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럴 모빌리티를 꿈꾼다 -우이신설선 문화철도의 주역, HS애드인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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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신설선 각 역사에서는 조금 독특한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4·19민주묘지역사에는 커다란 국화로 희생자들을 추모한 김연규 작가의 ‘기억-소중한 것들’이라는 그림이 전시돼 있는데요. 신설동역의 환승 통로에는 천경자 화백 작품이, 성신여대입구역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오늘의 젊은 작가상(2014년)’을 받은 김영나 작가의 설치예술 작품이 에스컬레이터 벽 전면에 걸려있습니다.

그 외에도 동대문구, 성북구, 강북구를 잇는 우이신설선 13개의 열차와 역사 공간은 그림, 사진, 왜상아트 등 일상 속에서 문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일명 문화철도 프로젝트인데요. 그 프로젝트의 중심에 바로 HS애드 광고인들이 있었습니다. Project xT팀의 김효진 팀장, 서경종 부장, 박정윤 사원, OOH팀 장희수 부장, B2B솔루션팀 조형택 차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HS애드인들은 지하철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문화와 예술을 누릴 수 있을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기획, 운영을 담당했는데요. 프로젝트 취지에 대해 서경종 부장에게 물었습니다.

“지하철을 문화 공간으로 꾸미는 아이디어 자체는 시장님의 철학이 많이 반영되었습니다. 지하철이 일차적인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문화예술 전파의 플랫폼이 되는 거죠. 큰 그림에서 본다면 문화철도 프로젝트는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수 있는 ‘문화적 이동성(Cultural Mobilities)’을 실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대판 서가도 #달리는_도서관

지하철에서 만나는 문화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요? 열차 안을 ‘달리는 미술관'과 '달리는 도서관'이라는 테마로 꾸미기도 했는데요. 달리는 도서관은 단순히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문화의 공간으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효진 부장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우이신설선 1편이 2량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 량에 서울도서관과 성북도서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시민들이 편안하게 책을 즐기는 모습과 함께 일러스트로 연출했습니다. 특히 성북구의 경우에는 도서관이 지역의 허브, 커뮤니티의 중심이 돼서 민주주의의 시발점이 되는, 토론의 장을 만들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앞으로도 우이신설선, ‘문화철도’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열차에서 하는 주민 토론회 같은 것들요.”


모든 시민이 예술가 #달리는_미술관

두 번째 달리는 시리즈는 달리는 미술관입니다. 주제는 ‘모든 시민은 예술가다'인데요. 스토리를 가진 작가들을 선정해 그들의 작품과 작품세계를 선보입니다.

첫 주자는 정도운 작가와 정은혜 작가입니다. 자폐를 앓고 있는 정도운 작가는 자신을 그리워하는 사람을, 발달 장애가 있는 정은혜 작가는 시민 1,000여 명의 얼굴을 그려 지하철 내부를 구성했는데요. 두 작가를 섭외한 이유가 궁금해 박정윤 사원에게 물었습니다.


“두 작가 모두 사람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기 때문인데요. 특히 정은혜 작가는 학교를 매일 다니면서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시선, 강박에서 벗어나려고 만나는 사람과 소통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그분의 드로잉을 하나하나 스캔 받아서 마치 그분의 방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잉?’ 생활의 발견, 왜상아트

문화철도 프로젝트의 또 다른 미션은 열차 외부 공간의 구성입니다. HS애드인들은 지하철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을 더하고자 ‘왜상아트’를 기획했는데요. 왜상아트는 정면에서 보면 잘 알 수 없도록 사물의 형상을 극도로 왜곡해서 표현한 작품을 말합니다. 왜상아트는 문화철도 프로젝트 내에서 우잉아트로도 불립니다. 이유가 궁금해 김효진 부장에게 물었습니다.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우이신설선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서울 북쪽 지역의 매력에 완전 빠졌어요. 요즘 세대와 전통 세대가 묘하게 어우러져 있는 흙 속의 진주 같은 공간들입니다. 이러한 제 경험처럼 시각을 조금만 달리해도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지하철 역사 공간에도 심고 싶었습니다. 조금 틀었을 뿐인데, 우잉? 하고 달라 보이는 그 묘미를요. 그게 왜상아트고, 우잉아트입니다.”

