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2 : Global View 일본 - 2012, 광고와 광고회사의 존재 의미 & 사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Global View - 일본

2012, 광고와 광고회사의 존재 의미 & 사례

광고의 과학적인 어프로치가 새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광고주 기업의 ‘마케팅 및 광고활동에 대한 설명 책임`(Accountability)강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즉 수치로 설명되지 않은 종래의 어프로치로는 광고주 기업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 광고계는 2007년 총 광고비 7조 엔(약 90조 원)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2011년에는 2007년 대비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광고의 위기론이 거론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수익성의 다변화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그런데 광고업계는 올해를 유독 주목하고 있었다. 지난해 대지진으로 입은 타격이 반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를 계기로 다시 활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2012년 일본 광고계를, 광고회사의 수익구조 개선 및 다변화, 광고와 광고회사 본래의 존재 의미 재검토 관점에서 살펴보고 2013년을 전망해 본다.

광고는 역시 크리에이티브!
지난해 칸크리에이티비티페스티벌에서 필름 부문, 아웃도어 부문, 미디어 부문 동상과 금상을 차지한 ‘큐슈 신칸센의 완전 개통 CM’은 올해도 여전히 회자되면서 그 화제성이 점점 더 부각됐는데,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감동적이고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표현(Creative)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TV에서는 단 1회 방송(180초 버전)됐을 뿐인데, 이것이 유튜브·니코니코(NikoNiko) 등 동영상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관심이 고조됐고, 그 내용의 전말이 소개되면서 일본 전역으로 감동이 퍼져나갔다. 신칸센이 240km의 큐슈 지방을 횡단하면서 각 지역 주민들이 신칸센 개통을 축하하는 것을 그대로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은 이 광고는 풀버전이 DVD가 만들어질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동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시청자들의 코멘트로 게시판이 도배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도코모(Docomo) 모바일 서비스 d-market 북스토어 신입사원 편’이다. 이는 여자 신입사원의 좌충우돌하는, 모습과 이를 격려하듯이 이어지는 모바일 만화 서비스를 소개한 광고. 지난 4월 신입사원들이 일제히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방영돼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기성세대들에게도 “그땐 나도 저랬지”라는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광고는 유튜브에서 올해의 광고로 선출될 것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알려졌다.

광고회사의 기획력은 사회의 활력소
기획력은 광고회사가 사회에 내놓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이다. 큐슈 신칸센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것도 빛나는 기획력이 있어 가능했다. 세상의 주목을 받은 대부분의 것들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기획력이 토대가 됐다. 즉 탁월한 기획력은 여전히 사회 전반적으로 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지방의 중견 광고회사인 신토츠신사(新東通信社)는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네트워크로 중국 진출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운동화를 개발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고집하지 않고 기획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는 발상의 머천다이징에서부터 창조적인 표현력으로 사회적인 자기실현을 이루어내는 집단”이라는 것이 이들의 이념이다.
또한 하쿠호도(博報堂)는 그룹 내의 출자목적 회사인 ‘애드플러스벤처(AD plus Venture)’를 통해 광고 이외 분야로의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일본 정부의 새로운 치과 조기진료 법령을 홍보하기 위해 ‘키즈덴탈파크(Kids Dental Park)를 설립하고, ‘0세에서부터 시작하는 조기예방 치과의료의 실현’을 테마로 치과의사(치과병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은 직원교육, 경영/운영 컨설팅, 공간시공, 프로모션 활동 지원 등 내용도 다양하다.
흔히 일본 광고회사 중 빅3의 하나로 불리는 하쿠호도의 이 같은 이색적인 행보는 업계에의 영향력 측면에서 시사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광고의 과학적인 어프로치는 새로운 생명력
최근 일본 광고계에서 빈번히 업계의 과제로 제기되는 것은 과학화와 국제화이다. 과학화는 광고의 수치화와 연관되면서 아트디렉터(CM디렉터) 중심의 광고업계에서는 그리 환영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플래닝과 효과검증에서의 과학적인 어프로치가 형식적이거나 자사 개발 툴의 과시적인 측면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과학적인 어프로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관련 기술의 발달로 더욱 구체화되고 ‘업무현장에서의 유용성’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새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광고주 기업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마케팅 및 광고 활동에 대한 설명 책임(Accountability)의 강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즉 수치로 설명되지 않은 종래의 어프로치로는 광고주 기업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광고효과의 예측이나 검증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많은 툴들이 소개됐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바일 매체가 등장하면서 더욱 광범위하게 적재적소에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만들어 그 효과를 예측·검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도래했다. 즉 ‘움직이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방책의 강구가 필수요소가 된 것이다.
이에 하쿠호도는 동경의 주요 쇼핑센터의 고객들이 어떤 지역에서 오는지를 모바일 매체의 로그를 통해 분석해 프로모션 지역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광고 예산의 정밀한 할당을 추구하고, 그 축적된 데이터로 지역별 매출 예측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 일본 광고계에서는 빅데이터(Big Data)와 그 믹싱(활용)에 대한 주목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제 광고의 과학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에 대한 기대치를 얼마나 높이는가에 대한 예전의 보조적 기능과는 달리, 광고예산의 책정을 지원하는 근본적인 기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중견 광고 연구가가 2015년이면 일본 광고회사의 80% 정도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해 화제를 모았다. 물론 앞으로 3년 후에 그렇게까지 격변하겠느냐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한편으론 아주 허황한 예견만은 아니라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그만큼 일본의 광고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광고와 광고회사의 존재 의미를 되짚어보면서 그에 충실한 활동을 펼쳐나갈 때 더 건전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광고주 또한 광고나 광고회사가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방면에서 일본 시장은 우리 기업들의 모델이 되어 왔기에 일본 광고계의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박형렬
마케팅 컨설턴트 | catfish61@hanmail.net

부산외대 일본어과 졸업 후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이론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일본광고학회 정회원.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