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0. 6.
당신의 이름과 그 이름의 글자
스몰토크 하기에 가장 좋은 주제는 뭐니 뭐니 해도 날씨이겠지만 나의 경우는 이름일 때가 훨씬 많다. 그것은 내가 대체로 새로운 사람을 사인하며 만나 버릇하기 때문일 것이다. 며칠 전에 만난 분의 이름은 ‘최시내’였다. 나는 책 표지를 펼치고 시-내-님-에-게,라고 면지에 적어 내려가면서 이름이 예쁘다고 말했다. 그리고 뒤이어 ‘당연히 한글 이름이겠지요?’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가 아뇨, 한자 이름이에요. 하고 대답했다. 시간 시, 향내 내. 한자를 알려주는 눈빛이 장난스럽게 빛났다. 나는 사인하던 것을 잠깐 멈추었다. “사실 저희 부모님이 제가 태어나고 나서 온 일가친척을 상대로 제 ‘이름 공모전’을 내셨거든요. 그 공모전에 출품된 이름이 딱 하나였는데 그게 ‘시내’라는 이름이었어요. 작은 아버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