문화철도 프로젝트의 첫 번째 우잉아트는 성신여대입구역에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You are the STAR’라는 메시지를 담아 별 모양의 왜상아트를 설치했는데요. 성신여대 서양화 동아리와 함께 HS애드 문화철도 프로젝트팀이 여름내 무수한 땀을 흘리며 진행한 결과입니다.

북한산우이역에도 왜상아트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북한산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쉼’이라는 커다란 타이포가 특정 위치에서만 딱 맞아떨어져 보입니다. 인상적인 점인 타이포의 형태인데요. 의미에 대해 서경종 부장에게 조금 더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강북구에 삼각산이라는 산이 있는데요. 쉼의 앞머리 뾰족한 세 개 꼭짓점이 삼각산 모양입니다. 또, ‘삼각산재미난학교’라는 대안학교 친구들이 직접 쉼 우잉아트 작업에 참여해주기도 해서 의미가 있고요. 그 친구들이 북한산에 직접 올라가서 따온 나뭇잎을 그리고 스캔 떠서 레이저로 스탠실 작업했어요. 의미는 말 그대로 ‘쉼’이에요. 안에 실제로 의지가 놓여있는데요. 사람이 그 안에서 앉아서 사진을 찍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라 보시면 됩니다.”


#한정된_공간 #맨땅에_헤딩

우이신설선 경전철은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하철 역사에 걸린 예술작품의 랩핑 작업을 하면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었다고 하는데요. 김효진 부장에게 들어보았습니다.

“기존에 옥외 광고 제작을 하면 도면을 주고 어떻게 앉힐지 구성을 하는데, 도면도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또, 상업 광고물이 아닌 예술가의 작품이라 레이아웃부터 공간감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았고요. OOH(옥외광고)팀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직접 실측하면서 진행하느라 모두 고생 많으셨죠.”

안전에 대한 부분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9월 2일 개통식 당일에는 공연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벤트가 진행됐는데요. 프로모션 진행을 담당했던 조형택 차장은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당일 다른 무엇보다 ‘안전’에 우선순위를 두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열차 내에서는 캐리커처랑 마임을 준비했는데요. 사람이 너무 많이 와서 현장에서 장소를 바꿔야 했습니다. 캐리커처 그리는 작가분도 앉아서 그리지를 못했고요. 역사라는 한정된 공간에 대한 제약 때문이었죠. 안전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목숨에 위협을 느낀 팀도 있습니다. OOH팀 이야기인데요. 장희수 부장은 지하철 랩핑 작업할 당시 경전철 선로에 고압의 전류가 흐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랩핑할 당시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작업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조심하라고 단단히 주의를 줬어요. 물건이 철로로 떨어진다고 줍거나 하다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요. 완벽하게 게첩(揭帖)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더 신경 쓴 부분이 안전이었죠. 다행히 완벽하고 안전하게 마무리되어서 한숨 내려놨죠. 사실 짧은 시간 안에 게첩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모든 게 끝나고 클라이언트에게 들었던 ‘기적의 팀 아닌가요?’ 한 마디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다양한 문화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문화철도

개통 한 달을 맞는 우이신설선 문화철도 프로젝트. 달리는 미술관과 도서관 그리고 우잉아트 외에도 다채로운 이벤트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살짝만 시각을 달리해도 흙 속의 진주 같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김효진 부장의 말처럼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13개의 역사 그리고 열차에서 13만 개 이상의 문화 예술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랍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언젠가 일상 속에서 우연히 달리는 문화철도를 만날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Posted by HSAD