰래 정 아트에게 말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합니다. 죽을 맛이죠.‘ 최 팀장에겐 어떻게 말한담?’
가만히 바라만 보던 백 CD, 온갖 달달한 말로 꼬장꼬장한 카피와 아트를 설득, 수정을 쟁취합니다. 완전 슈가보이네요. 무슨 말이었을까요? 혹시, 연봉 인상? 휴가? 저도 궁금하네요.
감독님의 후광~
아, 감독을 누구로 해야 하나 다시 고민하던 백 CD. 홍석천 감독의 머리 위 후광이 번쩍‘! 그래 홍 감독이다. 비주얼빨부터 적임자잖아.’ 득달같이 이번 올레드레 광고를 같이 하자고 전화를 겁니다. 홍 감독이 할까요?
김소희 사장은 감독 선정에 대해 듣고는 후광하고 자체발광 TV하고 무슨 관련이냐며 묻습니다. 백 CD 왈,“ 다 광나잖아요. 우리 CF도 광나야죠~” 으흠, 어쩌라고!
과연 이들이 CF를 완성하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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