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0 : The Difference - ‘차이’가 마침내 패러다임 변화로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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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Difference
 ‘차이’가 마침내 패러다임 변화로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는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이루어진다. 변방은 기존 틀에 구애 받지 않아 독창적인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차이(Difference)의 프로세스
= 개방성·다양성·상상력·창의성·혁신·성장.
차이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에서 나오고 다양성은 개방성을 전제로 해야 발현될 수 있다. 상상력이 있으면 더욱 현저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고, 상상력이 어떤 구체적 목적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표출될 때 창의성이 나온다. 그리고 창의성이 실제로 구현되면 혁신과 성장으로 나타나게 된다. 즉 개방성->다양성-> 상상력-> 창의성->혁신->성장이라는 연쇄적 사슬고리를 통해 사람과 기업·사회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인도 무굴제국은 기본적으로 이슬람 국가였지만, 다른 종교에 대해 매우 관용적인 악바르(Akbar) 황제(1556〜1605년 재위) 덕분에 북부 인도의 제한된 지역에서 벗어나 인도 대륙 대부분을 아우른 무굴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는 힌두교도·파시교도· 그리스도교도를 모두 포용했으며, 라지푸트 공주이면서 힌두교도였던 부인인 조다를 위해 궁전 내에 힌두교 사원을 별도로 만들어줄 정도였다. 자신은 비록 문맹이었지만 학문·시인· 화가·음악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궁전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즐겼다.
이처럼 차이를 인정하는 악바르 황제의 개방성과 다양성 중시 성향은 인도 영화 <조다와 악바르>에 잘 나타나 있다. 불행하게도 악바르를 이은 다른 황제들은 종교와 문화에 대한 관용적 태도를 견지하고 못해 민심이 떠나 무굴제국이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물론 이러한 개방성과 다양성, 새로운 발상은 국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기업에도 충분히 적용된다.


Akbar황제의 무덤                                                           프로그레시브

프로그레시브, 위험한(?) 발상의 성공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보험업계에서 1위를 점하고 있는 프로그레시브 보험회사(Progressive Corporation)가 있다. 이 회사는 위험도가 높아서 다른 보험업체로부터 가입을 거절당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한다는 색다른 발상으로 시작되어 인기몰이를 했다. 또 위험도가 높은 오토바이 보험에도 진출해 성공했다. 타 업체와 가격을 비교하는 견적서비스도 도입했다. 회사 이름처럼 매우 ‘진보적인’ 이 회사의 앞선 서비스는 예술적인 기업문화 덕분이다. CEO였던 피터 루이스는 평상시 접하는 미술작품이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기존 관념을 깨고 새롭게 사고하도록 만든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직원들에게 창의력과 독창성을 키워주기 위해 매년 5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젊은 작가들의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유명작가의 작품 한 점을 사기에는 부족한 금액이었지만, 무명작가의 작품은 200〜300점까지 넉넉히 살 수 있었다.
프로그레시브 직원은 식당이나 로비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무실에도 원하는 작품을 걸어놓을 수 있다.
이처럼 그림들을 마음대로 걸어놓고 볼 수 있게 되면서 이 회사에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위의 미술작품들이 회사 분위기와 기업문화를 알게 모르게 바꾸면서 직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이다

집 바꿔 살기(homeexchange) 
<로맨틱 홀리데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유능한 예고편 제작자인 아만다는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살고 있는데, ‘홈 익스체인지(www.homeexchange.com)’라는 웹사이트에서 영국 전원의 예쁜 오두막집에 사는 칼럼니스트인 아이리스를 만난다. 그리고 두 사람은 2주 동안의 크리스마스 휴가기간에 집을 서로 바꾸어 살게 된다. 산타모니카의 집은 수영장이 딸린 초현대식 집인 반면, 영국 전원의 집은 책도 많고 구식 가스레인지와 아담한 벽난로가 있는 낭만적인 집이다. 두 사람은 상대편의 집이 서로에게 필요한 집임을 인정하게 되고, 더구나 연인을 만나게 되기 때문에 모두 만족해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 집을 바꿔 산다’는 점이다.
집에 대한 정보가 많은 홈익스체인지닷컴 사이트에서는 우선 사용자에게 매달 9.95달러를 내도록 한다. 일종의 ‘입장 비용’이다. 그런 다음 자신이 가서 살고 싶은 국가와 지역을 고르고, 리스트에 올라있는 집의 사진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곳을 결정한다. 여기에는 침실과 욕실이 몇 개고 아이가 있는지 몇 명이 투숙할 수 있는지 자신은 어떤 나라 어떤 도시로 가고 싶은 지에 대한 정보도 쓰여 있다.
이 사이트에는 많은 나라의 집 정보가 있지만 우리나라 집은 아직 한 군데도 나와 있지 않았다. 이러한 홈익스체인지가 중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홈 익스체인지                                                          영화 <방자전>

변방에서 시작되는 패러다임 변화
올해 초 <춘향전>의 패러디 영화 <방자전>이 나와 화제를 뿌렸다. 이 영화에서는 과거 춘향정과 달리 방자가 이몽룡을 제치고 아예 주역으로 나온다. 이몽룡이 서울로 갈 때 방자는 이몽룡을 따라가지 않고 남원에 남아 춘향과 같이 산다.
이 외에도 이 영화에서는 아주 독창적인 발상의 전환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상상력이 넘치는 스토리 전개가 돋보이는 이 영화가 내건 슬로건이 무엇인가? ‘은밀한 색, 농익은 해학, 과감한 상상’이 아니던가?
남원시는 사실이 왜곡되었다고 극렬 반대하고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이 영화가 춘향전과 춘향제에 대한 인기를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본다.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는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이루어진다. 변방은 기존 틀에 구애 받지 않아 독창적인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너무 비슷해지려고 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이를 구현해야 할 것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이사 | mjkim8966@hanmail.net

사례분석 사이트인 이마스(emars.co.kr)의 대표 운영자. 서울대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전공, 한국은행 등에서 근무. <시티노믹스> <커져라 상상력 강해져라 마케팅> <2010 트렌드 키워드> <극단적 미래예측>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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